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재해 여파 등으로 항공 수요 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선을 넘어서면서 연료비 부담까지 늘어난 항공업계의 경영 부담이 커지는 분위기다.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에서 대안을 찾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인천공항 여객 수는 537만339명으로 작년보다 6.9% 증가했다. 역대 최고치는 경신했지만 지난 3월(16.1%)과 4월(15.2%) 등 올 상반기 기록한 가파른 증가세는 한풀 꺾였다. 국제선 여객(534만5986명)만 떼어놓고 보면 전년보다 7%나 줄었다. 작년(10월)과 달리 추석 연휴가 9월에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감소세는 더욱 도드라진다.

일본 노선 여객(96만9057명)이 전년 대비 1.3% 줄었다. 지난달 홋카이도 지진과 태풍에 따른 오사카 간사이공항 일시 폐쇄 여파로 풀이된다. 일본 여객 감소는 2016년 5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노선 여객(36만1909명)도 작년보다 0.5% 감소했다. 대신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여파 등으로 줄었던 중국 노선 여객(105만2593명)은 전년과 비교해 18.2%나 뛰었다.

상반기 가파르게 늘어난 여행 수요 증가율이 하반기 들어 둔화하고 있다는 게 항공업계의 걱정거리다. 이스타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여객 수가 전년 같은 달보다 각각 2.7%, 1.6% 감소했다. 항공사들은 사드 갈등 해소로 최근 여행객이 늘고 있는 중국발(發) 노선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지난해 월평균 25만 명 수준이었던 중국인 관광객은 올 들어 30만 명을 회복한 뒤 7월엔 41만 명까지 늘었다. 국토교통부는 다음달 중국 항공당국인 민항총국과 노선 배분 관련 실무회의를 열 계획이다.

항공업계에선 중국이 내년 베이징 신공항 개항을 앞두고 운수권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천~베이징은 성수기 탑승률이 95%에 달하는 황금노선으로 꼽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풀서비스항공사(FSC)만 주 20회 이상 취항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저비용항공사(LCC)는 인천~베이징 운항권 배분을 요청하고 있다.

신규 노선이 개설되면 중국 지역 운항 이력이 많은 항공사가 운수권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 LCC업계 1위인 제주항공은 올 들어 옌타이 하이커우 등 3개 중국 노선을 추가했고, 이스타항공도 사드 여파로 운항을 중단했던 청주발 중국 노선 4개를 복항하는 등 중국 하늘길 넓히기에 나섰다. 티웨이항공도 중국 3개 노선을 운항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