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선동열, 사과할 기회 주려고" 해명…'국감 역풍'에 되려 묻혀버린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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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정감사 첫날 문화체육관광위 증인으로 채택된 선동열 야구대표팀 감독을 상대로 사퇴를 요구했던 이유에 대해 11일 "사과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손 의원은 오지환 선수를 둘러싼 의혹이 상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선 감독의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을 반박할만한 합당한 증거나 이유를 대지 못했다.
손 의원은 줄기차게 "사과하시든지, 사퇴하시든지 하라"고 요구하다가 "선 감독 때문에 프로야구 관객이 20%나 줄었다"고 몰아세웠고, 선 감독 역시 "(오지환을) 소신껏 뽑았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런 과정에서 '우승이 어렵지 않았다' '연봉이 얼마냐'는 불필요한 발언은 또 다른 논란을 낳았다.

현역 국가대표 감독의 사상 첫 증인 출석으로 관심을 모았던 국감은 의원들이 이렇다 할 증거 제시나 검증은 못 하고 의혹만 제기한 채 끝나 알맹이 없는 면박 주기용 국감이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대한 논란이 뜨겁자 손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한 장의 사진을 올리며 '왜곡'이라고 밝혔다. "자신이 하지 않은 일로 오해받을 수 있지만 자신이 그곳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라 아무도 원망할 수 없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손 의원은 이 게시물에 한 네티즌이 "앞 뒤 다 자르고 '사퇴하세요'단어에만 목을 매는 왜곡현상이 보인다"고 비아냥 거리자 답글을 통해 "저는 선 감독 사퇴에 반대한다. 자신의 소신은 맞고 다른 이들의 의견은 깡그리 무시하는 그에게 진심으로 사과할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항변했다.
선 감독은 이 자리에서 "선동열이라는 내 이름과 국가대표팀 감독으로서 명예가 존중되길 희망한다. 대표 선수 선발 과정은 공정했다. 코칭스태프와 치열한 토론을 거쳤다. 출장기록, 포지션, 체력 등 여러 지표를 살폈다. 토론 결과를 바탕으로 감독인 내가 최종 결정을 내렸다. 그럼에도 아시안게임 경기력, 전략적인 면에서 부족했다. 깊이 성찰하고, 더 노력하겠다. 무엇보다 국민과 야구를 사랑하는 분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앞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을 받게 된 선수는 오지환, 삼성 라이온즈 박해민, 두산 베어스 함덕주 박치국, 넥센 히어로즈 김하성 이정후 최원태,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 NC 다이노스 박민우 등 9명이다.
그러나 비난의 화살은 유독 오지환에게 몰리고 있다. 그가 최근 몇 년 동안 상무 또는 경찰 야구단에 입대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이를 적극 활용하지 않고 아시안게임 대표팀 발탁에 '모험'을 걸었고, 또한 대회에 출전해서는 별다른 활약도 없이 '무임승차'에 가까운 형태로 금메달을 손에 쥐어 병역 혜택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손 의원은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2020년 올림픽까지 가서는 안된다는 우려가 있다. KBO, KBSA가 좀더 한국 야구의 내실을 기하도록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하지만 국감장에서 행태 이후 손 의원에게 한국 야구의 발전을 위한 활약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아졌을지는 아직까지 의문이다.
네티즌들은 "한때 '나고야의 태양'으로 불리던 분이다. 논리없이 모욕할 상대가 아니었다", "대다수 여론이 금메달을 땄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선수 병역 특혜가 석연치 않다고 선 감독을 비난하니까 같이 호통쳐 주면 국민들이 좋아할 줄 알았나보다", "손 의원이 선 감독에게 호통친 일이 이슈가 되면서 정작 밝혀져야 할 오지환 선수 특혜선발 의혹이 더 묻히고 말았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