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송배전 미개통 용량, 4년새 60배 증가

신재생에너지를 만들어 판매하려는 업체들은 늘어나고 있지만 이를 송·배전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해 발전시설이 무용지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다.
2만 가구분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부족해 6년간 '무용지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자유한국당 정우택 의원이 16일 한국전력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송·배전 시설 미개통 용량이 지난 2014년에는 181㎿에 불과했으나 올해 8월 말 기준 1만896㎿로, 무려 60배 이상 늘었다.

사업자가 신재생에너지를 발전시설에서 만들어 고객에게 내다 팔기 위해서는 변전소를 포함한 한전의 송·배전 인프라를 통해야 한다.

이 때문에 사업자는 자신의 발전시설을 한전의 송·배전 인프라에 접속하겠다고 신청하고 개통이 되면 사업을 할 수 있는데, 사업자가 신청했지만 개통되지 않아 무용지물이 된 발전시설의 용량이 4년 새 60배 이상 늘었다는 뜻이다.

'지역 쏠림' 현상도 눈에 띄었다.

소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자들이 일조량이 풍부하고 상대적으로 토지 가격이 저렴한 호남지역으로 몰리다 보니 올해 전체 미개통 용량의 43.2%(4천706㎿)가 호남지역에서 발생했다.

정부가 정책기조상 신재생에너지 활성화를 독려하면서도 정작 그에 걸맞은 인프라를 갖추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 2016년 10월부터 1㎿ 이하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송배전 인프라에 접속하는 것을 보장해주는 정책을 시행했다.

실제로 해당 정책 시행 후 접속 신청 건수는 폭증했다.

2016년 10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접속 신청 규모는 총 1만87㎿로 집계됐다.

이중 즉시 접속이 완료된 용량은 절반도 못 미치는 46%(4천593㎿)였다.

배전선로·변압기 설치 작업 등이 필요해 접속되기까지의 대기시간이 1년 이내였던 용량은 41%(4천177㎿)였다.

그러나 통상 입지 선정부터 공사까지 약 6년이 소요되는 변전소 건설 작업을 거쳐야만 접속이 가능해 장기간 대기 중인 용량은 전체의 약 13%(1천317㎿)였다.

1천317㎿ 용량의 태양광 시설을 1년간 돌리고 그 가동률을 15%로 상정할 때 만들어지는 에너지는 총 7천210㎿h. 1가구의 연간 전력사용량을 3천600㎾로 볼 때 약 2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에너지를 만들 수 있는 발전시설이 무용지물이 된 셈이라고 정 의원은 추산했다.

정 의원은 "정부는 무조건 신재생에너지 확대정책을 펼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계획과 대안을 통해 신재생에너지 지역 분산화 등으로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