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의 최고 기대작 ‘픽셀’이란 작품이다. 오는 20~21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펼쳐지는 이 공연은 인터랙티브 비디오와 현대무용을 결합한 독특한 시도여서 개막 전부터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작품은 프랑스 국립 크레테유카피그 무용단이 선보인다. 무라드 메르주키 예술감독은 16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디지털 영상으로 독특한 시각 효과를 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상성 안에서 자신만의 스토리가 나온다”며 “무용수가 하나의 특정한 이야기만 전하는 게 아니라 자신만의 몸짓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1996년 창단한 크레테유카피그 무용단은 서커스, 미술, 비디오 등 다양한 요소를 무용에 결합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2012년 서울 LG아트센터 공연 이후 6년 만의 내한이다. “한국 관객들은 호기심이 매우 많고 놀라움을 언제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어요. 서울국제공연예술제는 아시아에서 규모가 큰 축제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에 심도 있는 작품으로 무대에 오르게 됐습니다.”
이 무용단은 ‘픽셀’뿐만 아니라 다른 작품에서도 꾸준히 디지털 영상을 접목하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메르주키 감독은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각적 효과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는 끊임없이 이미지, 영상, 디지털 미디어에 노출돼 있다”며 “테크놀로지의 물결을 거부하거나 밀어내기보다 이것으로 뭔가를 만들고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영상을 활용하는 게 쉽지만은 않다고 했다. “엄청난 양의 픽셀(畵素·화소) 가운데서 우리가 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는 조합을 찾아야 했습니다. 어떤 영상은 무용수의 움직임보다 훨씬 빠른 움직임이 필요한 것 같아 서커스 아티스트 3명을 합류시키기도 했죠.”
영상과 움직임의 균형도 강조했다. “지나친 영상은 춤을 관객들의 머릿속에서 지워버릴 수 있죠. 그래서 춤을 단조롭게 하는 게 아니라 그 깊이를 더할 수 있는 영상만을 선택했습니다. 창작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도 이 균형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무대에서 이를 구현해 내겠습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