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중국·일본이 던지는 미 국채, 트럼프가 믿는 구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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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함께 일본, 스위스 등이 미 국채 보유량을 계속 줄이고 있습니다.
미국이 급증하는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쏟아내면서 불안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런데도 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 미래가 없는 것처럼 꺼리낌없이 재정 적자를 늘리고 있을까요?
미 재무부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8월 각국별 미 국채 보유 통계(ticdata.treasury.gov/Publish/mfh.txt)를 보면 중국의 8월 미 국채 보유량은 1조1650억달러로 한달 전보다 약 60억달러 줄었습니다. 이는 2017년6월 이후 최소이며 1년 전의 1조2000억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입니다.
2위 보유국인 일본도 8월 보유액이 1조300억달러로 전월보다 약 60억달러를 줄였습니다.1년간 처분한 양은 361억달러에 달합니다. 세계 1, 2위 보유국이 지속적으로 미 국채를 조금씩 처분하고 있는 겁니다.
금융 산업에서 앞서 있는 6위 스위스도 이런 대열에 동참한 나라입니다. 이달 14억달러, 지난 1년간 214억달러를 팔아치웠습니다. 전체 보유량 2319억달러(8월)의 10%에 가까운 양입니다.
해외 국가들이 보유한 미 국채 전체도 6조2870억달러 규모로 1년전에 비해 1149억달러가 감소했습니다.
미국의 재정 적자는 2018년 회계년도(2017년 10~2018년 9월)에 17%(1130억달러) 증가한 7790억달러에 달했습니다.
미 재무부는 그 만큼 국채 발행을 늘렸구요. 하지만 해외 국가들의 보유는 줄어든 겁니다.
각국이 달러 보유를 줄이고 있다는 또 다른 징후도 있습니다.
IMF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분기 2013년 이래 최저인 62.5%로 하락했습니다. 지난 10분기동안 9번째나 떨어졌습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재정 지출을 계속 늘리고 있습니다. 감세를 하고 지출은 늘리니 내년이면 재정 적자 규모는 1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셈이 빠른 비즈니스맨 출신입니다. 그런데 왜 막대한 빚을 과감하게 만들어내고 있을까요. 재선까지 한다면 앞으로 6년내에는 분명히 국채로 인한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요.
월가의 한 전문가는 "트럼프는 Fed의 양적완화(QE)를 믿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Fed는 글로벌 금융위기 회복 때 4조달러 가량을 퍼부었습니다. 미 경제는 살아났고, Fed의 QE는 좋은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빚이 급증했지만 Fed의 권위는 더 증가했지,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해외 수요가 감소해 국채 발행이 어려워지고 금리가 오르게되면, Fed가 달러를 찍어 사들일 것이란 뜻입니다.
Fed에 대한 정치적 저항은 있겠지만,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을 일은 별로 없습니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구요? 맞습니다. 얼마 전 만난 배리 아이컨그린 교수도 “그럴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겐 또 다른 ‘믿을 구석’ 이탈리아가 있습니다. 이탈리아가 유로존을 탈퇴한다면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통화인 유로화는 무너질 겁니다. 달러화의 지위는 더욱 강화되구요.
이탈리아 빚의 절반은 유럽중앙은행과 독일이 갖고 있습니다. 이탈리아가 이 빚을 유로로 갚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유로존을 탈퇴해 통화를 다시 리라로 바꾸고, 이를 리라로 갚는 건 얼마든 가능합니다.
유로화 채권을 리라화 채권으로 바꿔주지 않겠다면 디폴트가 나는 것이니, 채권자들도 수락할 수 밖에 없겠지요. 트럼프 대통령이 파산을 통해 세금을 아끼고 더 부자가 된 방법과 유사합니다.
영국에 이어 이탈리아까지 탈퇴하면 유로존은 붕괴가 확실시됩니다. ‘한국과 일본’처럼 앙숙인 독일과 프랑스가 둘이서 유로존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게다가 미국이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를 부추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재정 위기가 불거지면 IMF를 보내 자체 통화를 도입하게 유도할 수도 있겠지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돈을 마구 써서 재정 적자를 내도 미국은 별다른 피해가 없을 수 있습니다.
대신 다른 나라들은 금리가 올라 피해를 보겠지요. 돈을 찍어내도 부도날 위험이 없는 기축통화 국가의 위엄입니다.
괜한 상상일까요? 꼭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미국이 급증하는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쏟아내면서 불안감이 조금씩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런데도 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아무 미래가 없는 것처럼 꺼리낌없이 재정 적자를 늘리고 있을까요?
