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용 前 삼성전자 부회장 인터뷰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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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난 사람=이건호 산업부장
윤종용 전 삼성전자 부회장(74·한국공학교육인증원 이사장)의 삶은 ‘삼성의 성장사’와 궤를 함께 한다. 그가 삼성그룹에 입사한 해는 1966년. 삼성전자가 설립되기도 전이었다. 1968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맞은편에 있던 삼성 본관에서 당시 이병철 회장이 삼성전자 설립을 위한 팀을 만들었다. 입사 3년차 신입사원이었던 그도 이 팀에 합류했다. 그로부터 1년 뒤인 1969년 삼성전자가 설립됐다.
2008년 삼성전자 고문으로 물러날 때까지 ‘삼성맨’으로 42년을 일했다. 그는 ‘샐러리맨의 신화’로 통한다. 최고경영자(CEO)로 18년이나 근무했다. 외환위기가 터지기 전인 1997년 1월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과감한 구조혁신을 통해 회사를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업체로 탈바꿈시켰다는 평을 듣는다.
10일 서울 역삼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윤 전 부회장을 만났다. “지금의 기업 경영 환경을 어떻게 진단하느냐”고 묻자 “고(故) 이병철 삼성 명예회장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일궜던 기업가정신이 사라져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두 사람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그였다. 그의 말은 조심스러우면서도 막힘이 없었다. 오후 3시30분께 시작한 인터뷰는 해가 저물 때쯤 끝났다.
▷한국을 지탱해온 제조업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큽니다.
“한국 제조업이 위기를 맞은 것은 중국을 비롯한 중진국들의 부상과 제조업 부활 정책을 추진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경쟁력 향상 등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기업인들이 경영혁신과 개혁에 대한 의욕과 자신감을 잃어버린 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는 ‘1960~1980년대 중반까지 한국은 세계에서 기업가정신이 가장 충만한 나라’라고 말했죠. 지금 우리 기업들에서는 그때의 역동성과 활력을 찾아볼 수 없게 됐어요.”
▷기업가정신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치권은 지난 30년 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업 때리기’에 나섰어요. 규제라는 ‘강력한 칼날’을 갖다 대면서 말이지요. 경제 실패에 대한 책임을 대기업에 돌리면서 반기업 정서를 부추겼죠.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어요. 기업인들이 치열해지는 경쟁과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안심하고 투자하고, 인력을 새로 채용하며 기업을 확장시킬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입니다.”(그는 이날 ‘규제’라는 단어를 열 번 이상 언급했다. 그만큼 규제 개혁의 필요성이 시급하다는 의미에서였다.)
▷한국의 규제가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OECD 36개국 중 4번째로 규제가 심한 나라입니다. 각종 규제를 과감히 타파하고 고질적인 노동 문제와 각종 부조리를 개혁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관리감독과 규제에 익숙한 조직은 절대 창의적일 수 없습니다. 사회나 기업을 망하게 하는 바이러스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습니다. 정부는 기업의 ‘관리감독자’가 아니라 기업 친화적인 ‘동행자’이며 ‘협력 파트너’가 돼 줘야 합니다.”
▷역대 정부는 ‘전봇대’, ‘손톱 밑 가시’를 언급하며 ‘규제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그런데도 기업인들은 여전히 규제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정부가 노력하는데 규제 개혁이 이뤄지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만큼 역대 정부가 규제 개혁에 대해 ‘되면 좋지만, 안 돼도 어쩔 수 없다’는 미온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뜻이에요. 믿음과 신뢰가 없는 사회에서는 규제가 늘어날 수밖에 없죠. 규제는 부정부패 먹이사슬의 시발점입니다. 규제가 강할수록 ‘(부정한 로비로 인한) 떡고물’도 많아지죠. 정경유착은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장관급이 하지만, 규제로 인한 부정부패는 지방의 말단 공무원에게까지 권한을 쥐여 줍니다.”
