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구역 해제 위기에 몰렸던 서울 성북구 장위 재정비촉진지구(뉴타운) 14구역이 기사회생했다.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을 남과 북으로 잇는 ‘돌곶이로’ 모습.  /한경DB
서울 성북구 장위뉴타운을 남과 북으로 잇는 ‘돌곶이로’ 모습. /한경DB
10일 장위14 주택재개발정비조합에 따르면 이날 진행된 주민 찬반투표 개표 결과 토지 등 소유자 총 1474명 가운데 889명이 찬성(정비구역 유지) 표를 던져 찬성률 60.31%를 기록했다. 찬성표가 전체 투표 대상의 50% 이상이면 재개발을 위한 정비구역으로 유지되고, 미만이면 정비구역에서 해제된다.

성북구청은 장위14구역 주민 34%가 정비구역 직권해제를 요청함에 따라 지난 8월2일부터 60일간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토지 등 소유자 1474명 가운데 998명이 투표해 투표율 67.71%를 기록했다. 반대는 96명, 보완이 필요한 무효는 19명으로 집계됐다. 장위14구역 조합 관계자는 “당초 찬성, 반대, 부동표 비율이 각각 3분의 1 정도로 팽팽했으나 부동표가 찬성으로 많이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최근 서울 집값이 급등하자 재개발 사업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가 높아졌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장위14구역은 구역해제 주민투표에서 살아남은 첫 사례가 됐다. 서울시는 ‘뉴타운 출구전략’의 일환으로 2016년 주민 3분의 1 이상이 정비구역 해제를 요청하고 주민투표에서 과반이 재개발에 찬성하지 않으면 구역에서 해제하도록 제도를 바꿨다. 장위뉴타운에선 장위12·13구역이 가장 먼저 구역에서 풀렸다. 장위14구역도 장위뉴타운 전체 15개 구역 가운데 일곱 번째 해제 구역이 될 위기에 놓였지만 8월 초 투표 개시 시점 직전부터 서울 강북지역 집값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중도 성향 주민이 사업 찬성 쪽으로 기울었다.

장위동 233의 552 일원 장위14구역은 용지 면적이 14만4201㎡에 이르는 장위뉴타운 내 최대 규모 재개발 사업지다. 재개발이 예정대로 추진되면 최고 27층, 32개 동, 약 2400가구(임대 약 400가구 포함)의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한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