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시동 건 롯데…미니스톱 인수 추진 공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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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 선두 노린다
신동빈 회장 경영 복귀 이후
세븐일레븐 운영하는 롯데
유통분야 대대적 투자 추진
미니스톱 인수 성사 땐
CU·GS25 등과 '빅3' 체제
신동빈 회장 경영 복귀 이후
세븐일레븐 운영하는 롯데
유통분야 대대적 투자 추진
미니스톱 인수 성사 땐
CU·GS25 등과 '빅3' 체제
롯데 관계자는 11일 “미니스톱 인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잘 되는 사업에 대한 적극적 투자, 안 되는 사업의 빠른 철수를 그룹의 기본 투자원칙으로 정했다”며 “편의점의 경우 되는 사업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유통업계는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의 경영 복귀를 계기로 미니스톱 인수 추진을 공식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숨에 선도권 도약 기회
신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국내 유통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허약해진 롯데의 유통 사업을 일으킬 대대적인 투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롯데는 신 회장 석방을 계기로 대규모 투자 계획안을 발표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고용 창출 효과가 크고 일반 국민들이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유통 분야 투자가 상당 부분 담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미니스톱 인수전에 본격 뛰어들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 미니스톱의 최대주주인 일본 이온그룹은 노무라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 7월부터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각 금액은 3000억~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편의점 사업을 이미 하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다. 롯데는 미니스톱 인수에 대한 공식 입장이 없었다. 지난달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긴 했지만 원론적 수준의 검토였다. 지난 5일 신 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분위기가 바뀌었다. 편의점 사업을 확 키우는 쪽으로 방침이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기존 오프라인 채널의 영업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성장성 있는 업태가 편의점이라고 판단했다.
롯데가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하면 CU(점포 수 1만3048개), GS25(1만2977개) ‘양강’ 체제인 국내 편의점은 ‘빅3’로 재편된다. 롯데가 운영하는 세븐일레븐(9543개)과 미니스톱(2533개) 매장을 더하면 총 1만2076개에 이른다. CU, GS25와 큰 차이가 없다. 4등 신세계 이마트24는 3505개로 크게 뒤처져 이들 편의점과 경쟁이 쉽지 않다. 롯데가 노리는 것도 빅3 위주로 업계가 재편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세 곳만 경쟁하면 근접 출점 문제가 완화되는 긍정적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를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 신세계가 미니스톱을 가져가면 매장 수는 총 6038개까지 증가한다. CU, GS25가 선두권을 굳히고 세븐일레븐, 이마트24가 후발주자로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롯데가 가장 꺼리는 시나리오다. 미니스톱이 중대형 매장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중소형 위주인 세븐일레븐을 보완하는 효과도 있다. 미니스톱 매장 규모는 평균 80㎡로, 업계 평균(60㎡) 대비 30% 이상 크다.
◆대주주 이온그룹 반발이 변수
롯데의 미니스톱 인수가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미니스톱의 최대주주인 이온그룹이 일본에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앤드아이홀딩스와 ‘맞수’란 이유에서다. 한국 미니스톱이 세븐일레븐으로 간판을 바꿔 다는 것을 이온그룹이 승인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반론도 물론 있다.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이 일본 기업이어서 오히려 딜(거래)이 쉽게 진행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미니스톱 점주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관심이다.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브랜드 변경뿐 아니라 영업 방식까지 바꿔야 한다. 미니스톱은 다른 편의점과 다르게 대부분의 매장 안에 조리 장비를 두고 있다. 치킨을 튀기고, 어묵을 끓이고, 소프트 아이스크림도 바로 뽑아 준다. 즉석 식품 매출 비중이 높은 매장의 경우 세븐일레븐으로 바뀌는 데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단숨에 선도권 도약 기회
신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국내 유통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허약해진 롯데의 유통 사업을 일으킬 대대적인 투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롯데는 신 회장 석방을 계기로 대규모 투자 계획안을 발표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고용 창출 효과가 크고 일반 국민들이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유통 분야 투자가 상당 부분 담길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미니스톱 인수전에 본격 뛰어들기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국 미니스톱의 최대주주인 일본 이온그룹은 노무라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하고 지난 7월부터 매각 작업을 진행 중이다. 매각 금액은 3000억~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편의점 사업을 이미 하고 있는 롯데와 신세계가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다. 롯데는 미니스톱 인수에 대한 공식 입장이 없었다. 지난달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긴 했지만 원론적 수준의 검토였다. 지난 5일 신 회장이 집행유예로 석방된 뒤 분위기가 바뀌었다. 편의점 사업을 확 키우는 쪽으로 방침이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기존 오프라인 채널의 영업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그나마 성장성 있는 업태가 편의점이라고 판단했다.
롯데가 미니스톱 인수에 성공하면 CU(점포 수 1만3048개), GS25(1만2977개) ‘양강’ 체제인 국내 편의점은 ‘빅3’로 재편된다. 롯데가 운영하는 세븐일레븐(9543개)과 미니스톱(2533개) 매장을 더하면 총 1만2076개에 이른다. CU, GS25와 큰 차이가 없다. 4등 신세계 이마트24는 3505개로 크게 뒤처져 이들 편의점과 경쟁이 쉽지 않다. 롯데가 노리는 것도 빅3 위주로 업계가 재편되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편의점 세 곳만 경쟁하면 근접 출점 문제가 완화되는 긍정적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를 견제하는 효과도 있다. 신세계가 미니스톱을 가져가면 매장 수는 총 6038개까지 증가한다. CU, GS25가 선두권을 굳히고 세븐일레븐, 이마트24가 후발주자로 경쟁하는 구도가 만들어진다. 롯데가 가장 꺼리는 시나리오다. 미니스톱이 중대형 매장을 많이 보유하고 있어 중소형 위주인 세븐일레븐을 보완하는 효과도 있다. 미니스톱 매장 규모는 평균 80㎡로, 업계 평균(60㎡) 대비 30% 이상 크다.
◆대주주 이온그룹 반발이 변수
롯데의 미니스톱 인수가 쉽지 않다는 시각도 있다. 미니스톱의 최대주주인 이온그룹이 일본에서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세븐앤드아이홀딩스와 ‘맞수’란 이유에서다. 한국 미니스톱이 세븐일레븐으로 간판을 바꿔 다는 것을 이온그룹이 승인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반론도 물론 있다.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이 일본 기업이어서 오히려 딜(거래)이 쉽게 진행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미니스톱 점주들이 어떻게 반응할지도 관심이다.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을 인수할 경우 브랜드 변경뿐 아니라 영업 방식까지 바꿔야 한다. 미니스톱은 다른 편의점과 다르게 대부분의 매장 안에 조리 장비를 두고 있다. 치킨을 튀기고, 어묵을 끓이고, 소프트 아이스크림도 바로 뽑아 준다. 즉석 식품 매출 비중이 높은 매장의 경우 세븐일레븐으로 바뀌는 데 반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 판단이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