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규 KT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12~1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아메리카 2018에 참석해 KT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KT 제공
황창규 KT 회장(오른쪽)이 지난달 12~14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아메리카 2018에 참석해 KT 부스를 둘러보고 있다. /KT 제공
“5세대(5G) 이동통신을 기반으로 한 4차 산업혁명은 KT그룹뿐 아니라 대한민국 경제에 놓칠 수 없는 기회다. KT는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일자리 창출은 물론 인프라 혁신과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을 선도해 4차 산업혁명 추진에 첨병 역할을 하겠다.”(황창규 KT 회장)

황창규 회장
황창규 회장
KT그룹은 최근 4차 산업혁명 핵심 분야인 5G와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에 5년간 23조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투자 계획은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와 클라우드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갖춘 인재를 직접 육성해 4차 산업혁명 생태계를 활성화한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KT는 4차 산업혁명 관련 분야에서 기업의 요구 대비 부족한 구직자의 역량을 향상시켜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맞춤형 무상교육 시스템 ‘4차 산업 아카데미’ ‘5G 아카데미’ 등 교육 과정을 신설한다. 이곳에선 연간 400명씩 5년간 2000명의 전문인력을 양성한다. KT가 운영 중인 AI 아카데미 모델을 확대한 것으로 AI,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에 대한 이론과 실무 과정을 제공할 예정이다. 5G 아카데미는 통신 관련 전문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췄다.

5G통신 기반 4차 산업혁명 이끄는 KT…인재 2000명 육성·中企 상생 생태계 구축
KT는 기존 AI 아카데미를 통해 27명에게 AI, 클라우드 특화 교육을 무상으로 진행해 10명이 취업에 성공했다. 미취업 인력에는 KT 인턴십 등 채용 프로그램을 마련해 줬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아카데미를 확대하고 취업 과정 전반도 지원키로 했다.

4차 산업 아카데미는 KT가 갖고 있던 문제의식의 결과물이다. KT는 AI, 가상현실(VR), 클라우드 등 소프트웨어 개발 전문인력 채용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기업이 요구하는 역량과 구직자의 역량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구직자의 역량을 기업이 원하는 수준으로 끌어올리면 고용 확대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이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기로 했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5G 분야와 혁신성장 분야에서 중소기업과 상생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5G 네트워크 구축과 장비 공급, 서비스 개발에 중소기업이 우선적으로 참여하도록 할 방침이다. 또 지난달 4일 중소·벤처기업들이 5G 관련 테스트를 할 수 있는 ‘5G 오픈랩(lab)’을 서울 서초구 KT 연구개발센터에 설치했다. 이곳에서 100여 개 중소기업과 함께 차세대 미디어,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등 5G 기반 신규 서비스를 공동 개발 중이다.

중소기업의 혁신성장 분야 서비스 개발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 기가지니, IoT 등 4차 산업의 핵심 플랫폼을 개방하고 AI 테스트베드 등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위한 검증 인프라도 무상으로 제공한다. 이와 함께 공동 연구개발(R&D)에 100억원을 투자하고 경영 안정화를 위해 5년간 5000억원 규모 상생협력 펀드도 조성한다.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도 적극 돕기로 했다. 중소기업은 좋은 기술을 갖고 있어도 과거 성공사례(레퍼런스)가 부족하고 해외 판로와 파트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 중소기업과 공동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KT그룹의 신뢰도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에 함께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KT는 이 같은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5년간 23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5G 등 네트워크 분야에 9조6000억원을 투자하고 AI, 클라우드, VR 등 융합 ICT 분야에 3조9000억원을 투자한다. IT 고도화와 그룹사 성장을 위해선 9조5000억원을 투입한다. 특히 혁신성장의 축으로 꼽히는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해 ‘데이터 고속도로’의 기반인 클라우드 분야에 5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2023년까지 정규직으로 신규 채용할 인력은 3만600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대졸자는 6000명 수준이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