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한국인이 병원 외래진료를 가장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 기간은 일본에 이어 두 번째로 길었다. 다른 나라보다 의사를 만나기 쉬운 데다 건강보험 진료비가 저렴해 의료기관들이 박리다매형 서비스를 주로 제공하는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1인당 年 평균 17회…병원 많이 가는 한국인
14일 보건복지부의 OECD 건강통계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한국인은 의료기관을 1인당 평균 17회 찾았다. 매달 병원을 평균 1.4회 방문했다. OECD 평균(7.4회)보다 2.3배 많았다. 두 번째로 진료 횟수가 많은 일본(12.8회)보다 병원에 4.2회 더 갔다. 의료기관을 가장 적게 간 스웨덴(2.8회)보다는 여섯 배나 많았다. 외래진료 횟수는 가파르게 증가했다. 5년 전인 2011년에는 한국인(12.5회)보다 일본인(13회)이 병원을 자주 갔지만 5년 만에 순위가 역전됐다.

입원도 오래 했다. 환자 1인당 평균 입원일수는 18.1일로 OECD 평균(8.3일)보다 2.2배 길었다. 일본(28.5일)에 이어 두 번째다. 입원일수가 10일을 넘긴 나라는 프랑스(10.1일)를 포함해 세 나라뿐이다. 한국인의 입원일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2011년 16.4일에서 5년 만에 1.7일 늘었다.

병원을 자주 가고 입원도 오래했지만 한국의 경상의료비 지출 규모는 OECD 평균보다 낮았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의료비 지출 비중은 7.6%로, OECD 평균(8.9%)보다 낮았다. 의료비 지출 비중이 가장 큰 나라는 미국(17.2%)이었다. 의료계 관계자는 “국민 모두 혜택을 받는 보편적 건강보험 보장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저부담-저수가 시스템’을 선택한 국내에서 의료기관들은 진료 횟수와 입원 기간을 늘려 낮은 진료비 때문에 생기는 손실을 보전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