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사 사내이사 2명…남부지법, 15일 영장 심사
신일그룹, '25조 금광 개발' 또 투자사기 의혹
'돈스코이호 투자사기' 신일그룹 관계자 2명 구속영장
러시아 함선 '돈스코이'호를 내세운 투자사기 의혹을 받는 신일해양기술(옛 신일그룹) 관계자들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신일그룹 돈스코이 국제거래소'(이하 국제거래소) 사내이사 허 모(57) 씨와 신일그룹 전 사내이사 김 모(51) 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그간의 수사 내용을 토대로 보물선과 가상화폐를 빙자한 사기에 가담한 정황이 무겁고 구체적인 점을 고려했다"고 영장을 신청한 배경을 설명했다.

허씨와 김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이달 15일 오전 10시 30분 서울남부지법 이환승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경찰이 올해 7월 말 수사에 나선 이래 신일그룹 관계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제거래소 대표인 유 모(64) 씨는 투자사기와 무관한 혐의로 구속된 상태다.

신일그룹과 국제거래소는 돈스코이호의 가치가 150조 원에 달한다며 부풀려 홍보하며 가짜 가상화폐 신일골드코인(SGC)을 발행해 나눠주고 투자금을 끌어모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2천600명의 피해자가 총 90억 원에 달하는 피해를 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신일그룹은 올해 6월 1일 설립한 신생 회사로 인양 경력이 없었고, 인양업체와 맺은 계약도 '동영상 촬영 및 잔해물 수거'만 목적으로 했을 뿐 실제 돈스코이호를 인양할 의사나 능력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들이 투자금을 내고 받은 SGC도 신일그룹 측이 운영한 인터넷 사이트에서 지급하는 포인트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싱가포르 신일그룹'을 운영하면서 투자사기를 기획한 것으로 지목된 류승진 씨는 현재 베트남에 머무는 것으로 알려져 지난 8월 인터폴(국제사법경찰기구) 적색수배가 내려졌다.

신일그룹은 'SL블록체인그룹'이라는 이름으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만들어 "경찰 수사는 모두 거짓"이라며 "돈스코이호 공동 인양 러시아 특사단을 구성해 조만간 파견할 예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밖에도 신일그룹은 25조원의 매장량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금광을 개발 중이라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 회사는 새로 발행한 'SL코인'을 사는 투자자에게 향후 금광 채굴 수익을 나누겠다고 주장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