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욱의 전자수첩] 폴더블폰 출시하면 사시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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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폴더블폰, 늦어도 내년 2월 공개 전망
스마트폰 성장 둔화에 새로운 폼팩터 필요
고동진 사장, 사용성·휴대성·완성도 자신
스마트폰 성장 둔화에 새로운 폼팩터 필요
고동진 사장, 사용성·휴대성·완성도 자신
새로운 형태의 모바일 디바이스가 곧 출현한다. 삼성전자는 늦어도 내년 2월 폴더블(접이식) 스마트폰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화웨이도 폴더블폰 최초 출시를 공언했지만 현재로선 삼성전자가 한 발 앞선 상태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지의 땅이 설렘과 두려움을 동시에 주는 것처럼, 전에 없던 폴더블폰도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시점에 폴더블폰은 제조사들의 필연적 선택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능은 상향 평준화됐고 디자인은 거기서 거기다. 제조사들이 스스로 정한 혁신의 기준은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내외적으로 눈에 띄는 변화가 없으니 시장도 쪼그라들었다. 국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새 폼팩터(형태)인 폴더블폰을 택한 이유다.
폴더블폰의 가치는 달라진 외형으로부터 시작된다. 폴더블폰은 '바(bar)'의 형체가 접히면서 전에 없던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 여기에 접히는 특성을 활용한 추가적 기능을 적용하기도 수월하다. 바의 형태를 띈 기존 스마트폰은 이미 디자인 변화와 기능 확대에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휴대폰은 형태가 바뀌면서 진화했다. 굵직한 변화는 11년 주기로 이뤄졌다. 1996년 모토로라는 최초의 폴더형 휴대폰 ‘스타텍’을 내놨고, 11년 뒤인 2007년 애플은 현재 스마트폰 형태의 기준이 된 ‘아이폰’을 선보였다. 그리고 11년뒤인 2018년 폴더블폰이 데뷔를 앞두고 있다.
폴더블폰 성패의 관건은 사용성이다. '접히고 펼칠 수 있는 화면이 사용하기에도 편할까'라는 의문이 적지 않다. 폴더블폰은 반으로 접으면 그만큼 두꺼워지는데, 얇고 가벼운 디자인이 대세인 상황에서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주머니에 휴대하기 불편할 것 같다는 지적도 있다.
내구성도 문제다. 소비자들은 계속 폰을 접었다 폈다 하면 접히는 부분이 같은 수준의 화질을 구현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보인다. 또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면 외부에서 산소가 유입돼 화면에 픽셀이나 전극 불량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기존 스마트폰보다 큰 화면에다 최신 기능들을 대거 탑재해 배터리 과열도 문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폴더블폰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 회사 측은 폴더블폰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한 결과, 명료한 답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의 발언이 그렇다. 고동진 사장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은 사용자에게 매우 의미 있어야 한다”라며 “만약 사용자 경험이 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어떤 제품도 내놓지 않을 것이다”라며 폴더블폰의 완성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동진 사장은 "삼성의 폴더블폰은 태블릿으로 변형될 수 있으며, 반으로 접어 주머니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폴더블 스마트폰을 펼친 상태에서 태블릿과 동일하다면, 소비자들이 왜 사겠는가"라며 "휴대폰이 접힌 상태에서 대부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검색하거나 어떤 것을 봐야 할 때 화면을 펼칠 수도 있다"고 했다. 휴대성과 사용성에 대한 답을 모두 내놓은 셈이다.
가격은 좀 더 지켜볼 문제다. 폴더블폰은 CPI필름 등 고가의 소재와 부품을 적용하면서 기존 스마트폰의 가격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업계는 폴더블폰의 가격을 170만원~200만원 초반대로 보고 있다. 분명 기존 스마트폰보다 높은 가격대다. 다만, 아이폰XS 맥스 512GB의 국내 가격이 2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력 있는 가격이라는 시각도 있다.
폴더블폰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폴더블폰의 글로벌 연간 판매량을 80만대 수준으로 잡고 있다. '갤럭시S7'과 '갤럭시S8'이 출시 후 2개월 동안 각각 1200만대, 1000만대씩 팔렸던 점을 볼 때 턱없이 낮은 수치다. 2022년 세계 폴더블폰 판매량은 5010만대로 전체 휴대폰에서 겨우 2.5%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처음부터 폴더블폰 시장을 크게 잡고 있진 않다. 고동진 사장은 "폴더블폰은 출시 초반에 틈새시장을 공략하겠지만 주류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더블폰의 경우 기존 프리미엄폰과 달리 초반에 소량 생산을 지향하면서 차츰 늘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개발자컨퍼런스(SDC)에서 폴더블폰의 일부 스펙과 전용 앱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보다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 구현 방식 중심으로 소개될 전망이다.
갤럭시F로 명명된 이 제품은 접었을 때에는 4.6인치, 펼쳐서 태블릿처럼 사용할 때에는 7.3인치 화면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F는 수첩처럼 반으로 접는 인폴딩(안으로 접는) 방식을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폴더블폰의 최종 디자인을 확정하는 단계에 돌입했으며 시제품들을 테스트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구성을 확보하려는 작업도 마무리 단계다.
