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 메이커 교육이 뿌리내리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공포부터 없애야 합니다.”

"교사들의 두려움부터 없애야 메이커 교육 뿌리 내릴 것"
미국 팹재단의 셰리 라시터 대표(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교사들은 교실에서 전문가로서의 권위를 잃거나 학생들 앞에서 체면이 손상되는 것을 특히 두려워한다”며 “메이커 교육이라는 새로운 도전과제를 공교육에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교사들의 훈련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메이커 교육이란 4차 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한 교육으로, 상상한 것을 직접 만들어 보면서 창의력을 발휘하고 문제 해결 능력을 키울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이다.

2009년 설립된 팹재단은 세계 100여 개 국가에서 ‘팹랩’이란 이름의 ‘제작 실험실(Fabrication Laboratory)’ 1200여 개를 운영 중이다. 3차원(3D) 프린터 등 장비를 갖춰두고 지역 주민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게 지원하는 공간이다.

라시터 대표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8’ 첫째날인 오는 11월6일 ‘내일을 창조하는 메이커 교육’을 주제로 메이커 운동 활성화를 위한 교육 혁신방안을 들려줄 예정이다.

라시터 대표는 팹랩을 단순히 ‘첨단 장비가 가득한 공간’ 정도로 이해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는 “팹랩은 기술혁신과 발명의 기회를 대중에게 열어주는 곳”이라며 “팹랩 네트워크나 교육 지원사업 등을 통해 국경을 넘어 다양한 아이디어를 함께 실현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했다. 이 같은 팹랩의 정신은 팹랩의 탄생 때부터 이어져왔다. 2001년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는 ‘자연과학과 컴퓨터과학의 융합’을 연구하던 중 정부 보조금을 받게 됐다. 이에 지역사회에 기여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팹랩을 조성했다.

아이디어를 실현시키는 팹랩의 특성상 ‘스타트업의 요람’ 역할도 하고 있다. 라시터 대표는 “오늘날 기업들은 직원들이 한 기업에서 장기 근무하기를 더 이상 기대하지 않는다”며 “팹랩이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이나 교육 서비스를 통해 새로운 스타트업을 적극적으로 길러내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팹재단은 청년들의 도전과 혁신을 응원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방법’을 온라인으로 배울 수 있는 ‘팹랩 아카데미’도 설립해 운영 중이다. 미국, 인도, 파키스탄, 남아프리카공화국, 이집트, 영국 등 40여 개국 학생들이 MIT의 첨단 기술 교육을 온라인으로 수강하고 있다.

라시터 대표는 “아이디어가 살아 숨쉬는 사회를 위해서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아이디어를 결과물로 구현하고, 일상생활의 문제를 해결하는 ‘프로젝트 학습’을 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학교 교실부터 변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팹재단은 유치원, 초·중등 학생을 대상으로 한 메이커 교육에 필요한 무료 커리큘럼과 평가기준을 제공하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 프로젝트에는 GE재단, 쉐브론 등 민간 기업들도 참여하고 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