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유령 원유 수출' 美 제재 구멍 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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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조선 AIS 끄고 항해 뒤 공해상에서 환적
걸프 산유국 원유와 섞어 '원산지 바꾸기' 방법도 동원 다음 달 5일 재개되는 이란산 원유 수출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란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란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원유 수출을 고사시켜 이란이 어쩔 수 없이 미국이 원하는 대로 굴복하기 원한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감축·동결한 기존의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대신 이란의 탄도미사일, 중동 내 영향력을 무력화하는 내용으로 이를 바꾸려고 한다.
미국의 제재가 뜻대로 이뤄진다면 이런 '이란 고사 작전'이 순조롭겠지만, 미국의 제재를 40년간 견딘 이란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미국의 제재 복원을 앞두고 감지되는 이란의 대응은 이른바 '유령선'을 이용한 원유 수출이다.
바다를 운항하는 배의 위치와 선적, 이름을 식별할 수 있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원유를 운반하다 공해 상에서 거래처의 배에 옮겨싣는다(환적)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받은 북한도 밀수에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제재 회피술'이다.
이란이 2012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원유 수출을 제재했을 때도 이 방법을 동원해 원유를 몰래 팔았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5월 미국이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국제사회에 이란과 교역을 중단하라고 경고한 이후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지난달 하루 평균 170만 배럴(S&P 글로벌플래트)로 전달보다 12% 정도 줄었다.
핵합의 이행 뒤 제재가 완화된 2016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던 올해 3월과 비교해서는 35% 정도나 감소했다.
제재가 시작되는 다음 달에는 하루 110만 배럴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이렇게 미국 제재의 타격이 현실화하자 이란은 다시 '유령 원유 수출'을 꺼내 들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S&P 글로벌플래트는 8일 "지난달 원유를 싣고 이란 항구를 떠난 유조선의 AIS 데이터가 없어 하루 평균 20만7천 배럴의 행선지를 알 수 없게 됐다고 한다"며 "과거 이란산 원유 수출에 간여했던 유조선이 운항 중 AIS를 끄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난달 AIS를 고의로 끈 것으로 보이는 이란 유조선이 약 12척이다"라며 "유조선이 AIS를 끄고 운항하면 수출국과 수출량을 추적 또는 추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이란산 원유를 인도로 수차례 운반한 이력이 있는 유조선 수에즈맥스 스타크Ⅰ은 지난달 한 100만 배럴의 원유를 싣고 이란 항구를 떠났으나 인도 동부 해안에서 320㎞ 떨어진 공해 상에서 AIS 신호가 꺼졌다.
이 유조선의 AIS 신호는 한 주 뒤 '실종' 위치에서 다시 잡혔지만 원유는 그새 사라졌다.
유조선 추적 업체 탱커트래커스는 7일 낸 보고서에서 "이란의 실제 원유 수출은 우리가 믿는 것보다 더 많다"며 "이란산 원유를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인도는 공식적으로는 수입을 줄였다지만 실제로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란이 최근 몇 달간 공해 상에 띄워 놓은 해상 저유선에 원유를 채웠는데 이 역시 '유령 수출'을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는다. 또 다른 제재 회피술은 여러 곳의 원유를 이란산과 섞는 수법이다.
미국 포브스는 11일 "파나마 선적 유조선 유푸산 호는 지난달 이란산 원유를 먼저 실은 뒤 남는 공간에 쿠웨이트산 원유를 채워 일본으로 향했다"며 "겉으로는 쿠웨이트 원유를 나르지만 사실상 대부분이 이란산 원유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유푸산 호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이란산 원유 수입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나라도 매우 쉽게 (제재를 피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다"며 "(제재가 시작되면) 유조선이 걸프 해역 주변 여러 산유국을 들러 원유의 원산지를 혼란스럽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수단이 동원되면서 제재가 임박한 8월과 9월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집계 방법에 따라 20% 정도 차이가 나면서 불분명해지기 시작했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곳을 압박하는데도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비밀스럽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값싸게 살 수 있는 이란산 원유의 '유혹'은 상당히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연합뉴스
걸프 산유국 원유와 섞어 '원산지 바꾸기' 방법도 동원 다음 달 5일 재개되는 이란산 원유 수출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3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란의 대응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정부는 이란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원유 수출을 고사시켜 이란이 어쩔 수 없이 미국이 원하는 대로 굴복하기 원한다.
