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 사건에 비난 집중하자 사우디 왕가 패닉 상태?
사우디아라비아 출신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실종사건으로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MBS)에 대한 국제적 비난이 잇따르면서 사우디 왕가 내부의 우려와 긴장이 고조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온라인매체 허프포스트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허프포스트는 이번 사건으로 사우디 왕가가 전면적인 패닉 상태에 빠졌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카슈끄지 사건 이후 리야드의 방대한 사우디 왕가가 침묵에 빠졌으나 사건 발생 이후 워싱턴 주재 사우디 대사의 행적으로 미뤄 그동안 빈살만 왕세자의 거친 지도력에 불만을 품어온 왕실 내부에서 긴장이 점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허프포스트는 전했다.

할리드 빈살만 워싱턴 주재 사우디대사는 MBS의 형제로 미국내 최고위 사우디 관리이나 카슈끄지 사건 이후 미국을 떠나 아직 귀임하지 않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그가 워싱턴에 귀임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도했으나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허프포스트는 할리드 대사의 본국 귀환은 MBS 내부 서클의 결속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우디 왕가 내부 상황을 추정하는 핵심 단서가 된다고 지적했다.

현 살만 국왕의 후계자로 유력시되는 MBS는 왕실 내 다른 계파 세력을 철저히 견제하는 한편 사우디 정치, 군사 분야의 지형을 재편하는 데 성공했으나 아직 상당수 다른 왕자들은 그들의 왕실 족보와 광범위한 대외 접촉 등을 통해 공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카슈끄지가 실종된 후 이 문제로 할레드 빈파이잘 왕자가 사우디 대표단을 이끌고 터키를 방문했다.

허프포스트는 왕실 내 일부 왕자들이 MBS에 대해 극도로 불쾌해 하고 있으며 사우디 내 많은 전문가는 예멘 내전 개입과 인접 카타르와의 단교, 그리고 이번 카슈끄지 사건에 이르기까지 MBS의 지도방식이 사우디의 안정에 오히려 위해가 된다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허프포스트는 앞서 지난 2015년 사우디 내 이슬람 성지 관리를 둘러싸고 위기가 발생했을 당시 왕실의 한 원로왕자가 MBS의 통치방식에 대한 불만을 서한으로 표출한 사건을 지적했다.

또 MBS로서도 왕실 내 신임을 잃을 경우 심각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며 지난 1964년 당시 파이잘 왕세자가 왕가 내 다수 왕자의 지지를 받아 당시 형인 사우드 왕으로부터 왕위를 물려받은 사실을 거론했다.

허프포스트는 아울러 사우디 안보에 핵심인 미국의 지원을 결정하는 미 의회 내 (카슈끄지 사건에 대한) 비난이 MBS를 직접 겨냥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최악에는 워싱턴의 권력 중재자들이 사우디에 미국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MBS의 축출을 제의할 수 있다고 허프포스트는 덧붙였다.

그러나 경쟁자에 대한 MBS의 무자비한 탄압과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비호를 고려할 때 현재로선 MBS의 경쟁자들이 그를 몰아낼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허프포스트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