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상시감사' 장애물 첩첩산중…인력·전문성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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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7년 전국 유치원 23%만 감사…유치원-교육당국 유착 의혹도 난제
교육부와 전국 시·도 교육청이 유치원 상시감사 체계를 꾸리기로 한 것은 일부 유치원에 대한 사안 감사만으로는 업계에 만연한 비리를 근절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사립유치원의 경우 누리과정(만3∼5세 교육과정) 지원금을 비롯해 한해 2조원 가까운 국가 예산이 쓰임에도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되지 않아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다만, 줄곧 지적돼 온 인력부족 문제 등 상시감사 체계를 꾸리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크다.
교육부가 이전 감사에서 시정요구를 받고도 이행하지 않은 유치원과 비리 신고가 접수된 유치원, 대규모·고액 유치원을 우선 골라 '핀셋 종합감사'를 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유치원 2천곳 감사인력 20여명…10년 걸려도 못 할 '전수조사'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유치원에 대한 감사는 일차적인 관리·감독 권한을 갖는 각 시·도 교육청이 진행해 왔다.
감사 관행은 제각각이었다.
일부 지역은 문제가 된 사례만 골라서 들여다보는 사안 감사를 주로 하고, 다른 지역은 종합감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식이다.
지역별로 유치원 숫자나 국공립·사립유치원 비율 등이 다른 데다 대부분 감사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년 교육통계분석자료집을 보면 세종시에 있는 유치원은 53곳이다.
이에 비해 경기도에는 전국 9천29개 국공립·사립유치원 가운데 2천258개(25.0%)가 몰려 있다.
전국 유치원 4곳 중 1곳이 경기도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유치원 감사인력은 시민감사 15명과 도 교육청 내 전담팀 6명 등 20여명이다.
이러다 보니 각 시·도 교육청은 누리과정 지원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약 2천100곳에 대해서만 감사를 벌였다.
전체 유치원의 23% 수준이다.
단순하게 계산해보면 이 속도로 전국 모든 유치원을 감사할 경우 20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학부모들은 전수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부가 전수조사 카드를 꺼내 들기 어려운 것도 결국 감사인력의 한계가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신 2019년 상반기까지 일부 유치원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이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감사 대상인 10학급·200명 이상 대규모 유치원과 학부모 부담금 월 50만원 이상의 고액 유치원 감사에서 시정요구를 받고도 이행하지 않은 유치원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교육부는 시·도별 편차를 이유로 정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비리 신고가 접수되는 유치원도 내년 상반기까지 감사해야 할 대상인데 신고 건수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감사에서 적발돼 실명이 공개된 유치원 관계자들 일부가 차라리 전수조사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그만큼 비리가 만연한 상황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 교육계·정치권 아우르는 유치원 단체…'유착 의혹' 해소방안 없어
지역 교육계와 정치권에 뿌리 깊은 유치원 원장들의 '입김'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선출직인 국회의원과 교육감들이 '표밭'인 지역구에서 큰 영향력을 갖는 유치원 원장들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교육계·정치권 인사들이 아예 유치원과 유착돼 있다는 의혹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2012년에는 임혜경 당시 부산교육감이 광주의 한 의상실에서 부산지역 사립유치원 원장 2명으로부터 원피스와 재킷 등 180만원 상당의 옷 3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검찰수사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포괄적 뇌물죄가 성립되지만, 직접적인 청탁이나 구체적인 대가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신학용 전 국회의원의 경우 사립유치원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한 대가로 2013년 출판기념회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3천여만원을 받았다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에는 한 사립유치원 설립자가 경기교육청 감사관에게 금괴를 택배로 전달하려 사실이 알려져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당시 감사관은 발송인이 모르는 사람이어서 택배를 반송했다.
유치원 업계가 교육계 관계자들에게 행사하는 입김에 대해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유치원과 유착 의혹이 있는 인력은 감사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이런 의혹이 있는 인력을 배제하고 감사인력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
특히 사립유치원의 경우 누리과정(만3∼5세 교육과정) 지원금을 비롯해 한해 2조원 가까운 국가 예산이 쓰임에도 제대로 된 관리·감독이 되지 않아 비판이 끊이지 않는다.
