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구직 등 경제분야, 스웨덴보다 진보성향 짙어
“올라갈 사다리가 보이지 않는다고 판단한 밀레니얼 세대가 갈수록 진보적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세대별 정치·경제 데이터 분석의 권위자인 한규섭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밀레니얼이 자주 언급하는 ‘흙수저-금수저론’과 ‘헬조선’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없는 사회’ 등에 담긴 이들의 울분을 정책당국자들이 고려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근 8000명을 대상으로 밀레니얼의 정치·경제 성향을 분석한 한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는 경제 분야에서 진보 성향이 강하다”며 “심지어 유럽 복지국가인 스웨덴의 젊은 세대보다 더 진보 성향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특히 복지정책에서 이 같은 특성이 잘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구직 청년에게 매달 국가가 일정 금액을 지원해주는 청년수당 확대에 66.9%가 찬성했다. 다른 세대는 이보다 훨씬 낮은 43.8%가 동의했다. 이미 경제적 기반을 다진 60대와 경제적 이념 차이가 큰 것도 특징이다.

그는 “경제적 이슈에 대한 밀레니얼과 60대의 이념적 차이는 세계에서 가장 크다”며 “앞으로 60대 이상과의 세대 갈등이 사회문제화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경제 이외의 이슈에선 다른 세대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 교수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 댓글 규제’ ‘제2 개성공단 조성’ 등이 밀레니얼 세대가 보수적인 견해를 보인 대표적인 사례”라며 “밀레니얼 안에서도 개인적인 관점에 따라 성향이 나뉘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안보정책에선 기성세대보다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한 교수는 “남북한 관계 개선 후 통일비용이 급격히 증가하면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밀레니얼이 집단 반발할 수도 있다”고 했다.

밀레니얼이 생각하는 자신의 정치적 성향과 정책 응답을 기반으로 분석한 성향은 미묘한 차이를 보였다. 한 교수는 “밀레니얼 세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자신이 보수보다는 진보라는 걸 알리고 싶어하는 성향이 짙다”며 “하지만 여러 정책 질문을 바탕으로 분석하면 좀 더 보수적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