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모면했지만 취업자 증가폭 8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
실업률 3.6%, 9월 기준 2005년 이후 최고…통계청 "상용직 증가…질적 개선 측면도"
전월 동기 대비로 감소할 것으로 우려됐던 9월 취업자 수가 추석과 폭염 해소의 영향으로 증가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숙박·음식점 취업자 감소 등의 영향으로 취업자 증가 폭이 8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를 기록해 고용 부진은 여전했다.

실업자는 9개월 연속 100만명을 넘고 있으며, 실업률도 9월 기준으로 13년 만에 가장 높은 상황이다.

12일 통계청이 발표한 9월 고용동향을 보면 지난달 취업자 수는 2천705만5천명으로 1년 전보다 4만5천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 폭은 올해 2월부터 8개월 연속 10만명대 이하에 그치고 있다.

1월 33만4천명이었던 취업자 증가 폭은 2월 10만4천명으로 10만명대로 내려왔으며. 5월에는 7만2천명으로 10만명 선마저 깨졌다.

7∼8월은 연속 1만명을 밑돌면서 9월 취업자 수가 전년 동월 대비로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증가세를 유지하고 전월(3천명)보다는 증가 폭이 개선됐다.

그러나 4만5천명은 올해 들어 세 번째로 낮은 증가 폭으로 여전히 상황이 좋지는 않다고 통계청은 평가했다.

취업자는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과 정보통신업, 농림어업 등에서 증가했지만,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 및 임대서비스업, 도매 및 소매업, 숙박 및 음식점업에서 줄었다.

특히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8만6천명이 감소했다.

10차 산업분류 기준이 적용된 2014년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이다.

숙박·음식점업의 고용 부진에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 과당 경쟁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정부는 분석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1년 전보다 4만2천명 줄었다.

6∼8월 3개월 연속 10만명 이상 감소했던 점을 고려하면 다소 개선된 수치다.

이는 추석을 앞두고 소비재 관련 제조업과 자동차·조선 등 기타운송장비 제조업 취업자 감소 폭이 둔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종사상 지위별 취업자를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33만명 증가했지만, 임시근로자는 19만명, 일용근로자는 2만4천명 각각 줄었다.

이중 임시직은 조선·자동차 등 고용유발 효과가 큰 업종의 구조조정 등 영향으로 2013년 5월(-21만7천명) 이후 가장 많이 줄었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3만4천명, 무급가족 종사자는 1만1천명 각각 증가했다.

하지만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는 11만7천명 줄었다.

연령대별 취업자 수를 보면 30대는 1년 전보다 10만4천명, 40대는 12만3천명 줄었지만, 60세 이상은 23만3천명 늘었다.

고용률은 61.2%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내렸다.

올해 2월부터 8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통계청은 고용률이 15세 이상 인구 대비 취업자라는 점에서 인구감소를 고려해도 고용상황이 좋아졌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특히 30대 고용률은 75.6%로 0.2%포인트 감소했다.

남성을 중심으로 도소매업에서 많이 감소했다.

다만 20대 고용률은 58.1%로 0.4%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20대 후반은 1.8%포인트나 상승한 70.7%를 기록했다.

정보통신업, 공공부문 등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난 점이 청년층 고용상황을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줬다는 것이 통계청의 분석이다.

빈현준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정부가 추진 중인 단기 일자리 확충 계획과 관련 "단기 일자리가 늘어난다면 고용 지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비교기준인 15∼64세 고용률은 66.8%로 1년 전보다 0.1%포인트 내렸다.

전년 동월 대비로 4개월 연속 하락세다.

실업자는 102만4천명으로 1년 전보다 9만2천명 증가했다.

실업자는 9개월 연속 100만명을 유지하고 있다.

외환위기 여파가 있었던 1999년 6월∼2000년 3월 10개월 연속 실업자 100만명 이상이 계속된 이후 가장 긴 기간이다.

실업률은 3.6%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올랐다.

9월 기준으로는 2005년 9월(3.6%) 이후 가장 높았다.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8.8%로 1년 전보다 0.4%포인트 낮아졌다.

지난해 조사대상 기간에 포함됐던 공무원 시험이 올해는 빠진 점이 일부 영향을 미쳤다.

체감실업률을 나타내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11.4%였고 청년층 고용보조지표3은 22.7%였다.

둘 다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9월 기준으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비경제활동인구는 1천615만8천명으로 1년 전보다 11만4천명 증가했다.

재학·수강 등(-17만2천명), 육아(-8만명)에서 감소했지만, 가사(9만2천명), 쉬었음(8만9천명) 등에서는 증가했다.

구직단념자는 55만6천명으로 1년 전보다 7만3천명 늘었다.

2014년 통계 기준을 변경한 이래 가장 큰 수준이다.

3분기 취업자는 전년 동월보다 1만7천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09년 4분기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가장 작은 수준이다.

빈 과장은 "마이너스 예상도 있었지만 9월은 추석 앞둔 2주 전에 소비재 관련 제조업, 식료품, 섬유 등에서 취업자가 미세하게나마 증가와 감소 폭 둔화가 있었다"며 "8월 폭염이 해소된 점도 증가에 다소 긍정적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양적 측면에서는 좋지 않지만 상용직 증가 폭이 30만명대를 회복한 점,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증가세, 고용 피보험자 증가세 등을 보면 질적으로는 개선된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여전히 일자리 상황이 엄중하다고 보고 정책 수단을 총동원해 일자리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7∼8월 대비 고용 증가 폭은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좋지 않다"라며 "투자 활성화, 혁신성장 등으로 우리 경제의 일자리 창출 능력을 제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