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바이오 "육안, 엑스레이로 안 보이는 초기 충치, 빛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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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홍철 아이오바이오 대표(사진)는 "사람들이 '치과' 하면 떠올리는 기기는 임플란트, 엑스레이 정도가 전부일 것"이라며 "치아 건강이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새로 개발한 진단기술로 치과 시장을 선도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회사가 김백일 연세대 치대 예방치과학교실 교수팀과 함께 지난 8월 NECA로부터 신의료기술 인증을 받은 기술은 '정량광형광기를 이용한 치아우식증 검사'다. 정량광형광기는 육안으로 확인하기 힘든 치석, 치태, 충치, 크랙(깨진 치아) 등을 조기 진단할 수 있는 기기다. NECA는 "정량광형광기를 이용한 치아우식증 검사가 치아우식증 진단을 보조하고 진행 여부를 점검하는 데 안전하고 유효하다"고 평가했다.
정량광형광기는 방사선 대신 빛을 사용한다. 치아에 푸른색 가시광선을 쏴 치아가 반사한 빛을 특수 필름을 통해 관찰하면 문제가 있는 부분이 붉은 형광색으로 나타난다. 건강한 법랑질(치아의 가장 바깥쪽 부위)과 손상된 법랑질이 반사하는 빛의 파장이 다르다는 원리를 이용했다.
환자를 상담할 때도 유용하다. 환자가 자기 치아를 직접 볼 수 없고 엑스레이를 읽을 줄 모르기 때문에 치료비가 비싸면 의사를 의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는 "환자가 직관적으로 자기 상태를 파악할 수 있어 상담하기 편하다"고 했다.
아이오바이오는 기기뿐 아니라 치아 손상 정도를 정량화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도 개발했다. 육안이나 엑스레이에 나타나기 전 단계의 미세한 충치 부위가 영상에 표시되고 얼마나 망가졌는지 수치를 제시한다. 또 구강 내 치태 수준은 0~5점으로 평가한다.
그 이후 연세대 치대 예방치과학교실 등에서 9개 이상의 추가 임상시험을 마치고 논문 2편을 학술지에 실었다. 기술의 혁신성을 뒷받침할 자료를 모아 2017년 12월 다시 신의료기술평가 문을 두드렸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윤 대표는 "처음 신의료기술평가에 신청했을 때 준비가 부족했음을 인정한다"며 "우수한 제품력을 보여줄 수 있는 풍부한 자료가 인허가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의료기관 전용 정량광형광기는 현재 비급여 의료기기로 사용되고 있다. 비용은 엑스레이의 약 2배 수준이다. 윤 대표는 급여화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는 "다빈도 질병 현황 자료에 따르면 상위 10개 가운데 2개가 치과 질환"이라며 "조기 진단으로 치아 질환이 나빠지는 것을 막으면 치료비를 상당히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량광형광기는 의료기관은 물론 집에서도 활용할 수 있어 사업 잠재력이 크다. 비방사선 제품이기 때문에 소비자가 자가관리용으로 쓰는 데 문제 없다. 아이오바이오는 기기와 연동해 치아 건강 자료를 모을 수 있는 앱(응용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그는 "환자가 정기적으로 치과를 찾아 신경치료나 임플란트 시술을 받아야 할 정도로 상황이 나빠지기 전까지 꾸준히 자기 치아를 살피게 돕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2016년 2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올해 추가로 50억원을 받는 게 목표다. 올해 예상 매출액은 12억원이다. 지난해 기준 판매량 790대에서 2022년까지 9140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국내 치과 병의원 수는 1만7000여 곳이다.
윤 대표는 "국내 시장에 만족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해외 시장을 노릴 것"이라며 "2020년까지 미국, 유럽 등 주요 지역에서 인허가를 받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