▷규제개혁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규제를 줄이지 않는 것은 부정부패, 불법적 로비와 결탁하기 위한 수단을 용납하는 ‘범죄’로 규정해야 해요. 강력한 ‘규제 실명제’를 도입하고, 규제로 인해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책임을 지게 해야 합니다. 그게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예외가 없어야 하죠.”(한국은 1996년 행정규제 완화를 목적으로 규제를 새로 만든 공무원의 이름을 명기하는 ‘규제 실명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규제로 발생한 손실이나 부작용 등에 대한 책임을 묻지는 않는다.)
▷기업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각종 규제가 경영을 힘들게 한다고 하소연합니다.
“지나친 독과점과 불공정 거래에는 당연히 합리적인 규제를 해야 하죠.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은 ‘불공정 거래’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시장의 원리를 무시하고 불공정거래를 통해 사리사욕을 챙기는 기업이 있다면 엄중히 처벌해야 하죠. 하지만 지배구조를 놓고 기업을 압박하는 것은 공정위의 설립 취지와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요. 미국 등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공정위의 기능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뿌리 깊게 자리잡은 반(反)기업 정서도 기업인의 사기와 의욕을 꺾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우리가 자랑해야 할 세계적인 규모의 기업들을 몇 개월 동안 열 번 이상 압수수색하는 나라입니다. 기업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환경에서는 기업가정신이 왕성하게 살아날 수 없어요. 무엇보다 정부가 앞장서 기업 친화적으로 바뀐다면 기업가들의 사기가 살아나고 기업이 활성화될 것입니다.”
▷기업을 힘들게 하는 정책도 쏟아졌습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기업 경영에 악재(惡材)가 되는 정책만 나오고 있어요. 최저임금 문제만 하더라도 시장에서 노동의 수요와 공급, 노동자의 생산성에 따라 결정돼야 합니다. 정부의 힘에 의해 획일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는 것이죠.”
▷주52시간 근로제의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일하는 것이야말로 가난을 벗어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죠. 우리 국민은 50년 전부터 열심히 노력해 빈곤에서 벗어났으나, 아직 1인당 소득이 3만달러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어요. 60~70년 전처럼 국민을 ‘게으름뱅이’로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닌지 우려됩니다.”(그는 1970~1980년대 삼성전자에서 일할 때의 일화를 들려줬다. 일거리가 별로 없는데도 관리자들이 근로자들에게 잔업과 특근을 지시했다. 제품 판매는 안 되는데 잔업을 하니 재고가 쌓였다. 사장이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관리자에게서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여사원들이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돈을 못 보낸다면서 일을 더 하고 싶다고 합니다.” 부장급 관리자는 시말서(경위서)를 쓰면서 이들에게 잔업과 특근을 시켜줬고, 회사도 이를 눈감아줬다.)
▷주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중소기업의 타격이 크다고 합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조카에게 들으니 월급이 줄어들지 않도록 더 일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고 하더군요. 회사가 사람을 더 뽑고 싶어도 여력이 없어 인력 충원도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요. 사람을 한 명 더 뽑을 때마다 임금 외에 상여금부터 각종 수당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보통이 아닙니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돈을 벌어보지 않고, 세금을 내보지 않은 사람들은 돈 무서운 것을 모르는 거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논란거리입니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모두 똑같은 근로자로 볼 수는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능력이 있고 성실한 사람은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까지 한꺼번에 전환할 수는 없는 것이죠. 정규직 전환으로 신규 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이유입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대뜸 기자에게 ‘정치의 본질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정치’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풍요롭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사는 것’을 원해요. 그렇다면 정치인의 역할은 국민이 풍요롭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정치인들은 ‘표’를 얻는 데 더 골몰하죠. 정치권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도,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결국 기업입니다. 정치인들은 이런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하면서 ‘반기업 정책’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일자리는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개인과 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와 공무원, 공공기관 등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입니다. 앞의 것이 95%라면 뒤의 것은 5%에 불과하죠.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린다고 하지만 이는 경제 체질 강화에는 도움이 안 되고 국민 부담만 증대시키는 일이에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SK하이닉스 청주 M15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정부가 진심을 다해 ‘친기업 행보’에 나서야 해요. 그래야 기업가의 사기가 살아나고, 진정한 의미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커야 하는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기업이 되면 적용받는 규제가 많아지니 중소·중견기업인들이 회사를 성장시키지 않으려고 하죠. 오히려 회사를 쪼개거나 가업 승계를 포기해 버립니다. 상속세를 감당하지 못해 회사를 팔아버리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어요. 한국 사회의 귀한 자산이 사라지는 것입니다.”(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다. 여기에 대주주 할증 30%가 추가되면 65%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징벌’ 수준의 최고세율 탓에 가업 승계를 포기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올해 국내 5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가업 승계 때 가장 큰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7.8%가 ‘상속, 증여세 등 조세 부담’을 꼽았다.)
