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하드웨어 강자로 발돋움하겠다는 욕심을 드러냈다.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스피커 신제품을 한꺼번에 내놨다. 주특기인 인공지능(AI) 기술로 삼성, 애플 등 경쟁사와 차별화하겠다는 전략도 선보였다.

구글은 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메이드 바이 구글’ 행사를 열고 스마트폰 픽셀3와 태블릿인 픽셀 슬레이트, AI 스피커인 구글 홈 허브를 공개했다.

픽셀3는 구글이 자체 개발한 스마트폰 픽셀 시리즈의 세 번째 제품이다. 사양은 경쟁사와 비교해 평범한 수준이다. 퀄컴 스냅드래곤 845프로세서와 64 또는 128기가바이트(GB) 저장용량을 갖췄다. 카메라는 전면에 800만 화소짜리 두 개, 후면에 1220만 화소짜리 한 개를 탑재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했으며 크기에 따라 5.5인치 일반형 모델과 6.3인치인 XL모델로 나뉜다.

구글은 ‘비밀무기’로 AI를 내세웠다. 지난 5월 공개한 ‘AI 전화응답기’인 구글 듀플렉스를 픽셀3에 탑재했다. 모르는 번호의 전화가 오면 듀플렉스가 대신 전화를 받게 할 수 있다. 전화를 받으면서 동시에 내용을 기록해 보여줘 광고성 전화를 쉽게 거를 수 있다. 전작에서 선보인 AI 카메라 기능도 대폭 강화했다. 어두운 환경에서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나이트 사이트’와 사진을 확대해 찍어도 화면이 선명한 ‘슈퍼 레스 줌’ 기능을 넣었다. 사물이나 환경에 따라 AI가 최적의 사진을 추천하는 기능도 적용했다.

구글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픽셀 슬레이트는 탈착형 키보드를 붙여 쓸 수 있는 ‘노트북형 태블릿’이다. MS의 노트북 브랜드인 서피스와 비슷한 콘셉트 제품이다. 12.3인치 액정표시장치(LCD)를 달았으며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OS)인 크롬OS를 적용했다. 구글의 AI비서인 구글 어시트턴트를 지원해 작업 중에도 바로 AI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구글 홈 허브는 화면을 장착한 AI 스피커다. 7인치 화면을 장착해 웹서핑을 하거나 동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제품이다. 페이스북의 포털, 아마존의 에코 쇼에 대응하는 제품이다. 다만 카메라를 탑재하지 않아 영상통화는 불가능하다. 사생활 침해를 우려해 카메라를 탑재하지 않았다는 게 구글의 설명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