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지수 시총, 지난주 1천조원 증발
'금리 오른다'…美 최대 채권ETF서 하루 2조원 '썰물'
미국 금리 상승 여파로 미국 최대 규모의 채권 상장지수펀드(ETF)가 하루 기준 역대 최대 자금유출을 기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플래그십(대표) ETF인 '아이셰어스 코어 미국 종합 채권 ETF'(AGG)에서 지난 9일(현지시간) 하루에만 20억달러(약 2조3천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10일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계에 따르면 이날 유출액은 530억달러(약 60조4천억원) 규모의 이 ETF가 2003년 출범한 이후 하루 기준으로 가장 큰 규모다.

최근 미국 경제 호황에 바탕을 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관측이 미국 국채 투매를 부추기면서 유럽과 신흥국을 비롯한 전 세계 채권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세계 채권시장 흐름을 보여주는 블룸버그 바클레이스 멀티버스 지수의 시가총액은 지난주 9천억달러(약 1천26조원) 넘게 날아갔으며 올해 들어서는 2조5천억달러(2천850조원) 이상 감소했다.

존 베일 닛코자산운용 수석 글로벌 전략가는 "좋지 않은 한 주였다"며 "우리가 지난 30년간 누려온 채권 수익률의 장기적 하향 추세에서 이탈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들어 채권시장 동요는 다소 잦아들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

미국 연준은 자국내 경기의 강한 회복세를 기반삼아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방침이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양적완화를 종료할 예정이며 일본은행(BOJ)도 '금융완화' 페달에서 발을 뗄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10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3.22%로 전날보다 0.01%포인트 상승했으며 독일과 영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각각 0.55%, 1.73%로 올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