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런던, 도쿄, 베이징 등 세계 도시들이 관광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 총성 없는 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2023년까지 국내외 관광객 5000만 명 시대를 연다는 목표로 ‘서울관광중장기발전계획’을 마련해 주목을 끌고 있다. 5대 전략 12개 핵심과제(총 96개 사업)를 위해 5년간 총 7215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번 중장기계획의 가장 큰 특징은 외래 관광객 유치 중심의 정책에서 벗어나 국제 관광과 국내 생활관광의 균형 있는 성장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관광자원을 보다 적극적으로 상품화해 해외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차별화된 매력을 창출하면서도 주 52시간 근무, 워라밸(일·생활 균형) 시대에 걸맞은 ‘시민 관광향유권’을 확대하는 새로운 관광전략을 펼치기로 했다. 또한 저소득층 등 관광취약계층의 관광향유 기회를 보장하는 데도 방점을 뒀다.

우선 다른 도시들과 차별화되는 서울의 매력을 극대화하고 쇼핑 위주의 저가 관광지 이미지를 불식시키기로 했다. 문화비축기지 등 도시재생 명소를 비롯해 서울에서 꼭 가봐야 할 곳을 20개의 ‘서울 MVP(Must Visit Place) 코스’로 개발해 브랜드화하기로 했다.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을 도입해 여행 전 과정을 돕는 ‘스마트 관광 온·오프라인 통합 플랫폼’을 새롭게 구축하고, 정보통신기술(ICT) 기반의 방탈출게임 방식으로 서울 매력을 체험하는 관광 프로그램도 ‘서울로7017’에서 첫선을 보이기로 했다.

서울시는 또 국내 관광객을 타깃으로 한 ‘생애주기별 생활관광’ 프로그램을 새롭게 개발하고, 날씨·교통 등 개별여행에 꼭 필요한 정보를 안내·상담해주는 ‘서울 여행지원센터’도 설립해 내년부터 운영키로 했다. 카드 한 장으로 누리는 ‘서울시민 관광 할인카드’를 출시하고, ‘서울형 여행바우처’를 새로 도입해 2013년까지 비정규직 근로자 총 6만5000명에게 휴가비 일부를 지원하기로 했다.

세계 관광 리딩도시로서 책임도 적극 이행하기로 했다. 세계관광기구(UNWTO)와 ‘세계 관광친화도시 협의체’ 창설을 주도하고, 국내 지방 도시들과 ‘광역관광협의체’를 구성해 상생관광에 나서기로 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