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출신 메건 왕자비로 인해 美·英 이중국적 될듯
英 해리왕자 부부 첫 아이 '미국인' 될까
영국 해리 왕자와 결혼한 미국 할리우드 여배우 출신의 메건 마클 왕자비가 내년 봄 첫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에 벌써부터 이 '로열 베이비'의 국적 논란이 일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마클 왕자비가 현재 본토박이 미국 국적자라는 점을 들어 미래의 귀공자, 또는 소공녀가 미국 시민권자가 될지, 왕실 법규에 의해 영국 국적자로만 남게 될지 궁금증을 자아낸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마클 왕자비가 남편을 따라 영국 국적을 얻으려면 앞으로도 수년간의 지리한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임신 12주차인 마클 왕자비가 내년 봄 출산할 때에도 여전히 미국인 신분인 셈이다.

그래서 최근 켄싱턴궁 주변에서는 마클 왕자비가 미국 국적을 실제 포기할지, 해리 왕자 부부의 첫 아이가 자동으로 미국, 영국 이중 국적자가 될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더 나아가 이들 부부가 미국에 세금을 내거나 왕실 자산을 검사받아야 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라는 문제로 의문이 커지고 있다.

정답은 이렇다.

부모를 통해 미국 시민권을 부여받으려면 몇가지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

아이가 어디에서 태어났는지, 부모 한쪽, 또는 부모 모두가 미국인인지, 그리고 부모가 결혼한 상태인지 등이다.

미국 국무부에 따르면 결혼한 미국인과 외국인 부부가 해외에서 출산한 신생아는 자동으로 태어날 때부터 시민권이 부여된다.

다만 아이의 미국인 부모가 일정 기간 미국에 거주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지난 1986년 규정이 바뀐 이후 태어난 아이의 일정 거주 기간은 5년으로 정해졌고 14세가 되기 전까지는 최소 2년은 부모와 함께 살아야 미국 시민권이 유지된다.

도리스 메이스너 전 미국 이민귀화국(INS) 국장은 "왕자 부부의 아이는 미국 국적자로 태어나겠지만 이 미국 시민권이 제대로 기능하려면 서류와 증빙자료가 필요하고 이를 유효화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먼저 왕자 부부는 영국 주재 미국총영사관에 출생신고를 해야 한다.

메이스너 전 국장은 "'해외 출생신고'라고 하는 서류를 작성해 내면 이는 아이의 미국 시민권 증빙자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미국 여권 신청도 가능하며 아이는 '이중 국적자'로 간주된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기술적 차원에서는 이중국적을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은 역사의 대부분 기간에 이중 국적을 금지했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미국에 귀화하는 외국인은 "저는 제가 과거에 신민이거나 시민이었던 외국의 모든 군주, 통치자, 국가, 주권에 대해 모든 충성과 신의를 완전히, 또 절대적으로 포기하고 단절할 것"이라는 충성 맹세(Oath of Allegiance)를 읊어야 한다.

지난 수십년간 미국 정부는 해외에서 직장을 얻고 현지 국적을 취득하는 미국인들이 지속해서 늘어나면서 이중 국적에 대한 스탠스를 완화해왔다.

메이스너 전 국장은 "미국이 이중국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이를 더이상 반대하지는 못한다.

이 정책은 앞으로 상당 기간 기본적으로 '말하지 마' 정책이 돼 왔다"고 말했다.

신문은 영국 왕실이 대서양 건너 미국에 충성을 서약하는 왕위 계승자를 원할지에 의문을 표시하며 그럴 가능성이 매우 낮다고 전했다.

그런 까닭에 이런 국적 논란보다 차라리 아이 이름을 추측하는 것이 더 생산적인 뉴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英 해리왕자 부부 첫 아이 '미국인' 될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