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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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블록체인 기반 가상화폐(암호화폐) 시장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근거는 ‘시장의 성숙’. 초기의 불명확성을 벗고 암호화폐 관련 기준이 하나 둘 정립되고 있고 거대 기관투자자들이 뛰어드는 데다 곧 체감할 만한 블록체인 실사용 사례들이 나올 것이란 얘기다.

17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법원은 잘못 입금된 암호화폐를 반환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530 카피트랙코인(CPY)을 암호화폐 지갑에 전송하려다가 실수로 530 이더리움(ETH)을 전송한 사건이다. 스콜루드 판사는 “해당 암호화폐는 원고의 소유물이며 실수로 전송됐고 반환 요구를 했지만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일반적 관점에서 보면 당연한 결과지만, 기존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잘못 입금한 암호화폐에 대한 권리를 보장받지 못했다는 점에서 자산 성격을 명확히 하고 재산권을 확보한 판례라는 의미가 있다.

통상 은행 계좌에서 잘못 입금한 경우 돌려받을 근거가 존재하는 반면 암호화폐는 아직 지위조차 명확하지 않아 관련 가이드라인이 없다. 암호화폐 지갑 주소 소유자의 특정, 잦은 해킹, 암호화폐 추적 등의 문제도 있어 반환 받기가 어려웠다. 그럼에도 법원은 암호화폐 지갑 주소가 은행 계좌와 유사한 지위를 가지며 소유권의 근거가 된다는 기준을 제시한 셈이다.

시장으로서는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주목하는 추세가 호재다. 스스로 “비트코인 투자자는 아니다”라고 주장하던 애플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은 블록체인 벤처캐피탈 에퀴 글로벌(EQUI Global)을 설립, 초기 단계 블록체인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하기로 했다.

세계적인 펀드 운용그룹 피델리티도 자회사 피델리티 디지털에셋서비스를 설립했다. 암호화폐 보관과 관리, 운용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블랙록 등에 이은 행보로 제도권 금융사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드는 트렌드가 뚜렷해지고 있다.

암호화폐에 대한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미국 자산운용사 모건 크릭은 2분기 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블록체인은 인터넷과 같은 방식으로 가치사슬(밸류체인) 전체를 바꿀 혁명”이라며 “언젠가 우리가 아는 돈(화폐)은 사라지고 인터넷 머니(암호화폐)가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러한 추세가 암호화폐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블록체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디블락의 오현석 대표는 지난 16일 ‘블록체인 플레이그라운드’ 특강에서 “암호화폐 가격은 현재 사용가치와 미래 기대가치로 구성된다. 미래 기대가치가 반영돼 가격은 올랐지만 거래 외에 용처가 없다는 한계 때문에 가격이 떨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용가치 부분이 부족해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는 만큼 이 문제를 해결하면 전망이 밝다는 뜻으로 해석되나. 이와 관련해 그라운드엑스의 황성재 대표는 “내년 초부터는 실사용 가능한 블록체인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 대표는 “암호화폐 개발이 지속돼 사용가치가 생기면 기본가치가 오르고 연달아 기대가치도 상승한다”면서“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 시장에 뛰어들어 미래 기대가치를 높이고 있는 데다 실사용 가능한 서비스들이 등장해 사용가치까지 증명되면 암호화폐 시세는 한층 뛸 것”이라고 덧붙였다.

억만장자 투자자로 대표적인 암호화폐 강세론자인 마이크 노보그란츠 갤럭시디지털 대표는 “비트코인 가격이 연말까지는 9000달러를 넘지 못할 수 있지만 2019년 상반기 급격한 가격 상승(rally)이 예상된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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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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