▷그렇다면 ‘혁신성장’의 요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혁신성장이란 경제 주체인 기업이 혁신을 통해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을 의미해요. 기술 혁신을 통해 신사업 신제품을 만들고, 생산·마케팅 방식을 혁신해 이전의 방식을 타파하며 경영 전반을 혁신해 성장하는 것이죠. 이를 주도하는 것은 결국 기업가정신입니다.”
▷제조업 부흥을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자원이 부족하고 시장 규모마저 작은 한국에서는 제조업이 산업의 주축이 돼야 합니다. 일본의 ‘모노즈쿠리’ 정책, 미국의 제조업 부활 정책처럼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해외로 진출한 기업의 국내 유턴 정책, 기술 개발에 대한 세제지원 등 필요한 지원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죠. 중견기업 하나를 키우는 데도 20~30년이 걸립니다. 중소·중견 제조 기업의 가업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양도세·상속세 개편, 차등의결권 부여 등을 검토해야 합니다.”
▷제조업보다 내수 서비스업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잘못된 진단입니다. 우리나라 경제 구조를 보면 내수 시장은 규모가 작아서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성장 가능한 서비스 산업으로 보통 금융업을 꼽습니다. 해외 시장도 크고 해외 진출이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금융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형편 없는 상황입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지나치게 규제하고 인재도 육성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금융계에서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회사가 나오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주요 산업 부문에서 중국이 한국을 무섭게 추월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올해 1인당 소득은 5400달러로 미국의 8분의 1밖에 되지 않지만 14억 인구를 통해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습니다. 중국 제품의 기술력, 디자인, 품질, 애프터서비스(AS) 등 다양한 측면에서 봤을 때 10년 전만 해도 우리와 큰 격차가 났습니다. 하지만 이후 급속도로 한국을 추격하면서 보급·중급품에서 우리와 같은 수준으로 성장했으며, 고급품에서도 수년 내 격차를 줄일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강점은 우수한 인력과 값싼 노동력, 거대한 내수 시장에 있습니다. 미국에서 교육받은 화교 2~3세, 유학생 등 인적 자원도 풍부합니다. 한국의 1970~1980년대를 보는 듯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하고 민관(民官)이 한 마음으로 힘을 합쳐 노력하는 모습도 위협적으로 느껴집니다.”
▷한국의 대응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 밖에 답이 없습니다. 세트 제품은 고급화 전략으로 차별화하고, 반도체 등 첨단 기술에서는 최소한 3~4년 이상의 기술 격차를 유지해야 합니다.”
▷한국의 기업가정신이 이전같지 않은 이유로 3~4세 경영 체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전반적으로 국가가 잘 살게 되고 환경도 좋아지다 보니 ‘헝그리 정신’이 사라지고, 무언가를 이루고 성공시켜보겠다는 열정과 도전정신도 약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3~4세 경영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창업 세대가 가졌던 꿈과 열정, 도전과 혁신의 기업가 정신이 쇠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 경제의 큰 버팀목이 돼야 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경제가 발전하고 고용을 창출하려면 그들이 신나게 일하고 실적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과 사회는 기업인을 우습게 보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본 그들은 외부에 비친 모습보다 훨씬 더 유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낙수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매우 잘못된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낙수효과가 크고 작을 수는 있지만 절대 사라질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낙수 효과가 커야 산업이 다원화되고 확장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계 각국이 앞서 가는데 한국은 뒤처진다는 위기감이 높습니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이라고 일컫는 일련의 변화들은 3차 산업혁명을 일으킨 기술들이 더 혁신되고 진화하는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지금 혁신하고 있는 기술들, 예를 들어 전자정보통신 소프트웨어(SW) 바이오 인공지능(AI) 뇌과학, 재료 등을 더 깊고 넓고 빠르게 혁신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연구개발(R&D) 투자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정부의 R&D 투자도 더욱 증가시키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이어가야 합니다.
