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그룹이 지난해 판교에 준공한 삼양디스커버리센터. 이곳에서 400여 명의 연구원과 마케팅 인력이 근무하며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삼양그룹 제공
삼양그룹이 지난해 판교에 준공한 삼양디스커버리센터. 이곳에서 400여 명의 연구원과 마케팅 인력이 근무하며 개방형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삼양그룹 제공
삼양그룹은 중장기 성장 전략 ‘윈(WIN) 2020’을 세우고 2020년 매출 5조5000억원 달성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기업문화부터 사업 포트폴리오에 이르기까지 그룹의 모든 영역에서 성장을 목표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삼양 '오픈 이노베이션' 전략 집중…"2020년 매출 5.5兆 달성"
삼양그룹은 중장기 성장 전략에 따라 성과주의 문화를 확산하기 위해 과감하게 권한을 위임했다. 사업부 운영과 관련된 의사 결정을 각 그룹장이 맡고 최고경영진은 그룹의 중장기 성장에 관한 의사 결정에 집중하고 있다.

김윤 회장
김윤 회장
기업문화와 일하는 방식에도 변화를 줬다. 팀장들이 스스로 도전과제를 선정하고 성공시키는 방식의 ‘마이 프로젝트’는 업무 자율도가 높아 혁신적인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회의 때 의제를 사전에 숙지하고 반드시 결론을 도출해 결과를 확인하는 ‘삼양인의 회의법’과 최고경영자(CEO)와 팀원들의 간담회를 통해 소통하는 수평적인 커뮤니케이션 프로그램 ‘허심탄회’ 등 다양한 캠페인과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사업 포트폴리오는 △글로벌 시장 확대 △고기능성 제품 확보 △신사업 추진 등을 목표로 변화와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삼양그룹은 2020년 그룹 매출 5조5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식품과 화학, 의약·바이오 등 그룹의 전 사업 영역에서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내세워 수익성을 극대화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삼양그룹은 변화와 혁신을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에도 집중하고 있다. 오픈 이노베이션이란 외부와의 협업을 통해 경영활동 전반을 혁신한다는 의미다. 오픈 이노베이션의 성과는 지난해 말부터 나타나고 있다.

삼양사는 지난해 12월 글로벌 스페셜티(고기능 화학 소재) 업체인 KCI를 인수했다. 1985년 창립된 KCI는 샴푸와 린스 제조 시 첨가물로 쓰이는 폴리머와 계면활성제 등을 천연 원료를 활용해 제조한다. 지난해 매출은 443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80% 이상이 로레알과 유니레버, P&G 같은 글로벌 다국적기업에서 나왔다. KCI의 퍼스널케어용 폴리머, 양이온계면활성제는 각각 세계 시장 점유율 2,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삼양사는 KCI의 기술 및 고객을 바탕으로 삼양그룹의 화학사업을 글로벌 시장에서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삼양사 정보전자소재연구소는 한국화학연구원과 ‘옥심계 광개시제’ 기술을 공동 개발해 제품 상용화에 성공하기도 했다. 옥심계 광개시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에 사용되는 필수 물질이다. 삼양사는 그동안 독일계 기업인 바스프가 독점하던 1000억원 규모의 옥심계 광개시제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기술과 아이디어를 외부에서 들여와 연구개발(R&D) 속도도 높이고 있다. 지난 1월 삼양바이오팜은 제3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해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으로부터 나노케이지 기술을 도입했다. 앞으로 삼양바이오팜은 KIST와 함께 개념검증을 한 뒤 임상을 시행해 면역항암제 신약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삼양바이오팜은 세계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로 꼽히는 미국 보스턴에 해외 법인을 설립해 바이오신약 개발에도 도전한다. 삼양바이오팜 미국 법인은 글로벌 기업, 연구소 등과 협업해 바이오 신약 후보 기술 및 물질을 임상 초기 단계에 발굴, 신약의 개발 속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삼양그룹 계열사 간의 소통과 협업을 통한 성과도 나왔다. 삼양사의 더마케어 전문 브랜드 ‘메디앤서’는 의약바이오 사업과 화장품 사업의 협업으로 탄생한 브랜드다. 메디앤서는 ‘콜라겐 리프트업 밴드’, ‘펩타이드 리프트업 크림’ 등 피부 탄력 케어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삼양그룹 관계자는 “사업 포트폴리오와 기업문화의 변화 및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며 “조직 간 융합은 물론 외부와 소통을 활발히 해 ‘오픈 이노베이션’ 효과를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