내년 초 베일을 벗는 세계 최초 폴더블폰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접을까 펼칠까.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시점에 폴더블폰은 제조사들의 필연적 선택이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기능은 상향 평준화됐고 디자인은 거기서 거기다. 제조사들이 스스로 정한 혁신의 기준은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내외적으로 눈에 띄는 변화가 없으니 시장도 쪼그라들었다. 국내외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새 폼팩터(형태)인 폴더블폰을 택한 이유다.
폴더블폰의 가치는 달라진 외형으로부터 시작된다. 폴더블폰은 '바(bar)'의 형체가 접히면서 전에 없던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 여기에 접히는 특성을 활용한 추가적 기능을 적용하기도 수월하다. 바의 형태를 띈 기존 스마트폰은 이미 디자인 변화와 기능 확대에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
휴대폰은 형태가 바뀌면서 진화했다. 굵직한 변화는 11년 주기로 이뤄졌다. 1996년 모토로라는 최초의 폴더형 휴대폰 ‘스타텍’을 내놨고, 11년 뒤인 2007년 애플은 현재 스마트폰 형태의 기준이 된 ‘아이폰’을 선보였다. 그리고 11년뒤인 2018년 폴더블폰이 데뷔를 앞두고 있다.
폴더블폰 성패의 관건은 사용성이다. '접히고 펼칠 수 있는 화면이 사용하기에도 편할까'라는 의문이 적지 않다. 폴더블폰은 반으로 접으면 그만큼 두꺼워지는데, 얇고 가벼운 디자인이 대세인 상황에서 단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주머니에 휴대하기 불편할 것 같다는 지적도 있다.
내구성도 문제다. 소비자들은 계속 폰을 접었다 폈다 하면 접히는 부분이 같은 수준의 화질을 구현할 수 있을지에 의구심을 보인다. 또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면 외부에서 산소가 유입돼 화면에 픽셀이나 전극 불량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한다. 기존 스마트폰보다 큰 화면에다 최신 기능들을 대거 탑재해 배터리 과열도 문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도 폴더블폰에 대한 우려를 잘 알고 있다. 회사 측은 폴더블폰의 필요성에 대해 고민한 결과, 명료한 답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 최근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의 발언이 그렇다. 고동진 사장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은 사용자에게 매우 의미 있어야 한다”라며 “만약 사용자 경험이 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어떤 제품도 내놓지 않을 것이다”라며 폴더블폰의 완성도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고동진 사장은 "삼성의 폴더블폰은 태블릿으로 변형될 수 있으며, 반으로 접어 주머니에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폴더블 스마트폰을 펼친 상태에서 태블릿과 동일하다면, 소비자들이 왜 사겠는가"라며 "휴대폰이 접힌 상태에서 대부분의 기능을 사용할 수 있고, 검색하거나 어떤 것을 봐야 할 때 화면을 펼칠 수도 있다"고 했다. 휴대성과 사용성에 대한 답을 모두 내놓은 셈이다.
가격은 좀 더 지켜볼 문제다. 폴더블폰은 CPI필름 등 고가의 소재와 부품을 적용하면서 기존 스마트폰의 가격보다 비쌀 수밖에 없다. 업계는 폴더블폰의 가격을 170만원~200만원 초반대로 보고 있다. 분명 기존 스마트폰보다 높은 가격대다. 다만, 아이폰XS 맥스 512GB의 국내 가격이 200만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력 있는 가격이라는 시각도 있다.
폴더블폰에 대한 전망은 밝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폴더블폰의 글로벌 연간 판매량을 80만대 수준으로 잡고 있다. '갤럭시S7'과 '갤럭시S8'이 출시 후 2개월 동안 각각 1200만대, 1000만대씩 팔렸던 점을 볼 때 턱없이 낮은 수치다. 2022년 세계 폴더블폰 판매량은 5010만대로 전체 휴대폰에서 겨우 2.5% 비중을 차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처음부터 폴더블폰 시장을 크게 잡고 있진 않다. 고동진 사장은 "폴더블폰은 출시 초반에 틈새시장을 공략하겠지만 주류 시장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폴더블폰의 경우 기존 프리미엄폰과 달리 초반에 소량 생산을 지향하면서 차츰 늘려갈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삼성전자는 다음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삼성개발자컨퍼런스(SDC)에서 폴더블폰의 일부 스펙과 전용 앱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 하드웨어보다는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 구현 방식 중심으로 소개될 전망이다.
갤럭시F로 명명된 이 제품은 접었을 때에는 4.6인치, 펼쳐서 태블릿처럼 사용할 때에는 7.3인치 화면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F는 수첩처럼 반으로 접는 인폴딩(안으로 접는) 방식을 구현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현재 폴더블폰의 최종 디자인을 확정하는 단계에 돌입했으며 시제품들을 테스트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구성을 확보하려는 작업도 마무리 단계다.
내년 초 베일을 벗는 세계 최초 폴더블폰에 소비자들은 지갑을 접을까 펼칠까.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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