문제는 1~2차 산업혁명은 대량의 일자리를 만들었지만, 3차 산업혁명부터는 고용 없는 성장과 소득 격차 확대 등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심각하게 연구해야 할 과제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제2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삼성전자가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50년의 세월이 걸렸어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에 기대를 걸어봐야 하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있는 경영 환경을 고려했을 때 제2의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탄생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십니까.
“여러 부처에 쪼개져 있는 이민 관련 부처를 한 곳에 모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민청을 만들어 고급 기술자 이민, 근로자 이민, 결혼 이민 등을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해야 합니다. 취업난이 심각한 가운데 무슨 소리냐고 할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대한 효율적이고 빠른 대책은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10~20년 후를 생각해 지금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그때 가서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습니다.”
정리=고재연 yeon@hankyung.com
2008년 삼성전자 고문으로 물러날 때까지 ‘삼성맨’으로 42년을 일했다. 그는 ‘샐러리맨의 신화’로 통한다. 최고경영자(CEO)로 18년이나 근무했다. 외환위기가 터지기 전인 1997년 1월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에 오른 뒤 과감한 구조혁신을 통해 회사를 세계 최고의 정보기술(IT) 업체로 탈바꿈시켰다는 평을 듣는다.
10일 서울 역삼동에 있는 사무실에서 윤 전 부회장을 만났다. “지금의 기업 경영 환경을 어떻게 진단하느냐”고 묻자 “고(故) 이병철 삼성 명예회장과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일궜던 기업가정신이 사라져가는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두 사람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그였다. 그의 말은 조심스러우면서도 막힘이 없었다. 오후 3시30분께 시작한 인터뷰는 해가 저물 때쯤 끝났다.
▷한국을 지탱해온 제조업이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위기감이 큽니다.
“한국 제조업이 위기를 맞은 것은 중국을 비롯한 중진국들의 부상과 제조업 부활 정책을 추진한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의 경쟁력 향상 등 여러 이유가 있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 기업인들이 경영혁신과 개혁에 대한 의욕과 자신감을 잃어버린 게 가장 큰 원인입니다. 경영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는 ‘1960~1980년대 중반까지 한국은 세계에서 기업가정신이 가장 충만한 나라’라고 말했죠. 지금 우리 기업들에서는 그때의 역동성과 활력을 찾아볼 수 없게 됐어요.”
▷기업가정신이 사라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정치권은 지난 30년 동안 정권이 바뀔 때마다 ‘기업 때리기’에 나섰어요. 규제라는 ‘강력한 칼날’을 갖다 대면서 말이지요. 경제 실패에 대한 책임을 대기업에 돌리면서 반기업 정서를 부추겼죠. 기업 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어요. 기업인들이 치열해지는 경쟁과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안심하고 투자하고, 인력을 새로 채용하며 기업을 확장시킬 수 없는 상황에 놓인 것입니다.”(그는 이날 ‘규제’라는 단어를 열 번 이상 언급했다. 그만큼 규제 개혁의 필요성이 시급하다는 의미에서였다.)
▷한국의 규제가 어느 정도 수준입니까.
“OECD 36개국 중 4번째로 규제가 심한 나라입니다. 각종 규제를 과감히 타파하고 고질적인 노동 문제와 각종 부조리를 개혁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줘야 합니다. 관리감독과 규제에 익숙한 조직은 절대 창의적일 수 없습니다. 사회나 기업을 망하게 하는 바이러스는 외부가 아니라 내부에 있습니다. 정부는 기업의 ‘관리감독자’가 아니라 기업 친화적인 ‘동행자’이며 ‘협력 파트너’가 돼 줘야 합니다.”
▷역대 정부는 ‘전봇대’, ‘손톱 밑 가시’를 언급하며 ‘규제 개혁’을 추진했습니다. 그런데도 기업인들은 여전히 규제가 많다고 지적합니다.
