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내 협상 타결될 것" vs "노딜 브렉시트 대비해야" 엇갈린 전망
EU내 강경 목소리…"英 의회가 더 문제" "英 때문에 규칙 못바꿔"
메이, EU의 브렉시트 전환기간 1년 연장 제안 수용 여부 즉답 회피


내년 3월 영국의 유럽연합(EU) 자동 탈퇴를 5개월여 앞두고 17일 브뤼셀에서 열린 EU 정상회의에서 28개 EU 회원국 정상들은 최악의 상황인 '노딜(No Deal) 브렉시트'는 피해야 한다는 점에 대체로 인식을 같이했다.

또 정상들은 현재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지만 향후 수주 간 양측이 선의를 갖고 집중적인 협상을 벌이면 타결에 이를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브렉시트 신경전…메이 "타결할 때" EU정상 "공은 英 코트에"
그러면서도 이번 회의가 향후 막바지 협상 국면의 중대 고비가 된다는 점을 의식한 듯 영국의 테리사 메이 총리와 나머지 27개 회원국 정상들은 상대방에게 은연중 양보를 압박해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기도 했다.

메이 총리는 그동안 협상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협상을 타결지을 때"라고 주장한 반면에 일부 EU 정상들은 "공은 영국 코트에 가 있다"며 영국의 분명한 입장과 결단을 압박했다.

EU 측을 대표해 브렉시트협상을 이끌어온 미셸 바르니에 수석대표는 이날 정상들이 만나는 회의장에 도착하며 기자들에게 "지난 몇 주, 며칠 동안 밤낮으로 타결을 위해 많은 일을 했지만 아직 거기에 이르지 못했다"며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향후 몇 주 동안 차분하고 인내심 있게 계속 일을 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 신경전…메이 "타결할 때" EU정상 "공은 英 코트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나는 선의를 갖고 이슈들을 해결할 것이고 합의점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시도할 것"이라면서 "그것이 양쪽 모두에게 최선의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리 라타스 에스토니아 총리는 "영국은 우리에게 가깝고도 중요한 파트너였고, 지금도 그렇다"면서 "우리의 목표는 타결책을 찾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는 "우리가 아일랜드 국경문제를 완전하게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향후 수주내에 EU와 영국의 협상팀이 최종 결론에 이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낙관한다"고 밝혔다.

반면에 마테우스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브렉시트협상이) 합의에 이르지 못할 큰 위기에 처해있다"고 진단했다.
브렉시트 신경전…메이 "타결할 때" EU정상 "공은 英 코트에"
페테르 펠레그리니 슬로바키아 총리도 "우리는 마지막 날까지 합의에 이르도록 최선을 다해야 하지만 노딜 결과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샤를 미셸 벨기에 총리는 더 나아가 "우리는 메이 총리와 합의에 이르는 것을 우려할 뿐만 아니라 영국 의회 의원들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며 영국 의회 비준동의도 쉽지 않은 과정임을 지적했다.

자비에르 베텔 룩셈부르크 총리는 합의를 위해서는 영국과 EU 양측이 움직여야 한다며 양측의 양보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여기서 합의를 하더라도 영국 의회가 이에 동의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영국을 위해서 규칙을 바꿀 수는 없다"며 노딜 브렉시트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금은 해결책과 합의점을 찾아야 할 때"라면서 "메이 총리는 (영국내) 힘의 균형을 고려할 때 어떤 것을 받아들이는 게 가능한지 우리에게 말해야 한다"고 메이 총리를 압박했다.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 리투아니아 대통령도 "지금까지 영국은 확실한 입장, 명확한 제안이 없다"면서 "누군가가 와서 그들이 최종적으로 원하는 것을 말해주길 바란다"며 영국 측의 태도를 비판했다.

올해 후반기 EU 순회 의장국인 오스트리아의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수주 내, 수개월 내에 브렉시트 협상을 결론내릴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브렉시트협상이 정체돼 있는 상태를 타개할 방안을 고안해 내야 하는 "공은 영국 코트에 있다"고 주장했다.
브렉시트 신경전…메이 "타결할 때" EU정상 "공은 英 코트에"
이에 대해 메이 총리는 영국과 EU가 열심히 일하면 앞으로 며칠 내, 몇 주 내에 브렉시트협상을 타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는 "아일랜드 국경문제와 관련된 견해차는 남아있지만, 영국의 EU 탈퇴 합의와 관련된 대부분의 쟁점은 해결됐다"며 "모든 사람이 질서있는 탈퇴를 위한 합의를 원한다.

향후 며칠, 몇 주간 집중적으로 협상하면 타결을 이룰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한편, EU가 영국에 새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진 브렉시트 전환(이행) 기간 연장에 대해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EU와 영국 간 경제, 무역, 안보문제 등을 다루는 새로운 조약을 위해선 2년 이상의 협상이 소요될 것이므로 전환기간을 연정하는 아이디어에 대해 논의해 볼 만하다"고 긍정평가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러나 그것이 아일랜드 국경문제를 해결하는 안전장치의 대안이 되지는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메이 총리는 이날 EU 측의 브렉시트 전환기간 1년 연장 제안을 받아들일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아울러 11월 EU 정상회의에서 브렉시트 협상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를 묻는 말에도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브렉시트 신경전…메이 "타결할 때" EU정상 "공은 英 코트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