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추가 조정 경계감…"미국 증시 안정세 확인해야"
이번주(15~19일) 코스피지수는 추가 조정에 대한 경계감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의 변동성 확대를 이끈 미국 증시가 먼저 안정되는 지를 확인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미국 IT주 등이 3분기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확인돼야 반등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전주대비 105.67포인트(4.66%) 내린 2161.85에 장을 마쳤다. 지난주 코스피지수는 하락세를 지속했다. 특히, 11일 코스피는 -4.44%나 하락하는 등 8거래일째 하락 기조를 이어갔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3.2%를 상회, 안전자산 선호현상이 부각되면서 신흥국 위험시장에서 자금이 유출된 데 따른 여파로 풀이된다.

지난 12일 1.51% 올랐지만 기술적 반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증시에 악영향을 줬던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해소가 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반등이 추세적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판단한다"며 "9월말부터 증시를 끌어내렸던 복합적인 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단순히 낮아진 주가 레벨에 따른 기술적 반등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은 오는 11월 G20 정상회의에서 별도로 정상회담을 진행하기로 했지만, 무역분쟁이 극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 대다수다. 미국 재무부 실무진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중국과 무역 이슈에 대해 논의할 때 환율도 확실히 논의의 일부가 되도록 할 것"이라면서 "미국이 무역으로 보상받는 부분을 환율로 잃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코스피의 급락에 영향을 줬던 미국 증시가 먼저 회복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날 미국증시는 최근 폭락에 대한 반작용으로 상승 마감했지만 변동성이 컸다. 다우존스 지수는 은행들의 양호한 실적 발표에 장중 414포인트 이상 상승했지만 장중 하락 반전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미중 무역갈등이 관세 외에 미국 IT 기업의 실적 우려 등으로 여파가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원인으로 꼽힌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추가 관세 부과가 내년에 본격화할 것으로 시장은 예상했지만, 의외로 관세압박 외에 군사충돌이나 스파이칩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다"며 "이에 나스닥이 급락하는 등 변동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주 미국 3분기 실적 발표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현재 조정을 '건전한 조정'과 '위험자산 가격의 하락 초입 국면'을 판가름 할 수 있는 잣대로 작용할 것"이라며 "증시의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4차 산업혁명 관련 IT와 헬스케어 기업들의 실적 및 향후 업종 전망에 더욱 주목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김윤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미국 증시 급락의 본질은 치솟는 유가와 금리 고용비용 관세 전쟁 영향에 마진 축소 우려가 본격적으로 주가에 반영된 것"이라며 "스파이칩 이슈로 증시 랠리 주축인 서버와 데이터센터 관련 기업들의 비용 부담 우려도 고조되고 있는 만큼 3분기 실적 시즌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미 국채 금리 상승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코스피에 대해선 추가 조정 경계감을 유지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JP모건체이스의 최고경영자인 제이미 다이먼은 임금 자본지출 등 미국 경제가 강한 상태인 만큼 10년물 금리는 4%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재선 연구원은 "금리와 환율 이슈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금리 상승에 취약한 고 PER, 재무건전성이 담보되지 않은 한계기업과 위안화 약세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업종에 대한 경계심리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김영환 연구원은 "국내 기업이익 전망치는 조정되지 않고 내수불안이 반영되는 수준에 그치고 있는 만큼 미중 무역 완화가 반영될 때까진 코스피는 조정장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