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 칼럼] '기울어진 국감'을 개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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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감사는 실종, '정치 쇼'로 날새는 국감장
감사원은 국회 산하에 두고 '상시 국감' 도입
국회의 행정부 견제를 제도화하도록 해야
김인영 < 한림대 교수·정치학 >
감사원은 국회 산하에 두고 '상시 국감' 도입
국회의 행정부 견제를 제도화하도록 해야
김인영 < 한림대 교수·정치학 >
국회의 국정감사는 헌법 제61조에 근거한다. 헌법은 ‘국회는 국정을 감사하거나 특정한 국정사안에 대해 조사할 수 있으며, 이에 필요한 서류의 제출 또는 증인의 출석과 증인이나 의견의 진술을 요구할 수 있다’고 국감의 목적과 방식을 규정하고 있다.
정치적으로 국감은 3권 분립 원칙에 따른 입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견제, 입법부·행정부 정보 비대칭성의 완화라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진다. 행정부 견제를 위해 국회는 국정사안에 대해 조사하고, 정보 비대칭 완화를 위해 행정부에 ‘서류 제출’과 ‘증인의 의견 진술을 요구’한다. 따라서 정부가 독점하고 있는 정보를 공개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1988년 국감에서 공개됐다.
2018년 국감이 두 번째 주에 접어든다. 국감이 조금 밍밍하다. 작년은 문재인 정부 출범 5개월 만의 국감이었기 때문에 올해가 문재인 정부 첫 본격 국감임에도 그렇다. 국감이 변질됐기 때문이다. 입법부의 일부, 즉 여당 국회의원은 국감을 하지 않고 행정부를 변호하거나 감싸며 도리어 야당의 국감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 국감장이 정부, 여당 대 야당의 2 대 1 구도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 버린 것이다.
국감 첫날 벌어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질문이 좋은 예다. 이 대표는 국감 첫날 외교부 국감에서 강경화 장관에게 “5·24 조치를 해제할 용의가 있나”라는 유도성 질문을 했고, 강 장관은 “관계 부처와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준비된 답변을 했다. 정부에 해명의 시간을 주고자 정부를 배려한 질문이었다. 이 대표가 정부가 상황을 봐가며 발표하고 싶은 ‘5·24 조치 해제’를 정부 부담을 덜어주고자 미리 국회에서 답변하는 식으로 발표하게 함으로써 기정사실화하려고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2 대 1의 기울어진 운동장에 불려 나온 국감 증인은 늘 ‘언어폭력’에 시달린다. 또 국감장은 정부 정책을 감사하고 따지는 야당에 대한 여당의 물타기 현장이 돼 버렸다. 그러나 난감한 것은 현재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과거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에서도 발생했고 앞으로도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개선책은 무엇인가.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라는 국감의 본질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첫째,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를 위한 또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국감이라면 굳이 9월 정기국회에서 20일간만 진행할 필요가 없다. 1년 내내 하는 ‘상시 국감’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정책이 집행되고 마무리되는 연말에 국정을 감사하면 정부 정책을 되돌릴 기회조차 잃어버린다. 따라서 정책이 만들어지고 집행되는 기간에 집중적으로 감사하는 것이 옳다. 정책이 시행되는 초기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지금보다 더 나은 ‘정책 지향’, ‘미래 지향’의 국감으로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헌법 개정 사항이지만 감사원을 대통령 밑에서 국회로 가져와야 한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감사원장은 대통령이 수장으로 있는 행정부를 제대로 감사할 수 없다. 과거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감사원의 평가가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 이유는 바로 청와대 입김 때문이었다. 나아가 국회가 감사원의 공공기관 회계 감사 내용과 직무 감찰 내용을 받아 볼 수 있어야만 제대로 된 ‘국정’ ‘감사’를 해낼 수 있다. 감사원이 수행했던 회계 감사, 직무 감찰 내용을 국회가 보고받았더라면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 감독을 출석시켜 국감거리도 되지 않는 대표 선발 과정이나 연봉을 묻지는 않았을 것이고, 벵골 고양이가 철창에 갇혀 ‘동물 증인’으로 출연하는 ‘쇼(show)’가 행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또 ‘빈손 국감’ 논쟁도 없어질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정부를 견제하지 않고 옹호하는 난감한 국감, 인격 모독의 언어로 증인을 다그치는 방식의 국감은 전 세계에 대한민국 하나뿐이다. 국감을 연례행사의 쇼로 만들지 말고 행정부 견제를 지속적이고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미국 의회의 청문회처럼 연중 상설화하는 방안, 감사원을 국회로 가져오는 방안, 일본 의회처럼 상임위원회가 회기 중 의장 승인만으로 언제든 행정부를 조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정치적으로 국감은 3권 분립 원칙에 따른 입법부의 행정부에 대한 견제, 입법부·행정부 정보 비대칭성의 완화라는 두 가지 목적을 가진다. 행정부 견제를 위해 국회는 국정사안에 대해 조사하고, 정보 비대칭 완화를 위해 행정부에 ‘서류 제출’과 ‘증인의 의견 진술을 요구’한다. 따라서 정부가 독점하고 있는 정보를 공개해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1988년 국감에서 공개됐다.