“정부가 노력하는데 규제 개혁이 이뤄지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그만큼 역대 정부가 규제 개혁에 대해 ‘되면 좋지만, 안 돼도 어쩔 수 없다’는 미온적인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뜻이에요. 믿음과 신뢰가 없는 사회에서는 규제가 늘어날 수밖에 없죠. 규제는 부정부패 먹이사슬의 시발점입니다. 규제가 강할수록 ‘(부정한 로비로 인한) 떡고물’도 많아지죠. 정경유착은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장관급이 하지만, 규제로 인한 부정부패는 지방의 말단 공무원에게까지 권한을 쥐여 줍니다.”
▷규제개혁에 성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규제를 줄이지 않는 것은 부정부패, 불법적 로비와 결탁하기 위한 수단을 용납하는 ‘범죄’로 규정해야 해요. 강력한 ‘규제 실명제’를 도입하고, 규제로 인해 발생한 손실에 대해서는 사회적으로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책임을 지게 해야 합니다. 그게 대통령이라고 할지라도 예외가 없어야 하죠.”(한국은 1996년 행정규제 완화를 목적으로 규제를 새로 만든 공무원의 이름을 명기하는 ‘규제 실명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규제로 발생한 손실이나 부작용 등에 대한 책임을 묻지는 않는다.)
▷기업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각종 규제가 경영을 힘들게 한다고 하소연합니다.
“지나친 독과점과 불공정 거래에는 당연히 합리적인 규제를 해야 하죠.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역할은 ‘불공정 거래’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시장의 원리를 무시하고 불공정거래를 통해 사리사욕을 챙기는 기업이 있다면 엄중히 처벌해야 하죠. 하지만 지배구조를 놓고 기업을 압박하는 것은 공정위의 설립 취지와는 다른 문제라고 생각해요. 미국 등 선진국의 사례를 벤치마킹해 공정위의 기능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뿌리 깊게 자리잡은 반(反)기업 정서도 기업인의 사기와 의욕을 꺾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요.
“우리가 자랑해야 할 세계적인 규모의 기업들을 몇 개월 동안 열 번 이상 압수수색하는 나라입니다. 기업인을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환경에서는 기업가정신이 왕성하게 살아날 수 없어요. 무엇보다 정부가 앞장서 기업 친화적으로 바뀐다면 기업가들의 사기가 살아나고 기업이 활성화될 것입니다.”
▷기업을 힘들게 하는 정책도 쏟아졌습니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 기업 경영에 악재(惡材)가 되는 정책만 나오고 있어요. 최저임금 문제만 하더라도 시장에서 노동의 수요와 공급, 노동자의 생산성에 따라 결정돼야 합니다. 정부의 힘에 의해 획일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는 것이죠.”
▷주52시간 근로제의 부작용도 적지 않습니다.
“영국 테리사 메이 총리는 ‘일하는 것이야말로 가난을 벗어나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말했죠. 우리 국민은 50년 전부터 열심히 노력해 빈곤에서 벗어났으나, 아직 1인당 소득이 3만달러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일하고 싶어도 일하지 못하는 상황을 만들었어요. 60~70년 전처럼 국민을 ‘게으름뱅이’로 만들려고 하는 게 아닌지 우려됩니다.”(그는 1970~1980년대 삼성전자에서 일할 때의 일화를 들려줬다. 일거리가 별로 없는데도 관리자들이 근로자들에게 잔업과 특근을 지시했다. 제품 판매는 안 되는데 잔업을 하니 재고가 쌓였다. 사장이 그 이유를 물었다. 그러자 관리자에게서 이런 답변이 돌아왔다. “여사원들이 고향에 계신 부모님에게 돈을 못 보낸다면서 일을 더 하고 싶다고 합니다.” 부장급 관리자는 시말서(경위서)를 쓰면서 이들에게 잔업과 특근을 시켜줬고, 회사도 이를 눈감아줬다.)
▷주52시간 근로제 도입으로 중소기업의 타격이 크다고 합니다.
