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자에 가장 필요한 자질…'바퀴벌레 같은 생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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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통계
아이템 찾고 사업화·유지까지
뚝심과 생명력 있어야 성공
예비 창업자는 '창의력' 꼽아
아이템 찾고 사업화·유지까지
뚝심과 생명력 있어야 성공
예비 창업자는 '창의력' 꼽아
창업자에게 가장 필요한 역량은 무엇일까. 많은 사람들은 번뜩이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창업의 성공 요인으로 꼽는다. 하지만 사업하며 풍파를 온몸으로 겪은 창업자들은 가장 필요한 자질로 ‘바퀴벌레 같은 생명력’을 꼽았다.
모바일 리서치 회사 오픈서베이와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최근 펴낸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18’에 나온 통계다. 창업자(114명)와 대학교 졸업 예정자(200명),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재직자(250명), 대기업 재직자(500명)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예비창업자 후보군이라고 할 수 있는 대기업 재직자와 대학교 졸업 예정자들이 1순위로 꼽은 창업자의 핵심 역량은 창의력이었다. 반면 직접 창업한 뒤 사업하고 있는 창업자들은 추진력과 인내력, 전문성을 꼽았다.
실제 스타트업 대표들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만으로 창업해선 성공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식권대장으로 알려진 조정호 벤디스 대표 사례가 그렇다. 그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법대생이었다. 공부를 접고 사업을 시작한 그는 심야합승 콜 서비스와 로컬 카페를 위한 마일리지 솔루션, 모바일 상품권 솔루션 등 여러 아이템으로 사업했지만 실패했다.
우연히 판교에서 한 회사 직원들이 식권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식권대장을 시작했다. 좋은 아이템을 발견하기까지는 창업자의 ‘인내력’이, 이를 사업화하기까지는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에어비앤비의 성공 이면에도 ‘바퀴벌레 같은 생명력’이 있었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 사업을 시작했지만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들은 “1년 가까이 거의 실직자 또는 신용불량자 수준이었다”고 했다. 투자 유치는 엉뚱한 계기로 이뤄졌다. ‘오바마 시리얼’이었다. 공동창업자들은 자금난을 탈피하기 위해 ‘변화의 아침 식사!’ ‘모든 그릇에 희망을!’이라는 구호를 넣은 시리얼을 팔았다.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버락 오바마를 패러디한 제품이었다. 상자에 번호를 붙여 ‘수집가용 한정판’이라는 이름을 붙여 인터넷에서 50달러에 팔았다. 이 시리얼을 팔아 2만달러 이상 벌었다. 에어비앤비에 투자한 폴 그레이엄 와이컴비네이터 대표는 “에어비앤비를 육성 프로그램에 받아들인 건 숙박 공유라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죽지 않겠다고 시리얼까지 팔았던 생존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산전수전을 겪은 창업자들이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유레카의 순간’보다 망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던 순간’들을 더 큰 자산으로 여길 수밖에 없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
모바일 리서치 회사 오픈서베이와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최근 펴낸 ‘스타트업 트렌드 리포트 2018’에 나온 통계다. 창업자(114명)와 대학교 졸업 예정자(200명),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재직자(250명), 대기업 재직자(500명)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예비창업자 후보군이라고 할 수 있는 대기업 재직자와 대학교 졸업 예정자들이 1순위로 꼽은 창업자의 핵심 역량은 창의력이었다. 반면 직접 창업한 뒤 사업하고 있는 창업자들은 추진력과 인내력, 전문성을 꼽았다.
실제 스타트업 대표들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만으로 창업해선 성공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식권대장으로 알려진 조정호 벤디스 대표 사례가 그렇다. 그는 사법시험을 준비하던 법대생이었다. 공부를 접고 사업을 시작한 그는 심야합승 콜 서비스와 로컬 카페를 위한 마일리지 솔루션, 모바일 상품권 솔루션 등 여러 아이템으로 사업했지만 실패했다.
우연히 판교에서 한 회사 직원들이 식권을 사용하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어 식권대장을 시작했다. 좋은 아이템을 발견하기까지는 창업자의 ‘인내력’이, 이를 사업화하기까지는 ‘추진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에어비앤비의 성공 이면에도 ‘바퀴벌레 같은 생명력’이 있었다. 에어비앤비는 2008년 사업을 시작했지만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들은 “1년 가까이 거의 실직자 또는 신용불량자 수준이었다”고 했다. 투자 유치는 엉뚱한 계기로 이뤄졌다. ‘오바마 시리얼’이었다. 공동창업자들은 자금난을 탈피하기 위해 ‘변화의 아침 식사!’ ‘모든 그릇에 희망을!’이라는 구호를 넣은 시리얼을 팔았다. 민주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버락 오바마를 패러디한 제품이었다. 상자에 번호를 붙여 ‘수집가용 한정판’이라는 이름을 붙여 인터넷에서 50달러에 팔았다. 이 시리얼을 팔아 2만달러 이상 벌었다. 에어비앤비에 투자한 폴 그레이엄 와이컴비네이터 대표는 “에어비앤비를 육성 프로그램에 받아들인 건 숙박 공유라는 아이디어가 아니라 죽지 않겠다고 시리얼까지 팔았던 생존력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산전수전을 겪은 창업자들이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른 ‘유레카의 순간’보다 망하지 않기 위해 ‘몸부림치던 순간’들을 더 큰 자산으로 여길 수밖에 없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들이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