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한 것 만들어보면 창의력 높아져…'메이커 교육'이 교실의 미래"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글로벌 인재포럼 2018 - 미래를 여는 도전
'로봇계의 레고' 메이크블록 제이슨 왕 CEO
"과학·기술·공학·예술·수학
통합학습하는 'STEAM' 부상
로봇 조립해 코딩으로 작동시켜
기술 통제·문제 해결 방법 '체득'"
'로봇계의 레고' 메이크블록 제이슨 왕 CEO
"과학·기술·공학·예술·수학
통합학습하는 'STEAM' 부상
로봇 조립해 코딩으로 작동시켜
기술 통제·문제 해결 방법 '체득'"
최근 세계 교육계의 화두는 직접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메이커 교육’이다. 메이커 교육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는 데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을 통해 과학(science)·기술(technology)·공학(engineering)·예술(arts)·수학(mathematics)의 제반 이론을 통합적으로 학습하는 것(STEAM)을 목표로 한다. 애플과 구글 등 미국 실리콘밸리의 첨단기업들을 세운 창업자들 상당수가 차고의 ‘메이커’였다.
위대한 메이커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많지만 메이커들을 길러내는 교육용 로봇 시장의 80%를 석권한 이는 중국에 있다. 2013년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광둥성 선전에서 교육용 로봇 제조업체 메이크블록을 창업해 5년 만에 세계 140여 개국 2만 개 학교에 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제이슨 왕 메이크블록 최고경영자(CEO·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메이크블록 제품은 마치 레고처럼 사용자가 여러 개의 부품을 조립해 만든다. 이렇게 제작된 로봇은 사용자의 코딩에 따라 움직인다.(오른쪽 사진)
메이크블록이 불과 5년 만에 에듀테크(교육+기술)산업의 총아로 떠오른 비결은 무엇일까. 다음달 6~7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8’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왕 CEO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선전엔 광둥성과 홍콩뿐 아니라 전 세계 고급 인재들이 기회를 찾아 몰려들고 있다”며 “재능 있는 인재라면 누구든 포용한 것이 메이크블록의 혁신을 이끈 핵심 전략”이라고 말했다.
▶메이크블록을 어떻게 창업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대학에 가서야 프로그래밍과 로봇공학을 접했습니다. 전문 교육을 받았지만 무척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매우 간단한 로봇 하나를 만드는 데 매번 다른 출처의 재료들을 찾아야 했고,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했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어도 구현이 힘들었어요. 기술 사용의 장벽을 낮추고 싶었습니다. 균일한 표준의 부품으로 누구나 로봇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제가 사업을 시작했을 땐 저 같은 사람도 로봇을 만들기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6~8세 아이들도 메이크블록으로 로봇을 만듭니다.”
▶메이커 교육이 왜 중요합니까.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합니다. 이 두 가지는 기술에 통제받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제하는 인간에게 꼭 필요한 능력입니다. 로봇을 조립하고, 직접 프로그래밍한 대로 움직여보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기술을 통제하고 다루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의 비전은 창의성을 삶의 방식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회사의 성장세가 정말 빠릅니다. 비결이 무엇인가요.
“메이크블록이 있는 선전엔 ‘선전 속도’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선전에선 모든 이들이 매일 시간을 두고 경쟁하기 때문입니다. 메이크블록은 6개월을 주기로 개선된 최신 제품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이를 위해 우린 연구개발(R&D)을 중시합니다. 메이크블록엔 현재 460명의 직원이 있는데, 그중 절반이 연구개발 직원입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28세입니다. 우린 젊고 빠릅니다.”
▶선전에서 창업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까.
“선전이 가진 최고의 이점은 ‘인재’입니다. 선전엔 6700개 이상의 하이테크 기업이 있습니다. 중국 젊은이라면 누구나 선전에서 일하길 꿈꿉니다. 광둥성, 선전시 정부는 고학력의 재능 있는 인재들에게 임차료나 생활비까지 지원해줄 정도로 인재를 우대합니다. 선전에선 생산을 위한 어떤 재료라도 구할 수 있고 무엇이든 만들 수 있습니다.”
▶메이크블록이 가장 영감을 받은 기업은 어디입니까.
“당연히 레고입니다. 메이크블록은 ‘로봇계의 레고’라 불립니다. 레고는 단순히 장난감이 아니라 에듀테크산업에서 정말 중요한 존재입니다. 레고처럼 메이크블록은 자유롭게 조립할 수 있는 500개 이상의 부품과 사용이 간편한 전자모듈, 이를 움직일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를 교사와 학생 그리고 취미 활동가들에게 제공합니다.”
▶에듀테크산업에서 어떤 미래를 찾을 수 있나요.
“교육의 흐름이 STEAM 교육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코딩과 로봇공학,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 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메이커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여전히 도구는 부족합니다. 한 중국 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국의 STEAM 교육 시장 규모는 96억위안(약 1조5000억원), 잠재적 시장은 520억위안(약 8조6000억원)에 달합니다.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한국 에듀테크 시장은 어떻게 봅니까.
“한국 시장은 잠재력이 매우 큽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로봇 밀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로봇을 다룰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야 할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지요. 한편 로봇 교육 시장의 보급률은 7~8%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메이크블록의 향후 전략이 궁금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에듀테크산업에 뛰어들 것입니다. 가장 완벽한 제품 라인을 갖추고 플랫폼을 장악한 기업이 선도자로 남을 것입니다. 메이크블록은 경쟁을 종결할 통합된 STEAM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린 완결적이고 폐쇄된 STEAM 교육 생태계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제이슨 왕 메이크블록 CEO 약력
△1985년 중국 안후이성 타이후현 출생
△2010년 시베이공업대 항공공학과 졸업
△선전 클루(Clou)전자 엔지니어
△2011년~ 메이크블록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위대한 메이커들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많지만 메이커들을 길러내는 교육용 로봇 시장의 80%를 석권한 이는 중국에 있다. 2013년 ‘중국의 실리콘밸리’라 불리는 광둥성 선전에서 교육용 로봇 제조업체 메이크블록을 창업해 5년 만에 세계 140여 개국 2만 개 학교에 제품을 수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키워낸 제이슨 왕 메이크블록 최고경영자(CEO·사진)가 그 주인공이다.
