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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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보험사들이 복잡했던 보험금 청구 절차를 간소화해 고객 편의성을 제고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보생명, KB손해보험, 삼성화재 등은 고객들이 보험금을 손쉽게 청구하고 수령할 수 있는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교보생명은 지난해 12월부터 블록체인과 사물인터넷(IoT) 간편 인증기술을 활용해 보험계약자에게 실손보험금 등 소액보험금을 자동으로 지급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인제대 상계백병원, 삼육서울병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등 수도권 주요 병원과 협약을 맺고 30만원 이하의 소액보험금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후 안정화 단계를 거쳐 전국의 중대형 병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올해 5월부터 시작된 KB손해보험의 실손 보험금 자동지급 서비스는 현재 신촌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국립암센터에서 이용이 가능하며 이달 중 강남성모병원을 추가할 예정이다. 강남성모병원을 시작으로 전국 5개 성모병원에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오픈할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11월부터 분당 서울대병원과 손잡고 병원 내 무인단말기를 통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운영 중이다.

앞서 언급된 보험금 지급과 방식은 다르지만 처브라이프도 최근 보험금 즉시 지급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 서비스는 고객들이 처브라이프 홈페이지에서 치료 정보와 계좌내역 등을 입력하면 입력 완료와 동시에 보험금이 입금되는 방식으로 가입 후 2년이 경과한 치아보험 계약 중 지급 보험금이 30만원 이하인 경우에 한해 우선 시행된다.

처브라이프 관계자는 "즉시지급 자동 심사를 앞으로 더 발전시켜 24시간 365일 지급 가능 체계를 구축해 나갈 예정이며 치아보험상품 외 다른 상품에 대해서도 순차적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생명의 경우 올 4분기 내로 카카오톡과 연계한 보험금 자동 청구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며 다른 보험사들도 실손 보험금 청구에 대한 시스템 업그레이드와 동시에 보험금 자동지급 시스템 도입을 검토 중이다.

보험금 지급이 간소화 될 경우 고객들은 의무기록을 발급 받거나 보험사를 방문하지 않고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어 편의성이 크게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보험금 지급 심사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단축할 수 있기 때문에 보다 효율적인 보험금 지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그동안 실손 보험금을 받기 위해서는 진료 후 병원비를 수납하고 각종 증빙서류를 발급 받아 보험사에 청구서류를 제출하는 등 복잡한 절차가 필요했다. 이에 실제로 실손의료보험에 가입하고도 보험금을 청구하지 않는 사례가 빈번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실손의료보험 공제액을 초과한 본인진료부담비에 대한 미청구율은 약 처방 20.5%, 외래치료 14.6%, 입원치료 4.1%를 기록했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실손의료보험 분야에서의 '인슈테크(보험신기술)'로 소비자의 편익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실손의료보험에서의 인슈테크 활용은 소비자의 편익과 보험사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고객들이 기존에 귀찮다는 이유로 청구하지 않았던 소액 보험금까지 자동으로 청구돼 보험사의 손해율이 높아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금 청구 간소화로 보험금 지급이 많아져 보험사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고객들이 제대로 혜택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시스템 개발과 새로운 서비스를 도입해 보험금 지급 절차를 더욱 편리하고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