노영민 "북중 적절한 시점에 발표할듯…한중간 긴밀 소통중"
시진핑, 유사시점 방한 주목…최상위 상무위원, 서울 찾을 수도
中외교부 "북중 왕래 전통 유지할것…현재 제공할 정황 없어"
북중 정상 또 만나나…시진핑, '내달 평양 방문' 유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세 차례 방중함에 따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평양 방문이 유력해졌다.

중국을 괴롭혔던 북미간 핵 협상 교착상태가 풀리고 남북관계 개선에 이어 제2차 북미정상회담까지 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그동안 시 주석의 방북을 막았던 장애물이 걷히고 있기 때문이다.

노영민 주중 대사는 8일 취임 1주년을 맞아 베이징(北京) 대사관에서 특파원 간담회를 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시 주석의 방북에 대해 말했다"면서 "시 주석의 방북은 우리가 중국 측과 긴밀하게 소통하는 분야 중 하나다"라고 밝혔다.

노 대사는 "우리는 북중 간에 관계 정상화, 특히 고위급간 관계 정상화가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하는데 긍정적인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중국과 북한에 전달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과 별도로 조만간 김정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과 시진핑 주석의 북한 방문이 이루어질 전망이며 북일정상회담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시 주석의 연내 방북이 유력한 상황이며 평양 방문에 이어 한국도 답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 정부 또한 시 주석의 방한을 요청한 바 있어 시 주석이 북한만 답방하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올해 연말까지 시일이 촉박한 만큼 시 주석이 평양을 방문하고 최상위 서열 상무위원급이 한국을 찾는 방식으로 조율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노 대사는 시 주석의 방북시기에 대해 "방북이 언제 이뤄질지 구체적인 시점은 북중이 적절한 시점에 발표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시 주석의 방북이나 방한 관련 일정은 한중 간에 현재 긴밀히 소통하는 부분 중 하나다"라고 설명했다.

루캉(陸慷)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8일 정례 브리핑에서 연합뉴스 기자가 이에 관해 묻자 "북중은 우호적인 이웃 국가며 우호적으로 왕래하는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루 대변인은 "우리는 이 전통을 계속해서 유지할 것"이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현재 제공할 정황이 없다"고 말했다.

중국은 북한 정권수립 70주년인 9·9절에 시 주석의 방북을 추진했다가 무산된 바 있다.

올해 10월에는 중국의 경제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4차 전체회의(4중 전회) 등 중요 현안이 산적해 있고 제2차 북미정상회담 등이 열릴 가능성도 있어 시 주석의 평양행 가능성이 작다는 분석이 많다.

따라서 시 주석이 방북한다면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이뤄지고, 오는 11월 30일 아르헨티나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리기 전인 내달이 될 가능성이 가장 커 보인다.

이는 시 주석과 김 위원장이 올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중간에 이미 세 차례나 회동한 데다 한반도와 관련한 중대 회담 시 북중 정상이 만나 입장을 공유한다는 게 일종의 불문율처럼 받아들여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3월 25∼28일 베이징을 전격 방문, 시 주석을 만나 한반도 정세와 관련한 문제를 논의했다.

이어 지난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남북정상회담이 끝나자 또다시 지난 5월 7∼8일 중국 다롄(大連)을 찾아 시 주석과 회담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해법 등에 대해 조언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12일 북미정상회담이 끝난 지 1주일 만에 또다시 베이징을 찾아 굳건한 북중관계를 대내외에 과시한 바 있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이 대북 영향력 유지를 위해 시 주석의 평양 방문을 지속해서 추진하고 있다"면서 "10월은 중국 내 일정이 산적한 만큼 평양에 간다면 11월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면서 "이는 북핵 비핵화 협상에 진전이 있다는 전제가 깔린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