미국은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감축·동결한 기존의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대신 이란의 탄도미사일, 중동 내 영향력을 무력화하는 내용으로 이를 바꾸려고 한다.
미국의 제재가 뜻대로 이뤄진다면 이런 '이란 고사 작전'이 순조롭겠지만, 미국의 제재를 40년간 견딘 이란이 호락호락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전망이다.
미국의 제재 복원을 앞두고 감지되는 이란의 대응은 이른바 '유령선'을 이용한 원유 수출이다.
바다를 운항하는 배의 위치와 선적, 이름을 식별할 수 있는 선박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원유를 운반하다 공해 상에서 거래처의 배에 옮겨싣는다(환적)는 것이다.
이는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받은 북한도 밀수에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 '제재 회피술'이다.
이란이 2012년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원유 수출을 제재했을 때도 이 방법을 동원해 원유를 몰래 팔았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5월 미국이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하고 국제사회에 이란과 교역을 중단하라고 경고한 이후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지난달 하루 평균 170만 배럴(S&P 글로벌플래트)로 전달보다 12% 정도 줄었다.
핵합의 이행 뒤 제재가 완화된 2016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던 올해 3월과 비교해서는 35% 정도나 감소했다.
제재가 시작되는 다음 달에는 하루 110만 배럴로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이렇게 미국 제재의 타격이 현실화하자 이란은 다시 '유령 원유 수출'을 꺼내 들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S&P 글로벌플래트는 8일 "지난달 원유를 싣고 이란 항구를 떠난 유조선의 AIS 데이터가 없어 하루 평균 20만7천 배럴의 행선지를 알 수 없게 됐다고 한다"며 "과거 이란산 원유 수출에 간여했던 유조선이 운항 중 AIS를 끄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난달 AIS를 고의로 끈 것으로 보이는 이란 유조선이 약 12척이다"라며 "유조선이 AIS를 끄고 운항하면 수출국과 수출량을 추적 또는 추산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례로 이란산 원유를 인도로 수차례 운반한 이력이 있는 유조선 수에즈맥스 스타크Ⅰ은 지난달 한 100만 배럴의 원유를 싣고 이란 항구를 떠났으나 인도 동부 해안에서 320㎞ 떨어진 공해 상에서 AIS 신호가 꺼졌다.
이 유조선의 AIS 신호는 한 주 뒤 '실종' 위치에서 다시 잡혔지만 원유는 그새 사라졌다.
유조선 추적 업체 탱커트래커스는 7일 낸 보고서에서 "이란의 실제 원유 수출은 우리가 믿는 것보다 더 많다"며 "이란산 원유를 두 번째로 많이 수입하는 인도는 공식적으로는 수입을 줄였다지만 실제로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란이 최근 몇 달간 공해 상에 띄워 놓은 해상 저유선에 원유를 채웠는데 이 역시 '유령 수출'을 위한 것이라는 의혹을 받는다. 또 다른 제재 회피술은 여러 곳의 원유를 이란산과 섞는 수법이다.
미국 포브스는 11일 "파나마 선적 유조선 유푸산 호는 지난달 이란산 원유를 먼저 실은 뒤 남는 공간에 쿠웨이트산 원유를 채워 일본으로 향했다"며 "겉으로는 쿠웨이트 원유를 나르지만 사실상 대부분이 이란산 원유다"라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유푸산 호의 예에서 알 수 있듯 이란산 원유 수입을 완전히 중단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나라도 매우 쉽게 (제재를 피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할 수 있다"며 "(제재가 시작되면) 유조선이 걸프 해역 주변 여러 산유국을 들러 원유의 원산지를 혼란스럽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수단이 동원되면서 제재가 임박한 8월과 9월 이란의 원유 수출량은 집계 방법에 따라 20% 정도 차이가 나면서 불분명해지기 시작했다.
미국이 이란산 원유를 수입하는 곳을 압박하는데도 국제 유가가 상승하는 가운데 비밀스럽고 위험을 감수해야 하지만 값싸게 살 수 있는 이란산 원유의 '유혹'은 상당히 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