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뉴욕타임스 "트럼프 대선캠프, 소셜미디어 여론조작 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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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이스라엘 업체에 가짜 아이디 의뢰…경쟁후보 분열 노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소셜미디어의 가짜 아이디를 이용한 여론조작을 꾀한 정황이 드러났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의 릭 게이츠 선대본부 부본부장이 한 이스라엘 기업에 가짜 아이디를 만들어달라는 제안서를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제안서 사본을 입수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셜미디어 여론조작에 활용하는 한편 당시 테드 크루즈 공화당 경선 경쟁자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누르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용도였다.
먼저 전직 이스라엘 첩보원들이 직원으로 참여한 이스라엘업체 싸이그룹(Psy-Group)이 작성한 제안서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해 트럼프 후보의 경쟁 캠프 및 정파 간 분열을 폭로, 증폭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수개월의 계획을 담고 있다.
신문은 제안서 사본과 함께 당시 문서작성에 참여한 관계자 4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게이츠 부본부장이 2016년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여하는 5천여 명의 대의원을 겨냥해 가짜 아이디를 사용하려 했다고 전했다.
싸이그룹이 '로마 프로젝트'(Project Rome)라고 부른 이 공작은 당시 트럼프 후보를 '라이언'(Lion)으로, 클린턴 후보를 '포리스트'(Forest·숲)라는 암호명을 사용했다.
트럼프 진영에서 가장 경계했던 크루즈 상원의원은 '베어'(Bear·곰)이라는 코드명으로 불렸다.
다만 트럼프 캠프가 이 제안서에 담긴 방안을 실행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입증할만한 증거가 없다.
게이츠 부본부장은 최종적으로 싸이그룹의 이 작전에 관심이 없었다고 논의에 참여했던 한 소식통이 전했다.
여기에는 다른 선거참모가 또 다른 소셜미디어 선거전략을 개발 중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게이츠 부본부장은 2016년 3월 뉴욕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이스라엘 전·현직 관리들과 친분이 깊은 공화당 컨설턴트 조지 번바움을 만나며 싸이그룹의 작전에 대해 처음 듣게 됐다.
게이츠는 불과 수일 전 트럼프의 오랜 사업 파트너인 폴 매너포트 선대본부장과 함께 캠프에 합류한 상태였다.
그의 역할은 공화당 대의원들이 트럼프에서 크루즈로 지지를 바꾸는 것을 막는 데 집중돼 있었다.
번바움에 따르면 게이츠는 당시 만남에서 소셜미디어 영향력을 사용하고 선거방법으로 소셜미디어 조작에 관심을 보였다.
번바움은 "그는 자신이 목표를 얻기 위해 기술적 방안을 찾는데 관심이 있었다"고 전했다.
게이츠는 현재 변호사를 통해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번바움은 당시 만남에서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수행할 아웃소싱 방안을 주제로 올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은 지난해 매너포트와 게이츠를 돈세탁,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게이츠는 현재 유죄 책임을 인정하고 특검 수사에 협조 중이다.
아울러 '로마 프로젝트'가 미국 선거에 외국의 개입을 규제하는 법률을 위반했는지는 불확실하다.
싸이그룹은 당시 코빙턴앤버링이라는 워싱턴의 법무법인을 고용해 사업의 합법성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번바움은 게이츠와 만난 뒤로 싸이그룹 측과 협의를 통해 제안서 내용을 수정했다.
제안서는 각종 전문용어와 암호를 대거 사용해 사실상 기밀화됐다.
2016년 4월 첫 번째 제안서가 제출됐다.
싸이그룹은 '베테랑 정보요원들'이 대의원 5천 명의 성향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했다.
제안서에 따르면 싸이그룹 직원 40여 명이 먼저 소셜미디어 계정과 이용 가능한 정보들을 조사 취합한 뒤 그럴듯해 보이는 가짜 온라인 아이디를 사용해 2천500명의 타깃 대의원들에게 맞춤형 메시지를 융단 폭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방안에는 진짜를 가장해 유료 선거캠페인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방점이 찍혔다.
이 소셜미디어 조작 작업에는 300만 달러(34억 원)의 가격표가 붙었다.
싸이그룹은 작전 수행을 위해 추가로 직원 50명을 채용하고 새로운 사무실을 임대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뮬러 특검이 언제 어떻게 싸이그룹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이 회사 직원들과 수 시간 면담을 한 사실로 미뤄 수사 대상이 됐음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FBI는 최근 이스라엘 법무부와 경찰당국에 텔아비브 동부에 있는 싸이그룹의 예전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압수해달라는 법원 영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싸이그룹은 현재 청산 작업 중이다.
뉴욕타임스는 이 밖에 클린턴 후보와 그 캠프의 참모 10명에 대한 정보수집을 추진했다는 보고서와 함께 미국 내 소수집단, 교외 지역 여성층, 부동층 등을 겨냥한 맞춤형 메시지를 제시하는 제안서도 입수했다.
