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를 여는 개두술이나 방사선을 이용한 감마나이프로만 치료했던 청신경종양을 내시경으로 치료하면 수술시간과 입원 기간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청신경종양, 절개 않는 내시경 수술이 개두술보다 수술 시간 짧고 만족도 ↑
문익석 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 교수(사진)팀은 내시경을 활용해 청신경종양 환자 7명에게 종양 수술한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다. 청신경종양은 전정달팽이신경에 생기는 양성종양이다. 이 기관은 평형감각과 청각을 담당한다. 청신경종양은 40~50대에 많이 생긴다. 질환이 있으면 청력감퇴, 이명, 어지럼증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종양이 커지면 신경을 압박해 안면마비가 생기거나 걸음을 제대로 걷지 못하게 된다.

그동안 청신경종양은 두개골을 여는 수술을 하거나 감마나이프 수술로 치료했다. 개두술은 신경학적 후유증이 생길 위험이 크고 감마나이프로는 종양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어 재발 가능성이 높았다.

내시경을 활용한 수술은 두개골을 열거나 귀 뒷부분을 절개하지 않고 귓구멍으로 내시경을 넣어 수술한다. 고막 절개창을 이용해 내이도까지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넣어 종양을 제거한다. 문 교수팀은 세계에서 두 번째,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이 수술에 성공했다. 이후 2016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종양 크기가 비교적 작은 환자 7명에게 내시경을 이용해 수술한 결과 모두 안면신경 마비 없이 종양이 완전히 제거됐다.

수술받은 7명의 평균 수술시간은 194분으로 기존 수술법(351.6분)보다 시간이 적게 걸렸다. 입원기간도 7.4일로 수술(9일)했을 때보다 적게 입원했다. 환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더니 수술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86.5점으로, 기존 수술법(69.8점)보다 높았다. 수술 상처가 보이지 않고 후유증이 적다는 점에서 환자들이 크게 만족했다. 문 교수는 “작은 종양은 개두술이나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도 종양을 없앨 수 있어 환자에게 부담이 적다”며 “수술시간이나 회복시간, 미용 측면에서도 만족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