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자인 이재규 감독은 16일 서울시 송파구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진행된 영화 '완벽한 타인' 시사회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휴대전화와 SNS가 친밀한 나라 아니냐"며 "전화기로 벌어지는 40대들의 삶의 이야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소개했다.
'완벽한 타인'은 완벽해 보이는 커플 모임에서 한정된 시간 동안 휴대전화로 오는 전화, 문자, 모바일 메신저를 강제로 공개해야하는 게임 때문에 벌어지는 예측 불허 이야기를 그린 작품. MBC '다모', '베토벤 바이러스'와 영화 '역린' 등의 작품을 선보인 이재규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이재규 감독은 "휴대전화라는게 저에게 가장 가까운 친구, 가장 잘아는 친구 같다"며 "가끔 떨어져 지내고 싶기도 하다. 그래서 영화 소재로 다루면 우스꽝스럽지만 생각을 하게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 같아서 기획하게 됐다"고 말했다.
'완벽한 타인'은 휴대전화 공개라는 설정도 관심을 모았지만 출연 배우들의 연기 변신도 흥미를 끄는 요소였다.
유해진은 뻣뻣한 바른생활 변호사 태수 역을 맡았고, 조진웅은 친구 모임의 리더이자 '신의 손'으로 불리는 성형 명의 석호 역을 연기했다. 이서진은 사랑이 넘치는 꽃중년 사장 준모 역에 발탁됐다.
염정아는 문학에 빠진 가정주부 수현을 연기했고, 김지수는 외모, 능력 모든 것이 완벽한 정신과 의사 예진 역을 맡았다. 송하윤은 커플 모임의 막내 수의사 세경 역에 발탁돼 순수한 매력을 뽐냈다. 특히 유해진은 이전까지 바르고 유쾌한 모습이 아닌 가부장적이고 권위적인 남편으로, 이서진은 능글능글 맞은 새 신랑 역을 맡아 이전과 다른 연기를 선보였다.
이서진은 "저와 전혀 다른 캐릭터라 연기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캐릭터를 소개해 폭소케 하기도 했다. 이서진의 발언에 조진웅은 "진실만을 말해줄 것을 소망한다"고 말해 화기애애했던 촬영장 분위기를 보여줬다.
이서진은 "오랜만에 영화 출연이지만, 감독님과는 오래전 인연이 있어서 믿고 간 부분이 있었다"며 "같이 하는 배우들도 좋아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갈 수 있었다"고 촬영 과정을 전했다.
또 이서진은 "캐릭터 자체가 능글맞은 캐릭터인데 저에겐 어렵고 힘든 연기였다"며 "제가 전혀 그렇지 않다"고 전했다.
유해진도 "시나리오를 볼 때부터 상황이 주는 재미가 계속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촬영장에서 즉흥적으로 준비한 것도 있지만, 미리 짜간 애드리브가 있다"고 말하면서 믿고보는 유해진표 유머를 예고했다.
여기에 목소리만으로 존재감을 뽐내는 전화를 건 사람들을 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가 될 전망이다. 이재규 감독은 "라미란, 이순재, 김민교 배우 등이 참여하셨는데, 전화 오는게 중요해서 목소리만으로도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는 분을 섭외하려 신경썼다"며 "인연이 있는 분들께 최대한 부탁했다"고 캐스팅 비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완벽한 타인'은 각각의 캐릭터, 끝까지 놓칠 수 없는 긴장감, 여기에 허를 찌르는 유머가 가미돼 보는 재미를 더했다. 하지만 마지막 엔딩은 열린 결말로 막을 내려 관객들의 선택에 여지를 뒀다.
이재규 감독은 "생각할 여지가 있을 거 같다"며 "아무리 친한 사이라고 하더라도 모든 걸 속속들이 아는게 도움이 될까 이런 생각을 했다. 어릴 때 투명인간이 되면 얼마나 좋을까 이런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면서 과연 좋기만 할까 싶었다"면서 영화 엔딩에 대해 고민한 부분을 전했다.
또 "이탈리아 작품을 각색했는데, 한국사람들이 웃고, 한국사람들이 재밌게 할 수 있는 작품이길 바랐다"며 "원작과 다르게 캐릭터를 바꾸고, 이야기에 변주를 줬다"고 소개하면서 호기심을 자극했다.
한편 '완벽한 타인'은 오는 31일 개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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