메이크블록 제품은 마치 레고처럼 사용자가 여러 개의 부품을 조립해 만든다. 이렇게 제작된 로봇은 사용자의 코딩에 따라 움직인다.(오른쪽 사진)
메이크블록이 불과 5년 만에 에듀테크(교육+기술)산업의 총아로 떠오른 비결은 무엇일까. 다음달 6~7일 서울 광장동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8’에서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왕 CEO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서면 인터뷰에서 “선전엔 광둥성과 홍콩뿐 아니라 전 세계 고급 인재들이 기회를 찾아 몰려들고 있다”며 “재능 있는 인재라면 누구든 포용한 것이 메이크블록의 혁신을 이끈 핵심 전략”이라고 말했다.
▶메이크블록을 어떻게 창업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농촌에서 태어나 대학에 가서야 프로그래밍과 로봇공학을 접했습니다. 전문 교육을 받았지만 무척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매우 간단한 로봇 하나를 만드는 데 매번 다른 출처의 재료들을 찾아야 했고, 새로운 기술을 익혀야 했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있어도 구현이 힘들었어요. 기술 사용의 장벽을 낮추고 싶었습니다. 균일한 표준의 부품으로 누구나 로봇을 만들 수 있는 플랫폼을 마련하고자 했습니다. 제가 사업을 시작했을 땐 저 같은 사람도 로봇을 만들기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6~8세 아이들도 메이크블록으로 로봇을 만듭니다.”
▶메이커 교육이 왜 중요합니까.
“무언가를 만드는 과정은 아이들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자극합니다. 이 두 가지는 기술에 통제받는 것이 아니라 기술을 통제하는 인간에게 꼭 필요한 능력입니다. 로봇을 조립하고, 직접 프로그래밍한 대로 움직여보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기술을 통제하고 다루는 방법을 배울 수 있습니다. 우리의 비전은 창의성을 삶의 방식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회사의 성장세가 정말 빠릅니다. 비결이 무엇인가요.
“메이크블록이 있는 선전엔 ‘선전 속도’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선전에선 모든 이들이 매일 시간을 두고 경쟁하기 때문입니다. 메이크블록은 6개월을 주기로 개선된 최신 제품을 세상에 내놓습니다. 이를 위해 우린 연구개발(R&D)을 중시합니다. 메이크블록엔 현재 460명의 직원이 있는데, 그중 절반이 연구개발 직원입니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28세입니다. 우린 젊고 빠릅니다.”
▶선전에서 창업한 것이 많은 도움이 됐습니까.
“선전이 가진 최고의 이점은 ‘인재’입니다. 선전엔 6700개 이상의 하이테크 기업이 있습니다. 중국 젊은이라면 누구나 선전에서 일하길 꿈꿉니다. 광둥성, 선전시 정부는 고학력의 재능 있는 인재들에게 임차료나 생활비까지 지원해줄 정도로 인재를 우대합니다. 선전에선 생산을 위한 어떤 재료라도 구할 수 있고 무엇이든 만들 수 있습니다.”
▶메이크블록이 가장 영감을 받은 기업은 어디입니까.
“당연히 레고입니다. 메이크블록은 ‘로봇계의 레고’라 불립니다. 레고는 단순히 장난감이 아니라 에듀테크산업에서 정말 중요한 존재입니다. 레고처럼 메이크블록은 자유롭게 조립할 수 있는 500개 이상의 부품과 사용이 간편한 전자모듈, 이를 움직일 프로그래밍 소프트웨어를 교사와 학생 그리고 취미 활동가들에게 제공합니다.”
▶에듀테크산업에서 어떤 미래를 찾을 수 있나요.
“교육의 흐름이 STEAM 교육으로 넘어가고 있습니다. 코딩과 로봇공학,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융합, 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메이커 교육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지만 여전히 도구는 부족합니다. 한 중국 연구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중국의 STEAM 교육 시장 규모는 96억위안(약 1조5000억원), 잠재적 시장은 520억위안(약 8조6000억원)에 달합니다. 아직 할 일이 많습니다.”
▶한국 에듀테크 시장은 어떻게 봅니까.
“한국 시장은 잠재력이 매우 큽니다.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로봇 밀도가 높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로봇을 다룰 수 있는 인재를 길러내야 할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지요. 한편 로봇 교육 시장의 보급률은 7~8% 수준에 그치고 있습니다.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고 봅니다.”
▶메이크블록의 향후 전략이 궁금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기업이 에듀테크산업에 뛰어들 것입니다. 가장 완벽한 제품 라인을 갖추고 플랫폼을 장악한 기업이 선도자로 남을 것입니다. 메이크블록은 경쟁을 종결할 통합된 STEAM 교육 솔루션을 제공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우린 완결적이고 폐쇄된 STEAM 교육 생태계를 실현하고자 합니다.”
■제이슨 왕 메이크블록 CEO 약력
△1985년 중국 안후이성 타이후현 출생
△2010년 시베이공업대 항공공학과 졸업
△선전 클루(Clou)전자 엔지니어
△2011년~ 메이크블록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