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추상미는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배우가 아닌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 감독으로 인사를 했다. 추상미는 "이송이란 친구는 과도하게 밝았는데, 쉽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며 "폴란드 선생님 덕분에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1951년 폴란드로 보내 진 한국의 전쟁고아 1500명의 사연을 쫓는 다큐멘터리 영화다. 자신들을 엄마, 아빠라고 칭했던 폴란드 선생님들과 그들을 진심으로 따랐지만 북한으로 돌아가야 했던 아이들의 사연을 담담히 전하는 작품.
추상미는 배우가 아닌 연출자로 탈북소녀 이송과 함께 폴란들 떠나 당시 아이들을 돌봤던 선생님들을 만나고, 그들의 자료를 찾았다. 또한 내레이션까지 맡으면서 1인 3역을 담당했다.
추상미는 이송에 대해 "현재 준비 중인 극영화 '그루터기들' 캐스팅을 진행하면서 이 친구의 밝은 모습이 좋아 발탁했다"며 "그런데 이 친구가 상처를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이 아이의 이야기를 작품에 참고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저에게 추궁할 권리는 없기에 친밀해지길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어 "뭔가 물으려 하면 '나를 취조하는 건가' 이런 반응을 보였다"며 "탈북민들은 처음 남한에 오면 국정원에 가는데, 굉장히 많은 질문을 오랜 기간 동안 취조를 당한다. 그 과정을 겪기에 마음에 어려움이 있다는 걸 이해했다"고 전했다.
또 이송에 대해 "폴란드 선생님들에게 '송이가 북한에서 왔다'고 하니까 반가워 하면서 울고, 손잡아 주고 하시더라"라며 "그걸 보면서 송이도 같이 울고, 마음의 빗장을 풀리면서 그래서 어느순간 본인의 상처를 대면하기 시작했다. 작품에 담을 수 없는 이야기는 호텔방에서 같이 울면서 들었다"고 털어 놓았다.
추상미는 "탈북 청소년이 겪은 일은 상상을 할 수 없다"며 "(송이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제가 삶에 불평한 것이 부끄럽게 느껴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폴란드로 간 아이들'은 오는 31일 개봉한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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