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개미 떼 서식지가 된 고택을 배경으로 한 연극 ‘사막 속의 흰개미’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 개관기념작으로 다음달 9일부터 25일까지 무대에 오른다.

세종S씨어터는 실험적인 예술작품의 기획과 제작이 가능한 300석 규모의 블랙박스형 공연장이다. ‘사막 속의 흰개미’는 ‘2018 서울시극단 창작대본 공모’를 통해 선정된 황정은 작가의 창작극이다.

연극은 알 수 없는 자연현상에 무너져가는 고택의 실체를 감추려는 사람들 사이의 긴장을 파고든다. 극심한 가뭄으로 메말라가는 마을에서 유일하게 수풀이 무성하게 자라는 고택의 주인이자 대형교회 목사인 공석필은 이 집의 기이한 현상이 흰개미 떼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곤충 연구원 에밀리아를 만난다. 이어 석필에게 신비한 여인 임지한이 찾아오면서 15년 전 그 날의 비밀이 밝혀진다.

황 작가는 2017년 연극 ‘오리온’을 시작으로 음악극 ‘멘탈 트래블러’, 연극 ‘미녀와 야수’를 각색했으며 연극 ‘생각보다 괜찮은’, ‘우리는 처음 만났거나 너무 오래 알았다’를 집필했다.

김광보 연출은 집을 갉아먹는 흰개미와 무너져가는 고택을 통해 우리 사회의 불안과 위태로움, 허위와 가식을 드러낸다. 공석필 역은 배우 김주완, 에밀리아 피셔 역은 배우 최나라가 연기한다. 석필의 아버지 공태식 역은 강신구가, 어머니 윤현숙 역은 백지원이 함께 호흡을 맞춘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