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오름세가 지속됨에 따라 정부의 유류세 인하폭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다음달부터 한시적으로 유류세를 10% 정도 내리기로 했지만 유가 상승분을 감안해 그 폭을 20%까지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3일 “유류세를 한시적으로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취약계층 부담을 줄이고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인하폭은 10% 안팎이 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2008년에도 유류세를 인하한 적이 있는데 당시 인하폭도 10%였다.

정부는 이달 말 유류세 인하 대책을 발표해 다음달부터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4월 말까지 6개월간 시행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만 대책 발표 전까지 유가가 큰 폭으로 오르면 인상폭과 시행 기간이 변경될 수 있다는 게 기재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세금을 10% 깎아주는 것으로는 국민이 체감하는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어서다.

이달 첫째주 휘발유 평균 소비자가격은 L당 1660원이었다. 유류세를 10% 인하하면 L당 82원 낮아져 1578원이 된다. 하지만 휘발유 값은 지난 한 달간 L당 50원 올랐다. 이 가격 상승폭을 그대로 적용하면 유류세가 인하돼도 한 달 뒤에는 가격이 1628원이 된다.

유류세를 20% 인하한다고 가정하면 휘발유 가격은 L당 164원 낮아져 1496원이 된다. 앞으로 한 달간 L당 50원이 오르더라도 1500원대를 유지할 수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국제 유가가 얼마나 오르는지 등을 지켜본 뒤 유류세 인하폭을 최종 결정하겠다”고 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