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총장 재선거도 '잡음'…대학 선관위가 선출 관여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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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추위' 권한 놓고 학내 불만…교수·학생 "총추위는 선거에서 빠져야"
총추위는 '묵묵부답'…특정 후보 지지·음해로 선거 과열 양상도 성비위 의혹을 받던 총장 후보가 낙마하며 다시 치러지게 된 제27대 서울대 총장 선거가 또다시 삐걱거리고 있다.
14일 서울대에 따르면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는 앞선 12일 서류심사에 오른 후보 8인 중 정책평가를 받을 예비 총장후보 5명을 선정했다.
예정대로라면 정책평가를 통해 11월 27일 이사회에서 최종 총장 후보 1인이 선정된다.
하지만 교수와 학생들이 선거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제도 개선을 대외적으로 요구하면서 총장 선거를 둘러싼 학내 불만의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 교수·학생들 "총추위는 선거에서 빠져야"
서울대 교수와 외부 인사 등 30명으로 구성된 총추위는 선거관리 역할을 하면서 총장 후보 평가를 통해 선출 과정에도 직접 참여한다.
총추위는 발전계획서와 서류심사 등을 통해 후보로 등록한 8명 중 5명을 예비 후보로 선정했다.
이어 5명에서 3명의 후보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총추위의 정책평가가 25% 반영된다.
이처럼 총추위가 '선거관리위원회'인 동시에 '선거인단' 역할까지 하면서 학내에서는 공정한 선거 진행을 위해 총추위의 선거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대 교수협의회(교협)는 "예비 후보 5인에서 후보 3인을 선정할 때 25%의 비율로 반영되는 총추위의 평가를 배제해야 한다"며 "총추위는 선거관리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총장 선거는 학생·교수·직원 등으로 구성된 정책평가단과 총추위가 각각 5명의 예비 후보를 두고 투표를 진행, 3명을 선정한다.
정책평가단 75%, 총추위 25%의 비율로 평가의견을 합산해 3명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총학생회 역시 "총장 선거 파행의 진짜 주범은 총추위와 이사회"라며 "제도 개선 없는 재선거는 중단해야 한다. 총추위는 총장 선거 과정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의 민주주의와 공공성을 위한 학생모임'은 "구성원 승인을 받지 못한 총장 간선제 기구인 총추위가 총장 선거 과정에서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고 학생을 배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제도 개선 없는 선거가 계속 진행되면 교수나 학생들이 선출된 총장 후보에 대한 불신임을 할 수도 있다"며 "총추위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선거 때마다 네거티브…"정치판과 다를 게 없어"
지난 총장 선거 당시의 파행 사태로 선거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강하지만, 사실상 변한 것은 없는 모습이다.
총추위는 검증을 강화하고 후보에 대한 '미투' 제보에 대해 교내 인권센터에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했지만, 올해 초에 진행된 선거와 제도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대 총장 선거는 교수들의 투표로 진행되면서 과거부터 '정치판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총선이나 대선에서 볼 수 있는 상대 후보 네거티브 등의 비방전이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서 난무한다는 것이다.
특정 후보를 깎아내리기 위한 투서와 음해가 비일비재하면서 총장을 투표로 뽑는 것 자체에 대한 회의도 일부 교수들 사이에서 나온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총장 선거 때만 되면 일부 교수들이 언론, 국회에 접촉해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데 열을 올린다"며 "투서가 난무하는 것을 보면 '여기가 대학이 맞는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선거 과열에 대한 교수 사회의 우려가 나왔다.
교협은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가짜뉴스'에 의한 후보자 음해 행위 등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총추위와 후보 캠프들이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총추위원이 직접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활동을 벌이거나 언론을 통해 간접적 후보 선전을 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총장 후보를 평가하는 정책평가단에 공과대학, 의과대학, 자연과학대학, 인문대학 등 규모가 큰 단과대학 소속 교수들의 비율이 크다는 점은 총장 선거를 단과대별 경쟁 구도로 몰아가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339명으로 구성된 정책평가단에는 공대 40명, 의대 40명, 자연대 37명, 인문대 30명 교수 등이 참여한다.
다른 단과대학에서 6~11명 교수가 참여하는 것과 비교해 압도적인 비율이다.
이로 인해 대규모 단과대학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총장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초 선거 당시 이사회에 추천된 3인의 후보도 의대 교수 1명과 공대 교수 2명이었다. ◇ 버티는 총추위…제도 개선 현실적 어려워
선거 제도의 부작용을 두고 논란이 커졌지만, 문제는 이번 총장 선거에서 제도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데 있다.
총추위는 제도 개선에 대한 학내 요구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총장 공석 상황에서 차기 총장 선출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제도 개선은 향후 논의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교수·학생 사회가 실질적으로 행동을 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선거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이사회에서 규정 개정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사회는 이와 관련해 논의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협은 제도 개선 요구가 선거 개입으로 비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교협 관계자는 "차기 총장 선출이 급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총추위에 경고하고 요구하는 것 외에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교협이 선거 개입을 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총추위는 '묵묵부답'…특정 후보 지지·음해로 선거 과열 양상도 성비위 의혹을 받던 총장 후보가 낙마하며 다시 치러지게 된 제27대 서울대 총장 선거가 또다시 삐걱거리고 있다.