신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화당 대의원과 일반 유권자 사이에 허위정보를 심으려는 트럼프 진영의 노력이 해당 후보의 메시지를 온라인에 알리기 위한 캠페인 작업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도널드 트럼프 선거캠프에서 소셜미디어의 가짜 아이디를 이용한 여론조작을 꾀한 정황이 드러났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당시 트럼프 선거캠프의 릭 게이츠 선대본부 부본부장이 한 이스라엘 기업에 가짜 아이디를 만들어달라는 제안서를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제안서 사본을 입수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셜미디어 여론조작에 활용하는 한편 당시 테드 크루즈 공화당 경선 경쟁자와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 후보를 누르기 위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한 용도였다.
먼저 전직 이스라엘 첩보원들이 직원으로 참여한 이스라엘업체 싸이그룹(Psy-Group)이 작성한 제안서는 소셜미디어를 사용해 트럼프 후보의 경쟁 캠프 및 정파 간 분열을 폭로, 증폭하는 데 도움이 되는 수개월의 계획을 담고 있다.
신문은 제안서 사본과 함께 당시 문서작성에 참여한 관계자 4명과의 인터뷰를 통해 게이츠 부본부장이 2016년 공화당 전당대회에 참여하는 5천여 명의 대의원을 겨냥해 가짜 아이디를 사용하려 했다고 전했다.
싸이그룹이 '로마 프로젝트'(Project Rome)라고 부른 이 공작은 당시 트럼프 후보를 '라이언'(Lion)으로, 클린턴 후보를 '포리스트'(Forest·숲)라는 암호명을 사용했다.
트럼프 진영에서 가장 경계했던 크루즈 상원의원은 '베어'(Bear·곰)이라는 코드명으로 불렸다.
다만 트럼프 캠프가 이 제안서에 담긴 방안을 실행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입증할만한 증거가 없다.
게이츠 부본부장은 최종적으로 싸이그룹의 이 작전에 관심이 없었다고 논의에 참여했던 한 소식통이 전했다.
여기에는 다른 선거참모가 또 다른 소셜미디어 선거전략을 개발 중인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게이츠 부본부장은 2016년 3월 뉴욕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이스라엘 전·현직 관리들과 친분이 깊은 공화당 컨설턴트 조지 번바움을 만나며 싸이그룹의 작전에 대해 처음 듣게 됐다.
게이츠는 불과 수일 전 트럼프의 오랜 사업 파트너인 폴 매너포트 선대본부장과 함께 캠프에 합류한 상태였다.
그의 역할은 공화당 대의원들이 트럼프에서 크루즈로 지지를 바꾸는 것을 막는 데 집중돼 있었다.
번바움에 따르면 게이츠는 당시 만남에서 소셜미디어 영향력을 사용하고 선거방법으로 소셜미디어 조작에 관심을 보였다.
번바움은 "그는 자신이 목표를 얻기 위해 기술적 방안을 찾는데 관심이 있었다"고 전했다.
게이츠는 현재 변호사를 통해 이에 대한 논평을 거부하고 있다.
한 소식통은 번바움은 당시 만남에서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수행할 아웃소싱 방안을 주제로 올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로버트 뮬러 특검은 지난해 매너포트와 게이츠를 돈세탁, 탈세 등의 혐의로 기소한 상태다.
게이츠는 현재 유죄 책임을 인정하고 특검 수사에 협조 중이다.
아울러 '로마 프로젝트'가 미국 선거에 외국의 개입을 규제하는 법률을 위반했는지는 불확실하다.
싸이그룹은 당시 코빙턴앤버링이라는 워싱턴의 법무법인을 고용해 사업의 합법성을 검토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번바움은 게이츠와 만난 뒤로 싸이그룹 측과 협의를 통해 제안서 내용을 수정했다.
제안서는 각종 전문용어와 암호를 대거 사용해 사실상 기밀화됐다.
2016년 4월 첫 번째 제안서가 제출됐다.
싸이그룹은 '베테랑 정보요원들'이 대의원 5천 명의 성향을 평가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했다.
제안서에 따르면 싸이그룹 직원 40여 명이 먼저 소셜미디어 계정과 이용 가능한 정보들을 조사 취합한 뒤 그럴듯해 보이는 가짜 온라인 아이디를 사용해 2천500명의 타깃 대의원들에게 맞춤형 메시지를 융단 폭격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 방안에는 진짜를 가장해 유료 선거캠페인이 아닌 것처럼 보이는데 방점이 찍혔다.
이 소셜미디어 조작 작업에는 300만 달러(34억 원)의 가격표가 붙었다.
싸이그룹은 작전 수행을 위해 추가로 직원 50명을 채용하고 새로운 사무실을 임대할 계획이라고도 했다.
뮬러 특검이 언제 어떻게 싸이그룹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들이 이 회사 직원들과 수 시간 면담을 한 사실로 미뤄 수사 대상이 됐음은 확실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FBI는 최근 이스라엘 법무부와 경찰당국에 텔아비브 동부에 있는 싸이그룹의 예전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압수해달라는 법원 영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싸이그룹은 현재 청산 작업 중이다.
뉴욕타임스는 이 밖에 클린턴 후보와 그 캠프의 참모 10명에 대한 정보수집을 추진했다는 보고서와 함께 미국 내 소수집단, 교외 지역 여성층, 부동층 등을 겨냥한 맞춤형 메시지를 제시하는 제안서도 입수했다.
신문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화당 대의원과 일반 유권자 사이에 허위정보를 심으려는 트럼프 진영의 노력이 해당 후보의 메시지를 온라인에 알리기 위한 캠페인 작업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