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현장 찍으면 자동으로 보험료 견적"…'AI 이미지 분석' 기술, 금융에 접목
“인공지능(AI)은 기술 자체보다 어디에 쓰느냐가 더 중요하죠. 거기에 초점을 두고 탄생한 것이 애자일소다입니다.”

지난 8일 서울 역삼동 KB이노베이션허브에서 만난 최대우 애자일소다 대표(사진)는 자사 AI 서비스 개발 배경을 이같이 소개했다. 애자일소다는 AI를 기반으로 한 이미지·음성 인식을 금융권 서비스에 적용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최 대표는 애자일소다의 창립멤버이면서 한국외국어대 통계학과 교수다. AI 기술이 각광받기 시작한 2011년 이전부터 AI에 매력을 느끼고 관련 연구를 해왔다. 2011년 AI를 주제로 논의하는 강연장에서 이 기술로 사업을 시작하자는 제안을 받은 게 창업의 시발점이었다. 제안을 건넨 건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 투비소프트 창립멤버인 김영현 현 애자일소다 부사장이다.

최 대표는 “제의를 받고 고민하던 중 구글 딥마인드에서 개발한 ‘알파고’라는 바둑 프로그램 AI가 프로 바둑기사를 대상으로 승승장구하며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며 “AI가 주목받는 기술로 올라서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2015년 김 부사장의 제안을 수락하고 애자일소다를 설립했다.

애자일소다의 주력 서비스는 머신러닝을 기반으로 데이터를 관리·분석하는 ‘스파클링소다’다. 주어진 이미지나 음성을 스스로 분류하고 분석해 기업에서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오렌지라이프(옛 ING생명), DB생명, 한화손해보험 등이 이를 활용하고 있다.

최 대표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AI가 단순히 데이터를 분석하는 것에서 벗어나 스스로 적용 가능한 서비스까지 찾을 수 있도록 기술을 진화시켰다. 그 같은 취지에서 탄생한 것이 지난 6월 선보인 ‘스파클링소다 2.2’다. 이 모델은 스스로 학습한 이론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고, 실제 현장에 적용까지 한다.

스파클링소다 2.2는 출시되자마자 금융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첫 고객은 한화손해보험이었다. 한화손해보험은 스파클링소다 2.2를 기반으로 사고현장 사진을 자동으로 분석해 기존의 사고 자료와 비교한 뒤 적절한 견적을 안내하는 AI 이미지 서비스를 선보였다. 사고 현장을 다니는 현장 직원들의 업무를 절반 이하로 줄이는 효과를 냈다.

애자일소다는 스파클링소다 2.2를 토대로 카드사, 보험사 등에 걸맞은 서비스를 다양하게 내놓을 계획이다. 최 대표는 “고객의 소비 성향 등을 분석해 사용한도 책정을 돕는 카드사 서비스를 연말께 선보일 것”이라며 “보험사들이 적정한 보험료 한도를 책정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순차적으로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