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디다스만 4차 산업혁명 하는 것 아냐…데이터 입력부터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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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의 4차 산업혁명 접근법' 전문가 제언
생소한 화두에 겁먹지 말아야
'배달의민족' 초기엔 직접 주문대행
AI 위한 데이터 축적이 1순위
선택의 문제 아닌 생존과 직결
블록체인 도입 여부 고민말고
어떻게 적용할지 논의해야
생소한 화두에 겁먹지 말아야
'배달의민족' 초기엔 직접 주문대행
AI 위한 데이터 축적이 1순위
선택의 문제 아닌 생존과 직결
블록체인 도입 여부 고민말고
어떻게 적용할지 논의해야
‘ABCD’는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Blockchain), 클라우드(Cloud), 빅데이터(Data) 등이다. 흔히 듣는 말이지만 중소기업인들은 멀게만 느낀다. 스마트팩토리도 남의 일 같다고 느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전국 400여 명의 중소기업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알고 있다’고 답한 최고경영자(CEO)는 39.5%에 불과했다. 또 응답자 대부분(94.3%)은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인력 채용 계획도 없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이런 중소기업인에게 두 가지 조언을 한다. 우선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즉 “4차 산업혁명은 머지않은 시간에 중소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말한다. 다음은 “생소한 용어에 겁먹지 말고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로부터 중소기업인은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의견을 들어봤다. ◆“인간을 닮은 AI는 비현실적”
AI 전문가인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엄청난 기술이 있어야 AI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통념을 깨는 예를 들었다. 문자로 하는 개인비서 서비스인 ‘문비서’가 “진짜 AI 회사”라고 했다. 문비서는 복잡한 프로그램이나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서비스가 아니다. 사람이 직접 고객의 주문을 받아 비서 서비스를 하는 회사다. 명함 저장 앱(응용프로그램) ‘리멤버’도 마찬가지다. 리멤버가 정확도 높은 서비스를 하는 것도 사람이 시작해 데이터가 축적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배달 서비스인 ‘배달의민족’도 사업 초창기에는 직원이 직접 치킨집에 전화를 걸어 주문을 대행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 교수는 “처음에 사람이 모두 하던 일을 조금씩 자동화하고 AI 구축을 위한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고 했다. 또 “처음부터 100% 자동화하겠다는 목표는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데이터도 얼마나 쌓아두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목표를 세우고 데이터를 모으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AI가 직업을 없앨 것이란 전망도 오해라고 했다. 그는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을 완벽히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메라가 등장한 뒤에도 화가라는 직업은 더욱 발전했다”며 “새로운 기술로 고객을 어떻게 만족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챗봇(대화 로봇)과 관련한 오해도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고객이 하는 모든 말을 알아듣고 응대하는 챗봇이 현실에서는 큰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고객이 필요로 하는 프로세스를 선택하게 하는 카드형을 활용하거나 사람이 일정 부분 개입하는 챗봇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챗봇 사용 고객은 신속 간편이라는 부분에 큰 가치를 느끼기 때문에 전 과정 자동화를 위해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스마트팩토리는 단순 자동화 아니다”
스마트팩토리를 단순히 로봇을 통한 자동화 또는 무인화 시스템으로만 이해하는 중소기업도 많다. 김덕영 UNIST(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스마트팩토리는 사람이 개입해야만 하는 작업을 도와주고 시간과 노력을 단축해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사람”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아이폰 생산을 중국에서 하는 이유를 예로 들었다. 스마트폰은 100% 자동화된 공정으로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정에서 정교한 작업 과정은 여전히 사람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에서 생산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조선업과 자동차 등 제조 생산 과정에서 사람의 손길이 닿아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숙련 노동자들의 노하우를 시스템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계 자동화와 사람의 숙련도가 결합해야만 품질 불량률을 낮추고 관련 비용을 줄이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중소기업도 블록체인 공부해야”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블록체인이 가져오는 변화에서 중소기업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을 제2의 인터넷이자 새로운 컴퓨터로 받아들이는 게 세계적 흐름”이라며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왜 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은 비즈니스와 정치, 경제, 사회 등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은 공부를 당장 시작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AI와 블록체인, 스마트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데이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벤처기업협회 초대 회장을 지낸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KCERN)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를 기반한 융합’으로 정의할 수 있다”며 “앞으로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이란 거창한 화두에 겁먹고 대비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미래는 없다”며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연구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만큼 기업들이 대응에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금융그룹인 UBS가 139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가별 적응력 순위에서 한국은 주요 45개국 중 25위에 머물렀다. 