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즉 '브렉시트'(Brexit)가 역사상 가장 큰 자해행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10일(현지시간) 영국령 북아일랜드의 벨파스트에 있는 퀸스대학에서 명예학위를 받은 자리에서 이런 내용의 강연을 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전했다.

그는 "브렉시트는 (찬반) 국민투표 이전에 나쁜 구상이었고 지금은 더 나빠진 것"이라며 "현대역사상 가장 크고 불필요한 자해 상처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힐러리 클린턴 "브렉시트, 역사상 가장 큰 자해 가능성" 경고
클린턴 전 장관은 북아일랜드 평화협정인 '굿 프라이데이' 협정을 언급하며 "이곳에서 비싼 대가를 치르고 얻은 평화와 번영을 브렉시트가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협정은 1998년 북아일랜드의 신·구교 유혈분쟁을 종식하기 위해 관련 정파들이 체결한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의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 이 협정의 막후 해결사 역할을 했다.

내년 3월 브렉시트가 발효하면 EU 잔류국인 아일랜드와 영국령 북아일랜드 사이에 인적, 물적 교류를 통제하는 국경인 '하드 보더'(hard border)가 생겨 북아일랜드 경제에 타격을 주고 정파 간 갈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클린턴 전 장관은 "브렉시트를 둘러싼 불확실성은 모두에게 실질적 문제이지만 북아일랜드에서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브렉시트의 부정적 영향을 우려했다.

그는 "지난 20년간의 평온한 세월 때문에 평화와 번영은 항상 지속할 것이라고 당연시하기 쉽다"면서 "역사의 교훈은 그렇지 않다.

평화는 깨지기 쉬우며 발전은 덧없고 번영은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