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한-아세안 디지털콘텐츠 콘퍼런스 2017’.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디지털콘텐츠 콘퍼런스 2018’에서는 한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주요 7개국 콘텐츠 기업 관계자들이 모여 방송·영화, 모바일·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의 협력을 모색한다.  /한경DB
지난해 10월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한-아세안 디지털콘텐츠 콘퍼런스 2017’. 1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디지털콘텐츠 콘퍼런스 2018’에서는 한국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주요 7개국 콘텐츠 기업 관계자들이 모여 방송·영화, 모바일·교육 등 다양한 콘텐츠 분야의 협력을 모색한다. /한경DB
지난해 11월 정부는 ‘신남방정책’을 공식 발표했다. 수출 증대를 위해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총 10개 회원국)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한다는 게 핵심이다. 아세안 지역이 중국 못지않은 교역 상대국인 데다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정부는 2022년까지 1억달러(약 1130억원) 규모의 ‘아세안 글로벌 인프라 펀드’도 조성하기로 했다. 지난 8월엔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에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를 설립해 아세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시작했다.

아세안 지역은 첨단기술과 새로운 문화를 적극 받아들이고 있으며 콘텐츠 분야에 대한 관심 또한 높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인도네시아,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 아세안 주요 6개국의 콘텐츠 시장 규모는 495억달러(약 55조원)에 이른다. 전년 대비 9.03% 늘어난 것으로 세계 콘텐츠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 5%를 크게 웃돈다. 2021년까지는 매년 9.95%씩 성장할 전망이다. 한한령(限韓令·한류 금지령) 이후 ‘포스트 차이나’ 시장을 찾고 있는 국내 콘텐츠 기업들이 눈여겨보는 이유다.

◆“한국 기술력·아세안 잠재력 합쳐야”

한국과 아세안 지역 간 방송·영화, 모바일·교육 등 융합콘텐츠 분야의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장이 11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경제신문사가 주관하며 정보통신산업진흥원·한국전파진흥협회·한국모바일산업협회가 후원하는 ‘한-아세안 디지털콘텐츠 콘퍼런스 201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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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회째를 맞는 이 행사는 해마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2015년 열린 첫 행사는 ‘한-태국 디지털콘텐츠 콘퍼런스’란 이름으로 치러졌다. 아세안 국가 중 태국 기업 관계자들만 참석했다. 2016년엔 태국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미얀마 라오스 등 아세안 주요 6개국 콘텐츠 관련 기업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지난해엔 싱가포르 기업도 처음 참가했으며 올해 역시 아세안 10개국 중 7개국에서 20개 기업 관계자들이 방한한다.

국내에선 SBS미디어그룹 자회사 SBS플러스, 카카오의 유아용 콘텐츠를 만드는 카카오키즈, 유튜브 등 모바일 플랫폼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콘텐츠 ‘캐리와 장난감 친구들’을 만든 캐리소프트, 세계적 인기를 얻고 있는 애니메이션 캐릭터 ‘핑크퐁’을 만든 스마트스터디 등 60개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한다. 노경원 과기정통부 소프트웨어정책국장은 “아세안 국가에선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벤치마킹하려는 수요가 높다”며 “우리 기업들이 많은 콘텐츠와 경험을 제공한다면 잠재력이 풍부한 아세안 시장에서 함께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행사에선 한국과 아세안 지역이 다양한 콘텐츠 분야에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전략과 비전을 찾는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이종민 SK텔레콤 미디어기술원장은 ‘5G& Future Media’를 주제로 앞으로의 통신기술 발전과 미디어 전략을 주제로 발표한다. 호이 초이 찬 말레이시아 선웨이몰&테마파크 대표는 ‘말레이시아 쇼핑몰산업의 동향: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새로운 콘텐츠 전략을 소개한다. 선웨이몰&테마파크는 말레이시아의 2위 부동산 회사다. 아세안 지역은 무더운 기후로 쇼핑몰 문화가 발달한 곳이다. 각 쇼핑몰은 고층 공간을 새롭게 채울 수 있는 체험·융합형 콘텐츠에 관심이 많다. 이어 싱가포르의 게임 공급업체 가레나의 옙 수 펀 매니저는 ‘아세안 시장 내 가레나의 역할과 협력사례’를 통해 한·아세안 콘텐츠 협력방안을 제시한다. 이 업체는 넥슨의 ‘피파온라인 3’,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 등 한국 주요 게임업체들과 협업하고 있다.

◆공동제작 논의 비즈 매칭도

기조연설이 끝난 뒤에는 시장 진출을 위한 세미나가 분야별로 열린다. 방송·영화·애니메이션, 모바일·교육콘텐츠, 융합콘텐츠 등 세 개 분과로 나눠 투자 쇼케이스와 비즈니스 매칭을 진행한다.

방송·영화·애니메이션 분과에는 말레이시아의 방송 제작·유통사인 쥬이타바이덴, 미얀마의 방송사 포에버그룹 등의 관계자가 참가한다. 이들은 SBS플러스와 애니메이션 업체인 스마트스터디, 탁툰엔터프라이즈, 스튜디오 W.바바 등의 관계자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기존 방송 콘텐츠를 현지에서 리메이크하는 것은 물론 공동제작을 추진할 예정이다.

모바일·교육콘텐츠 분과에선 현지 플랫폼 안에 들어갈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유통하는 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싱가포르의 가레나, 베트남의 모바일 플랫폼 회사 잘로 등이 캐리소프트를 비롯해 국내 다양한 콘텐츠업계 관계자들과 만난다. 융합콘텐츠 분과에선 융합콘텐츠를 판매하는 것뿐만 아니라 현지에 테마파크 등을 세우는 방안도 추진한다. 선웨이몰&테마파크뿐만 아니라 태국의 최대 쇼핑몰 운영업체 더몰그룹도 이 분과에 참여한다. 국내 기업 중에선 가상현실(VR) 콘텐츠 등을 만드는 3D아이픽쳐스, 드래곤플라이 등이 참석해 아세안 진출을 적극 검토한다. 부대행사로는 한국의 플레이온캐스트와 베트남의 넥스트미디어솔루션이 16억원 규모의 방송 콘텐츠를 공동제작하는 계약을 체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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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