14일 서울대에 따르면 총장추천위원회(총추위)는 앞선 12일 서류심사에 오른 후보 8인 중 정책평가를 받을 예비 총장후보 5명을 선정했다.
예정대로라면 정책평가를 통해 11월 27일 이사회에서 최종 총장 후보 1인이 선정된다.
하지만 교수와 학생들이 선거 제도 자체에 문제가 있다며 제도 개선을 대외적으로 요구하면서 총장 선거를 둘러싼 학내 불만의 목소리는 점차 커지고 있다.
◇ 교수·학생들 "총추위는 선거에서 빠져야"
서울대 교수와 외부 인사 등 30명으로 구성된 총추위는 선거관리 역할을 하면서 총장 후보 평가를 통해 선출 과정에도 직접 참여한다.
총추위는 발전계획서와 서류심사 등을 통해 후보로 등록한 8명 중 5명을 예비 후보로 선정했다.
이어 5명에서 3명의 후보로 압축하는 과정에서 총추위의 정책평가가 25% 반영된다.
이처럼 총추위가 '선거관리위원회'인 동시에 '선거인단' 역할까지 하면서 학내에서는 공정한 선거 진행을 위해 총추위의 선거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대 교수협의회(교협)는 "예비 후보 5인에서 후보 3인을 선정할 때 25%의 비율로 반영되는 총추위의 평가를 배제해야 한다"며 "총추위는 선거관리에만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총장 선거는 학생·교수·직원 등으로 구성된 정책평가단과 총추위가 각각 5명의 예비 후보를 두고 투표를 진행, 3명을 선정한다.
정책평가단 75%, 총추위 25%의 비율로 평가의견을 합산해 3명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총학생회 역시 "총장 선거 파행의 진짜 주범은 총추위와 이사회"라며 "제도 개선 없는 재선거는 중단해야 한다. 총추위는 총장 선거 과정에서 빠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대의 민주주의와 공공성을 위한 학생모임'은 "구성원 승인을 받지 못한 총장 간선제 기구인 총추위가 총장 선거 과정에서 막대한 권력을 행사하고 학생을 배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제도 개선 없는 선거가 계속 진행되면 교수나 학생들이 선출된 총장 후보에 대한 불신임을 할 수도 있다"며 "총추위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 선거 때마다 네거티브…"정치판과 다를 게 없어"
지난 총장 선거 당시의 파행 사태로 선거 제도 개선에 대한 요구가 강하지만, 사실상 변한 것은 없는 모습이다.
총추위는 검증을 강화하고 후보에 대한 '미투' 제보에 대해 교내 인권센터에 조사를 의뢰하겠다고 했지만, 올해 초에 진행된 선거와 제도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다.
서울대 총장 선거는 교수들의 투표로 진행되면서 과거부터 '정치판과 다를 게 없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총선이나 대선에서 볼 수 있는 상대 후보 네거티브 등의 비방전이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서 난무한다는 것이다.
특정 후보를 깎아내리기 위한 투서와 음해가 비일비재하면서 총장을 투표로 뽑는 것 자체에 대한 회의도 일부 교수들 사이에서 나온다.
서울대의 한 교수는 "총장 선거 때만 되면 일부 교수들이 언론, 국회에 접촉해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데 열을 올린다"며 "투서가 난무하는 것을 보면 '여기가 대학이 맞는지'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선거에서도 선거 과열에 대한 교수 사회의 우려가 나왔다.
교협은 교수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가짜뉴스'에 의한 후보자 음해 행위 등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총추위와 후보 캠프들이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총추위원이 직접적으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활동을 벌이거나 언론을 통해 간접적 후보 선전을 하는 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총장 후보를 평가하는 정책평가단에 공과대학, 의과대학, 자연과학대학, 인문대학 등 규모가 큰 단과대학 소속 교수들의 비율이 크다는 점은 총장 선거를 단과대별 경쟁 구도로 몰아가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339명으로 구성된 정책평가단에는 공대 40명, 의대 40명, 자연대 37명, 인문대 30명 교수 등이 참여한다.
다른 단과대학에서 6~11명 교수가 참여하는 것과 비교해 압도적인 비율이다.
이로 인해 대규모 단과대학의 지지를 받는 후보가 총장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초 선거 당시 이사회에 추천된 3인의 후보도 의대 교수 1명과 공대 교수 2명이었다. ◇ 버티는 총추위…제도 개선 현실적 어려워
선거 제도의 부작용을 두고 논란이 커졌지만, 문제는 이번 총장 선거에서 제도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데 있다.
총추위는 제도 개선에 대한 학내 요구에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총장 공석 상황에서 차기 총장 선출이 최우선 과제인 만큼 제도 개선은 향후 논의할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교수·학생 사회가 실질적으로 행동을 취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선거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이사회에서 규정 개정이 이뤄져야 하지만, 이사회는 이와 관련해 논의조차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교협은 제도 개선 요구가 선거 개입으로 비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교협 관계자는 "차기 총장 선출이 급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총추위에 경고하고 요구하는 것 외에 구체적인 행동을 취하기는 어렵다"며 "특히 교협이 선거 개입을 해서는 안 되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