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경기를 가늠하는 척도로 꼽히는 신(新)조선가(새로 제작하는 선박 가격)가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컨테이너선과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발주도 늘면서 조선업황 회복 기대가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 조선사들의 올해 수주 실적(1~9월)은 7년 만에 중국을 누르고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모처럼 볕드는 造船…선박가격 3년來 최고
18일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기준으로 32만DWT(재화중량톤수) 규모의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신조선가는 9200만달러로 지난해(연평균 8150만달러)보다 12.9%(1050만달러) 올랐다. 2015년(9350만달러) 후 가장 높다. VLCC 신조선가는 2010년 1억5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국제 유가와 해상 운임 하락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8150만달러까지 가파르게 떨어졌다.

배값이 더 오르기 전에 선박을 확보하려는 해운사들의 발주도 이어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유럽 대형 해운사와 9200만달러 규모의 VLCC 수주 계약 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이 가격에 수주 계약이 성사되면 눈치 싸움을 하던 해운사들이 적극적으로 선박 발주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업 전체가 불황에서 벗어났다고 보기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6~2017년 ‘수주 절벽’ 여파로 중소형 조선사와 부품·기자재업체의 도산과 폐업이 줄을 잇고 있어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조선업황 점검회의를 열어 “국내 조선사 수주가 증가하고 있지만 LNG선 특수에 따른 일시적 상황인지 점검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형/박상용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