2018년 국감이 두 번째 주에 접어든다. 국감이 조금 밍밍하다. 작년은 문재인 정부 출범 5개월 만의 국감이었기 때문에 올해가 문재인 정부 첫 본격 국감임에도 그렇다. 국감이 변질됐기 때문이다. 입법부의 일부, 즉 여당 국회의원은 국감을 하지 않고 행정부를 변호하거나 감싸며 도리어 야당의 국감 진행을 방해하고 있다. 국감장이 정부, 여당 대 야당의 2 대 1 구도로 ‘기울어진 운동장’이 돼 버린 것이다.
국감 첫날 벌어진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질문이 좋은 예다. 이 대표는 국감 첫날 외교부 국감에서 강경화 장관에게 “5·24 조치를 해제할 용의가 있나”라는 유도성 질문을 했고, 강 장관은 “관계 부처와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준비된 답변을 했다. 정부에 해명의 시간을 주고자 정부를 배려한 질문이었다. 이 대표가 정부가 상황을 봐가며 발표하고 싶은 ‘5·24 조치 해제’를 정부 부담을 덜어주고자 미리 국회에서 답변하는 식으로 발표하게 함으로써 기정사실화하려고 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2 대 1의 기울어진 운동장에 불려 나온 국감 증인은 늘 ‘언어폭력’에 시달린다. 또 국감장은 정부 정책을 감사하고 따지는 야당에 대한 여당의 물타기 현장이 돼 버렸다. 그러나 난감한 것은 현재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과거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에서도 발생했고 앞으로도 쉽게 고쳐지지 않을 것이라는 데 있다.
개선책은 무엇인가. 입법부의 행정부 견제라는 국감의 본질을 되살리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 첫째, 정보의 비대칭성 해소를 위한 또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국감이라면 굳이 9월 정기국회에서 20일간만 진행할 필요가 없다. 1년 내내 하는 ‘상시 국감’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정책이 집행되고 마무리되는 연말에 국정을 감사하면 정부 정책을 되돌릴 기회조차 잃어버린다. 따라서 정책이 만들어지고 집행되는 기간에 집중적으로 감사하는 것이 옳다. 정책이 시행되는 초기에 문제점을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것이 지금보다 더 나은 ‘정책 지향’, ‘미래 지향’의 국감으로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헌법 개정 사항이지만 감사원을 대통령 밑에서 국회로 가져와야 한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감사원장은 대통령이 수장으로 있는 행정부를 제대로 감사할 수 없다. 과거 4대강 사업과 관련한 감사원의 평가가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 이유는 바로 청와대 입김 때문이었다. 나아가 국회가 감사원의 공공기관 회계 감사 내용과 직무 감찰 내용을 받아 볼 수 있어야만 제대로 된 ‘국정’ ‘감사’를 해낼 수 있다. 감사원이 수행했던 회계 감사, 직무 감찰 내용을 국회가 보고받았더라면 선동열 야구 국가대표 감독을 출석시켜 국감거리도 되지 않는 대표 선발 과정이나 연봉을 묻지는 않았을 것이고, 벵골 고양이가 철창에 갇혀 ‘동물 증인’으로 출연하는 ‘쇼(show)’가 행해지지 않았을 것이다. 또 ‘빈손 국감’ 논쟁도 없어질 것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정부를 견제하지 않고 옹호하는 난감한 국감, 인격 모독의 언어로 증인을 다그치는 방식의 국감은 전 세계에 대한민국 하나뿐이다. 국감을 연례행사의 쇼로 만들지 말고 행정부 견제를 지속적이고 제도화하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다. 미국 의회의 청문회처럼 연중 상설화하는 방안, 감사원을 국회로 가져오는 방안, 일본 의회처럼 상임위원회가 회기 중 의장 승인만으로 언제든 행정부를 조사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