“중소기업에 다니는 조카에게 들으니 월급이 줄어들지 않도록 더 일하고 싶어도 방법이 없다고 하더군요. 회사가 사람을 더 뽑고 싶어도 여력이 없어 인력 충원도 전혀 이뤄지지 않는다고 해요. 사람을 한 명 더 뽑을 때마다 임금 외에 상여금부터 각종 수당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보통이 아닙니다. 기업을 운영하면서 돈을 벌어보지 않고, 세금을 내보지 않은 사람들은 돈 무서운 것을 모르는 거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도 논란거리입니다.
“비정규직 근로자를 모두 똑같은 근로자로 볼 수는 없습니다. 그중에서도 능력이 있고 성실한 사람은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까지 한꺼번에 전환할 수는 없는 것이죠. 정규직 전환으로 신규 채용을 늘리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이유입니다.” (그는 이 대목에서 대뜸 기자에게 ‘정치의 본질이 무엇인지 아느냐’고 물었다.)
▷‘정치’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인간은 본능적으로 ‘풍요롭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사는 것’을 원해요. 그렇다면 정치인의 역할은 국민이 풍요롭고 편안하고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정치인들은 ‘표’를 얻는 데 더 골몰하죠. 정치권에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이유입니다.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도, 일자리를 만드는 것도 결국 기업입니다. 정치인들은 이런 현실을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 같아요. 일자리를 창출한다고 하면서 ‘반기업 정책’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일자리가 늘어날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일자리는 두 가지 측면에서 바라봐야 합니다. 경제가 성장하면서 개인과 기업이 만들어내는 일자리와 공무원, 공공기관 등 정부가 만드는 일자리입니다. 앞의 것이 95%라면 뒤의 것은 5%에 불과하죠.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공공부문 일자리를 늘린다고 하지만 이는 경제 체질 강화에는 도움이 안 되고 국민 부담만 증대시키는 일이에요. 최근 문재인 대통령이 SK하이닉스 청주 M15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일자리는 기업이 만든다’고 말했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정부가 진심을 다해 ‘친기업 행보’에 나서야 해요. 그래야 기업가의 사기가 살아나고, 진정한 의미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고용 창출을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커야 하는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기업이 되면 적용받는 규제가 많아지니 중소·중견기업인들이 회사를 성장시키지 않으려고 하죠. 오히려 회사를 쪼개거나 가업 승계를 포기해 버립니다. 상속세를 감당하지 못해 회사를 팔아버리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어요. 한국 사회의 귀한 자산이 사라지는 것입니다.”(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50%다. 여기에 대주주 할증 30%가 추가되면 65%에 달해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징벌’ 수준의 최고세율 탓에 가업 승계를 포기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올해 국내 5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가업 승계 때 가장 큰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7.8%가 ‘상속, 증여세 등 조세 부담’을 꼽았다.)
▷그렇다면 ‘혁신성장’의 요체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혁신성장이란 경제 주체인 기업이 혁신을 통해 사업을 성장시키는 것을 의미해요. 기술 혁신을 통해 신사업 신제품을 만들고, 생산·마케팅 방식을 혁신해 이전의 방식을 타파하며 경영 전반을 혁신해 성장하는 것이죠. 이를 주도하는 것은 결국 기업가정신입니다.”
▷제조업 부흥을 위해선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자원이 부족하고 시장 규모마저 작은 한국에서는 제조업이 산업의 주축이 돼야 합니다. 일본의 ‘모노즈쿠리’ 정책, 미국의 제조업 부활 정책처럼 정부가 나서야 합니다. 해외로 진출한 기업의 국내 유턴 정책, 기술 개발에 대한 세제지원 등 필요한 지원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하죠. 중견기업 하나를 키우는 데도 20~30년이 걸립니다. 중소·중견 제조 기업의 가업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양도세·상속세 개편, 차등의결권 부여 등을 검토해야 합니다.”
