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생각은 갖고 있다…주주가치 제고도 중요"
"美 재무부와 국내 은행 콘퍼런스콜, 사전에 알아"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과 그에 따른 최고경영자(CEO) 선임과 관련 "정부 생각은 있지만, 구체적인 의사 표시를 할지, 하면 어떤 방법으로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15일 정부서울청사 금융위 기자실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최근 금융권 현안에 대해 이야기했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현재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지주사 전환 시 손태승 우리은행 행장이 우리금융지주 회장을 겸직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정부가 (예금보험공사를 통해) 우리은행 지분 18.4%를 갖고 있어 지배구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우리도 생각은 있지만, 구체적인 의사 표시를 할지 말지, 하면 어떻게 할지는 지금 말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최 위원장의 일문일답.

-- 우리은행이 지주사 전환 문제와 함께 행장과 회장을 겸직할지를 놓고 이야기가 많다.

▲ 난감한 질문이다.

우리은행 경영이 자율적으로 잘 되게 한다는 원칙에는 변함이 없다.

잘 되게 하는 것에는 자율 경영을 통한 금융산업 발전도 있겠지만, 은행 영업을 잘해 주주가치를 제고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예금보험공사가 우리은행 지분 18.4%를 갖고 있다.

그래서 지배구조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 이 문제와 관련 주주권을 행사할 계획인가.

▲ 어떻게 하는 것이 더 좋을지는 지금은 말씀드리기 어렵다.

주주권 행사가 될지, 구체적인 의사 표현을 할지 말지, 하면 어떻게 할지 등을 말하기 어렵다.

다만 (무엇이 좋은지) 우리 생각은 갖고 있다.

--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련, 고(高)DSR 비율은 차등화하나.

▲ 오는 18일 자세히 발표할 계획이다.

다만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특수은행 등 차이가 있어서 차등화할 생각이다.

또 고DSR 기준도 2가지 이상으로 제시할 계획이다.

고DSR 비율을 70%나 80%로 하고 고DSR 허용 비율을 15%나 20%로 한다고 하면 한 단계 더 만들어서 이 중 90% 이상은 몇% 이내로 한다 이런 식으로 차등화하면 개별 차주나 은행별로 활용할 수 있다.

-- 미국 재무부가 국내 은행들과 대북 제재 관련 콘퍼런스 콜(전화 회의)을 했다.

▲ 미국 재무부·테러 금융 담당자가 국내 7개 은행 자금세탁방지 임원들과 면담했다.

미국과 국제연합(UN)의 대북제재가 유효하다는 내용이었고 은행들 생각이 어떤지 파악하기 위한 통화였다.

은행들은 그런 내용과 방침 잘 알고 있고 충실히 준수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 재무부가 은행들과 직접 통화해 이상하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통화하기 전에 적절한 절차와 여러 채널을 통해 연락을 받아 통화할 것을 사전에 알았다.

-- 가상화폐공개(ICO) 허용 여부와 관련해 어디까지 진행됐나.

▲ 금감원에서 국내 ICO 실태를 조사 중이고 금융위도 해외 사례를 파악하고 있다.

금융위 혼자 방향을 결정하지는 못하고 관계부처와 협의하겠다.

다만 언론에서는 해외 사례를 들며 ICO 필요성을 보도하는데 그런 면도 있지만 다른 면도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미 의회 청문회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루비니 교수는 가상통화는 모든 사기의 근원이고 종말로 들어섰으며 ICO는 기본적으로 사기고 증권법 회피를 위해 설계됐다고 말했다.

프랑스도 관련 입법을 준비하고 있다지만 프랑스 정부 의도대로 법제화되면 프랑스 내 가상통화, 블록체인 업계는 사실상 다 쫓겨난다고 한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비트코인이 포함된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을 거절했다.

가상통화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고 가치평가가 어려우며 사기 조작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였다.

-- 국정감사에서 예금자 보호제도 한도와 관련 신중히 검토한다고 했다.

▲ 예금자 보호 한도가 5천만원으로 정해진 것이 몇십 년 전이어서 상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일리가 있다.

그러나 한도를 올리면 예보료 부담이 커지고 자금이동도 상당할 것이다.

신중히 본다는 것은 조심스럽게 봐야 한다는 뜻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