다만, 줄곧 지적돼 온 인력부족 문제 등 상시감사 체계를 꾸리면서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크다.
교육부가 이전 감사에서 시정요구를 받고도 이행하지 않은 유치원과 비리 신고가 접수된 유치원, 대규모·고액 유치원을 우선 골라 '핀셋 종합감사'를 하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 유치원 2천곳 감사인력 20여명…10년 걸려도 못 할 '전수조사'
18일 교육계에 따르면 지금까지 유치원에 대한 감사는 일차적인 관리·감독 권한을 갖는 각 시·도 교육청이 진행해 왔다.
감사 관행은 제각각이었다.
일부 지역은 문제가 된 사례만 골라서 들여다보는 사안 감사를 주로 하고, 다른 지역은 종합감사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는 식이다.
지역별로 유치원 숫자나 국공립·사립유치원 비율 등이 다른 데다 대부분 감사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년 교육통계분석자료집을 보면 세종시에 있는 유치원은 53곳이다.
이에 비해 경기도에는 전국 9천29개 국공립·사립유치원 가운데 2천258개(25.0%)가 몰려 있다.
전국 유치원 4곳 중 1곳이 경기도에 있는 셈이다.
하지만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유치원 감사인력은 시민감사 15명과 도 교육청 내 전담팀 6명 등 20여명이다.
이러다 보니 각 시·도 교육청은 누리과정 지원금이 지급되기 시작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약 2천100곳에 대해서만 감사를 벌였다.
전체 유치원의 23% 수준이다.
단순하게 계산해보면 이 속도로 전국 모든 유치원을 감사할 경우 20년이 걸린다는 뜻이다.
학부모들은 전수조사를 요구하고 있지만 교육부가 전수조사 카드를 꺼내 들기 어려운 것도 결국 감사인력의 한계가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신 2019년 상반기까지 일부 유치원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이기로 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보인다.
감사 대상인 10학급·200명 이상 대규모 유치원과 학부모 부담금 월 50만원 이상의 고액 유치원 감사에서 시정요구를 받고도 이행하지 않은 유치원의 규모가 얼마나 되는지 교육부는 시·도별 편차를 이유로 정확한 답변을 하지 못하고 있다.
비리 신고가 접수되는 유치원도 내년 상반기까지 감사해야 할 대상인데 신고 건수가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는 "감사에서 적발돼 실명이 공개된 유치원 관계자들 일부가 차라리 전수조사를 하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그만큼 비리가 만연한 상황이라는 의미"라고 말했다.
◇ 교육계·정치권 아우르는 유치원 단체…'유착 의혹' 해소방안 없어
지역 교육계와 정치권에 뿌리 깊은 유치원 원장들의 '입김'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선출직인 국회의원과 교육감들이 '표밭'인 지역구에서 큰 영향력을 갖는 유치원 원장들을 무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교육계·정치권 인사들이 아예 유치원과 유착돼 있다는 의혹을 받는 경우도 적지 않다.
실제로 2012년에는 임혜경 당시 부산교육감이 광주의 한 의상실에서 부산지역 사립유치원 원장 2명으로부터 원피스와 재킷 등 180만원 상당의 옷 3점을 받은 혐의(뇌물수수)로 검찰수사를 받았다.
당시 검찰은 포괄적 뇌물죄가 성립되지만, 직접적인 청탁이나 구체적인 대가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신학용 전 국회의원의 경우 사립유치원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한 대가로 2013년 출판기념회에서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3천여만원을 받았다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죄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해에는 한 사립유치원 설립자가 경기교육청 감사관에게 금괴를 택배로 전달하려 사실이 알려져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당시 감사관은 발송인이 모르는 사람이어서 택배를 반송했다.
유치원 업계가 교육계 관계자들에게 행사하는 입김에 대해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유치원과 유착 의혹이 있는 인력은 감사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이런 의혹이 있는 인력을 배제하고 감사인력을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뾰족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