미 재무부가 16일(현지시간) 발표한 8월 각국별 미 국채 보유 통계(ticdata.treasury.gov/Publish/mfh.txt)를 보면 중국의 8월 미 국채 보유량은 1조1650억달러로 한달 전보다 약 60억달러 줄었습니다. 이는 2017년6월 이후 최소이며 1년 전의 1조2000억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입니다.
2위 보유국인 일본도 8월 보유액이 1조300억달러로 전월보다 약 60억달러를 줄였습니다.1년간 처분한 양은 361억달러에 달합니다. 세계 1, 2위 보유국이 지속적으로 미 국채를 조금씩 처분하고 있는 겁니다.
금융 산업에서 앞서 있는 6위 스위스도 이런 대열에 동참한 나라입니다. 이달 14억달러, 지난 1년간 214억달러를 팔아치웠습니다. 전체 보유량 2319억달러(8월)의 10%에 가까운 양입니다.
해외 국가들이 보유한 미 국채 전체도 6조2870억달러 규모로 1년전에 비해 1149억달러가 감소했습니다.
미국의 재정 적자는 2018년 회계년도(2017년 10~2018년 9월)에 17%(1130억달러) 증가한 7790억달러에 달했습니다.
미 재무부는 그 만큼 국채 발행을 늘렸구요. 하지만 해외 국가들의 보유는 줄어든 겁니다.
각국이 달러 보유를 줄이고 있다는 또 다른 징후도 있습니다.
IMF에 따르면 세계 중앙은행들의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분기 2013년 이래 최저인 62.5%로 하락했습니다. 지난 10분기동안 9번째나 떨어졌습니다.
그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재정 지출을 계속 늘리고 있습니다. 감세를 하고 지출은 늘리니 내년이면 재정 적자 규모는 1조 달러를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셈이 빠른 비즈니스맨 출신입니다. 그런데 왜 막대한 빚을 과감하게 만들어내고 있을까요. 재선까지 한다면 앞으로 6년내에는 분명히 국채로 인한 문제가 생길 수 밖에 없는데요.
월가의 한 전문가는 "트럼프는 Fed의 양적완화(QE)를 믿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Fed는 글로벌 금융위기 회복 때 4조달러 가량을 퍼부었습니다. 미 경제는 살아났고, Fed의 QE는 좋은 정책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빚이 급증했지만 Fed의 권위는 더 증가했지,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해외 수요가 감소해 국채 발행이 어려워지고 금리가 오르게되면, Fed가 달러를 찍어 사들일 것이란 뜻입니다.
Fed에 대한 정치적 저항은 있겠지만,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을 일은 별로 없습니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구요? 맞습니다. 얼마 전 만난 배리 아이컨그린 교수도 “그럴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겐 또 다른 ‘믿을 구석’ 이탈리아가 있습니다. 이탈리아가 유로존을 탈퇴한다면 달러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통화인 유로화는 무너질 겁니다. 달러화의 지위는 더욱 강화되구요.
이탈리아 빚의 절반은 유럽중앙은행과 독일이 갖고 있습니다. 이탈리아가 이 빚을 유로로 갚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유로존을 탈퇴해 통화를 다시 리라로 바꾸고, 이를 리라로 갚는 건 얼마든 가능합니다.
유로화 채권을 리라화 채권으로 바꿔주지 않겠다면 디폴트가 나는 것이니, 채권자들도 수락할 수 밖에 없겠지요. 트럼프 대통령이 파산을 통해 세금을 아끼고 더 부자가 된 방법과 유사합니다.
영국에 이어 이탈리아까지 탈퇴하면 유로존은 붕괴가 확실시됩니다. ‘한국과 일본’처럼 앙숙인 독일과 프랑스가 둘이서 유로존을 유지하기는 어려울 겁니다.
게다가 미국이 이탈리아의 유로존 탈퇴를 부추길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탈리아 재정 위기가 불거지면 IMF를 보내 자체 통화를 도입하게 유도할 수도 있겠지요.
결국 트럼프 대통령이 돈을 마구 써서 재정 적자를 내도 미국은 별다른 피해가 없을 수 있습니다.
대신 다른 나라들은 금리가 올라 피해를 보겠지요. 돈을 찍어내도 부도날 위험이 없는 기축통화 국가의 위엄입니다.
괜한 상상일까요? 꼭 그렇지 않을 수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