▷제조업보다 내수 서비스업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잘못된 진단입니다. 우리나라 경제 구조를 보면 내수 시장은 규모가 작아서 경제 성장에 기여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성장 가능한 서비스 산업으로 보통 금융업을 꼽습니다. 해외 시장도 크고 해외 진출이 가능한데도 불구하고 금융 산업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이 형편 없는 상황입니다. 일본과 마찬가지로 정부가 지나치게 규제하고 인재도 육성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금융계에서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회사가 나오지 않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주요 산업 부문에서 중국이 한국을 무섭게 추월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올해 1인당 소득은 5400달러로 미국의 8분의 1밖에 되지 않지만 14억 인구를 통해 경제 대국으로 부상했습니다. 중국 제품의 기술력, 디자인, 품질, 애프터서비스(AS) 등 다양한 측면에서 봤을 때 10년 전만 해도 우리와 큰 격차가 났습니다. 하지만 이후 급속도로 한국을 추격하면서 보급·중급품에서 우리와 같은 수준으로 성장했으며, 고급품에서도 수년 내 격차를 줄일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의 강점은 우수한 인력과 값싼 노동력, 거대한 내수 시장에 있습니다. 미국에서 교육받은 화교 2~3세, 유학생 등 인적 자원도 풍부합니다. 한국의 1970~1980년대를 보는 듯 ‘헝그리 정신’으로 무장하고 민관(民官)이 한 마음으로 힘을 합쳐 노력하는 모습도 위협적으로 느껴집니다.”
▷한국의 대응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요.
“기술적 우위를 바탕으로 ‘초격차’를 유지하는 것 밖에 답이 없습니다. 세트 제품은 고급화 전략으로 차별화하고, 반도체 등 첨단 기술에서는 최소한 3~4년 이상의 기술 격차를 유지해야 합니다.”
▷한국의 기업가정신이 이전같지 않은 이유로 3~4세 경영 체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전반적으로 국가가 잘 살게 되고 환경도 좋아지다 보니 ‘헝그리 정신’이 사라지고, 무언가를 이루고 성공시켜보겠다는 열정과 도전정신도 약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3~4세 경영인도 마찬가지입니다. 창업 세대가 가졌던 꿈과 열정, 도전과 혁신의 기업가 정신이 쇠퇴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들이 우리 경제의 큰 버팀목이 돼야 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경제가 발전하고 고용을 창출하려면 그들이 신나게 일하고 실적을 내야 하기 때문입니다. 정치인들과 사회는 기업인을 우습게 보지 말아야 합니다. 내가 본 그들은 외부에 비친 모습보다 훨씬 더 유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낙수 효과가 사라지고 있다는 진단도 나옵니다.
“매우 잘못된 오해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낙수효과가 크고 작을 수는 있지만 절대 사라질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낙수 효과가 커야 산업이 다원화되고 확장될 수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계 각국이 앞서 가는데 한국은 뒤처진다는 위기감이 높습니다.
“우리가 4차 산업혁명이라고 일컫는 일련의 변화들은 3차 산업혁명을 일으킨 기술들이 더 혁신되고 진화하는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면 됩니다. 지금 혁신하고 있는 기술들, 예를 들어 전자정보통신 소프트웨어(SW) 바이오 인공지능(AI) 뇌과학, 재료 등을 더 깊고 넓고 빠르게 혁신해 나가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너무나 당연하게도 연구개발(R&D) 투자를 활성화해야 합니다. 정부의 R&D 투자도 더욱 증가시키고,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도 이어가야 합니다.
문제는 1~2차 산업혁명은 대량의 일자리를 만들었지만, 3차 산업혁명부터는 고용 없는 성장과 소득 격차 확대 등의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심각하게 연구해야 할 과제입니다.”
▷앞으로 우리나라에서 제2의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가 나타날 수 있다고 보십니까.
“삼성전자가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50년의 세월이 걸렸어요.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에 기대를 걸어봐야 하지만,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있는 경영 환경을 고려했을 때 제2의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탄생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겁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십니까.
“여러 부처에 쪼개져 있는 이민 관련 부처를 한 곳에 모아 체계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민청을 만들어 고급 기술자 이민, 근로자 이민, 결혼 이민 등을 체계적으로 통합 관리해야 합니다. 취업난이 심각한 가운데 무슨 소리냐고 할 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와 인구 감소에 대한 효율적이고 빠른 대책은 이민자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것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10~20년 후를 생각해 지금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그때 가서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습니다.”
정리=고재연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