한국무역협회가 조사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한·일 중소기업의 한계 극복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중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 비중이 일본은 2.8%인 반면 한국은 0.9%로 3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전문가들은 이런 중소기업인에게 두 가지 조언을 한다. 우선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 즉 “4차 산업혁명은 머지않은 시간에 중소기업의 생존과 직결된다”고 말한다. 다음은 “생소한 용어에 겁먹지 말고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로부터 중소기업인은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의견을 들어봤다. ◆“인간을 닮은 AI는 비현실적”
AI 전문가인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는 “엄청난 기술이 있어야 AI에 접근할 수 있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통념을 깨는 예를 들었다. 문자로 하는 개인비서 서비스인 ‘문비서’가 “진짜 AI 회사”라고 했다. 문비서는 복잡한 프로그램이나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서비스가 아니다. 사람이 직접 고객의 주문을 받아 비서 서비스를 하는 회사다. 명함 저장 앱(응용프로그램) ‘리멤버’도 마찬가지다. 리멤버가 정확도 높은 서비스를 하는 것도 사람이 시작해 데이터가 축적됐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것이다. 배달 서비스인 ‘배달의민족’도 사업 초창기에는 직원이 직접 치킨집에 전화를 걸어 주문을 대행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 교수는 “처음에 사람이 모두 하던 일을 조금씩 자동화하고 AI 구축을 위한 데이터를 쌓아야 한다”고 했다. 또 “처음부터 100% 자동화하겠다는 목표는 실현 가능하지 않다”고 했다. 그러나 데이터도 얼마나 쌓아두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목표를 세우고 데이터를 모으느냐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AI가 직업을 없앨 것이란 전망도 오해라고 했다. 그는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사람을 완벽히 대체하는 게 아니라 보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카메라가 등장한 뒤에도 화가라는 직업은 더욱 발전했다”며 “새로운 기술로 고객을 어떻게 만족시키느냐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챗봇(대화 로봇)과 관련한 오해도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고객이 하는 모든 말을 알아듣고 응대하는 챗봇이 현실에서는 큰 효과를 내기 어렵다”며 “고객이 필요로 하는 프로세스를 선택하게 하는 카드형을 활용하거나 사람이 일정 부분 개입하는 챗봇이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챗봇 사용 고객은 신속 간편이라는 부분에 큰 가치를 느끼기 때문에 전 과정 자동화를 위해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스마트팩토리는 단순 자동화 아니다”
스마트팩토리를 단순히 로봇을 통한 자동화 또는 무인화 시스템으로만 이해하는 중소기업도 많다. 김덕영 UNIST(울산과학기술원) 교수는 “스마트팩토리는 사람이 개입해야만 하는 작업을 도와주고 시간과 노력을 단축해주는 데 초점을 맞춘다”며 “가장 중요한 요소가 사람”이라고 말했다. 애플이 아이폰 생산을 중국에서 하는 이유를 예로 들었다. 스마트폰은 100% 자동화된 공정으로 생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정에서 정교한 작업 과정은 여전히 사람의 노동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에서 생산한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조선업과 자동차 등 제조 생산 과정에서 사람의 손길이 닿아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숙련 노동자들의 노하우를 시스템화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방향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계 자동화와 사람의 숙련도가 결합해야만 품질 불량률을 낮추고 관련 비용을 줄이는 스마트팩토리 구축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중소기업도 블록체인 공부해야”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블록체인이 가져오는 변화에서 중소기업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블록체인을 제2의 인터넷이자 새로운 컴퓨터로 받아들이는 게 세계적 흐름”이라며 “기업들이 블록체인을 왜 해야 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블록체인은 비즈니스와 정치, 경제, 사회 등 우리가 경험하는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다”며 “중소기업은 공부를 당장 시작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AI와 블록체인, 스마트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의 핵심은 ‘데이터’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벤처기업협회 초대 회장을 지낸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KCERN) 이사장은 “4차 산업혁명은 ‘데이터를 기반한 융합’으로 정의할 수 있다”며 “앞으로는 데이터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기업은 도태되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4차 산업혁명이란 거창한 화두에 겁먹고 대비하지 못하는 중소기업에 미래는 없다”며 “당장 할 수 있는 것부터 연구라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만큼 기업들이 대응에 뒤처져 있기 때문이다. 스위스금융그룹인 UBS가 139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한 국가별 적응력 순위에서 한국은 주요 45개국 중 25위에 머물렀다. 한국무역협회가 조사한 ‘빅데이터를 활용한 한·일 중소기업의 한계 극복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중소기업 중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기업 비중이 일본은 2.8%인 반면 한국은 0.9%로 3분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