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운스윙의 시작을 몸에 기억시키는 이 훈련은 좋은 스윙 리듬을 형성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백스윙 톱(왼쪽)에서 허리까지 끌어내리는 동작(가운데)을 2~3번 한 뒤 마지막으로 피니시(오른쪽) 동작을 만드는 게 한 세트다. /포천=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다운스윙의 시작을 몸에 기억시키는 이 훈련은 좋은 스윙 리듬을 형성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백스윙 톱(왼쪽)에서 허리까지 끌어내리는 동작(가운데)을 2~3번 한 뒤 마지막으로 피니시(오른쪽) 동작을 만드는 게 한 세트다. /포천=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얼마 전 한국의 우승으로 끝난 8개국 여자골프 대항전 UL인터내셔널크라운, 정말 대단했습니다. 대타의 대타로 나온 막내 전인지가 대회 최초로 4전 전승을 올려 팀 승리를 견인했고, 유소연은 마지막 날 싱글매치 7번홀(파5)에서 20년 전 박세리 프로가 US여자오픈에서 보여준 맨발샷 투혼을 재현하며 패색이 짙던 경기를 무승부로 돌려세웠죠. 김인경은 손목 부상에도 출전을 감행해 ‘맏언니’ 투혼을 발휘하며 팀을 조율했고, 박성현은 세계랭킹 1위의 막강한 경기력으로 초반 승점을 거푸 수집해 팀 분위기를 달구는 불쏘시개 역할을 훌륭히 해냈습니다.

국가대표라는 엄청난 무게를 이겨내고 자신보다 팀을 우선시하는 후배들의 헌신과 화합을 보며 가슴 뭉클함을 느낀 게 저뿐만은 아니었을 겁니다. 개인 종목으로 여겨지던 골프가 단체 종목으로 변신했을 때의 희열과 가치가 얼마나 다른 경지의 것인지 새삼 일깨워준 계기가 됐습니다.

◆연습·실전 따로 노는 ‘헐크 스윙’

메이저 퀸으로만 구성된 이들 ‘판타스틱 4’의 공통점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두뇌가 명석하고 판단력이 빠른 선수들이란 점도 있지만 역시 성실함만큼은 세계 최강이라 해도 이론이 없을 듯합니다.

아마추어 골퍼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도 연습입니다. 하지만 그냥 연습이 아니라 몸이 저절로 반응하는 시스템을 만드는 연습이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원칙과 전략도 없는 묻지마 반복 연습은 오히려 역효과만 내기 때문이죠.

길이가 똑같은 ‘쌍둥이 아이언’으로 2018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시리즈에서 두 번이나 우승컵을 들어 올린 브라이슨 디섐보(미국·25)를 아실 겁니다. 다들 ‘괴짜 골퍼’ ‘아웃사이더’라고 비웃었지만 그는 자신이 원하는 스윙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 친구들보다 2~3년 정도 늦게 프로 전향을 할 정도로 당장의 성적보다는 미래의 시스템 완성에 집중했다고 합니다.

◆클럽이 내려가는 길부터 몸에 익혀야

이번주 주제가 바로 스윙 시스템을 위한 연습 동작입니다. 지난번에 소개한 ‘톨게이트 동작’이 백스윙이 잘 되도록 입구를 만들어주는 동작이었다면, 이번엔 ‘출구 동작’이라 하겠습니다. 바로 다운스윙의 길을 몸에 익히는 동작인데요, 풀스윙의 4분의 3 정도 크기의 스윙을 만든 뒤(사진①) 백스윙 톱에서 클럽을 잡은 손과 팔만 허리 높이까지 끌고 내려오는(사진②) 겁니다. 이를 2회 반복한 뒤 세 번째 다운스윙 때는 곧바로 피니시(사진③)까지 스윙을 완성해 줍니다. 이 세트를 빠른 속도로 한 번에 15~20세트 반복 연습합니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땀이 흐르고 숨이 가빠지며 왼쪽 옆구리와 어깨, 등이 뻐근해질 겁니다.

이 연습을 최소 3주 이상 매일 빠짐없이 하면 바뀔 것 같지 않던 스윙 메커니즘이 확 달라질 것입니다. 저는 스윙이 흐트러질 때마다 몇 주 동안 이 동작만 했고, 다시 복원된 스윙을 구사할 수 있었습니다.

주의할 점은 이 동작을 너무 천천히 하면 몸에 익숙해지기 어렵다는 겁니다. ‘하나~두울~세엣’으로 리드미컬하게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면서 하나에 클럽을 내렸다 올리고, 둘에 이 동작을 반복한 뒤 셋에 피니시로 가져가는 방식으로 하면 연습이 좀 더 쉬워집니다. 또 연습 과정에서 클럽 페이스가 어드레스 때보다 열리거나 닫히지 않도록 팔과 손목을 회전하지 않는 것에 주의해야 합니다.

이 훈련을 3주 이상 버텨낸다면 그 과실은 기대 이상일 겁니다. 스윙궤도가 ‘인-아웃-인’으로 좋아지고 없던 리듬감이 생깁니다. 구질과 방향성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고요.

아! 등과 옆구리, 팔이 결리는 통증은 감수해야 합니다. ‘노페인 노게인(no pain, no gain: 고통 없이 못 얻는다)’입니다. 골프칼럼니스트·前 LPGA투어 프로

박지은 < 골프칼럼니스트·前 LPGA투어 프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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