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은 키 작은 나무가 보이는 어디 즈음에서 음악 소리에 빠져들었나 봅니다. 그 풍경 속으로 뜨거운 야구공 하나가 날아들었겠지요. 음악 하나에 시월에는 구름도 외발자전거를 탑니다. 야구는 곧 포스트시즌을 맞습니다. 그 뜨거운 공은 음악이 되고 침묵이 됩니다. 구름이 층층무늬로 아름다운 시월입니다. 첫서리는 내렸으니 따뜻한 아랫목이 생각납니다. 큰 일교차 때문에 몸의 감각이 팽그르르 휘돕니다. 음악이든 시 속이든 흠뻑 빠지기 좋습니다. 문득 고개를 들면 나뭇가지엔 시간도 걸리고 색과 빛이 걸리고 제 기침 소리도 걸립니다.

이소연 < 시인(2014 한경신춘문예 당선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