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날인데 식겁"…LH 전세대출금 지급 5시간 지연 '발 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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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77건 166억원 중 대부분 지급 지연
LH "추가 예산 확보 과정서 시간 지체, 죄송하다" 사과 "LH가 전세자금을 입금해주기로 한 날인데 약속 시각이 지나도록 돈이 안 들어오더라고요.
LH라 믿었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혼부부 전세자금대출금을 받기로 돼 있던 강모(33)씨.
강씨는 17일 전북 전주 지역 아파트를 계약한 부동산업체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
LH가 오전 10∼11시 사이에 전세자금 7천600만원을 입금해주기로 했는데, 약속한 시각까지 아무 소식도 없다는 전화였다.
부동산업체에서 매물을 계약할 때 LH 소속 법무사도 함께 있었지만, 강씨 마음 한편에 '사기당한 것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삿날이라 한창 짐을 싸고 있던 강씨는 급한 마음에 LH 전북본부와 본사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예산이 부족하다.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이해하기 힘든 답변이 돌아왔다.
부동산업체로부터 독촉 전화가 온 데 이어 계약한 아파트 주인도 성화여서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
정오가 지나도록 LH에서 연락이 없자 강씨는 1시간마다 전화를 걸어 경위를 물었지만 명쾌한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
이날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던 강씨는 돈이 들어오지 않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지인들을 상대로 큰돈을 구하러 다녀야 했다.
그러던 중 LH가 부동산업체로 돈을 입금했다.
약속 시각을 5시간가량 넘긴 오후 4시 30분이었다.
강씨는 "몇 시간 늦은 것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삿날에 이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애간장이 탔다.
LH 측에서 제대로 답변도 하지 않았다"며 "5시간 동안 LH에 전화를 걸면서 친구들에게 돈을 구했던 당시 생각만 하면 지금도 식은땀이 난다"고 말했다.
LH는 전세자금대출 신청을 수시 방식으로 변경한 이후 지급액을 예측하는 데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예상 지급액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했고 기금총괄 수탁은행인 우리은행에서 추가 예산을 받아내는 데까지 시간이 소요됐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대출심사를 거쳐 최종 수혜자로 선정된 인원을 미리 파악한 LH가 지출 예산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설명에는 신뢰성이 떨어진다.
이날 하루 전세자금대출금 지급 건은 전국에서 모두 277건으로 소요 예산은 총 166여억원이었다.
강씨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출 수혜자들이 이날 제시간에 약속된 금액을 받지 못한 셈이다.
이들은 최장 7시간에서 최소 2시간가량 돈을 늦게 받았다.
LH 관계자는 "확보한 예산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해 우리은행에 추가 예산을 요청했지만, 절차가 많고 부서 간 협의도 거쳐야 해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있어서는 안 될 일이고 LH가 전적으로 잘못한 일이다"고 인정했다.
/연합뉴스
LH "추가 예산 확보 과정서 시간 지체, 죄송하다" 사과 "LH가 전세자금을 입금해주기로 한 날인데 약속 시각이 지나도록 돈이 안 들어오더라고요.
LH라 믿었는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신혼부부 전세자금대출금을 받기로 돼 있던 강모(33)씨.
강씨는 17일 전북 전주 지역 아파트를 계약한 부동산업체로부터 다급한 연락을 받았다.
LH가 오전 10∼11시 사이에 전세자금 7천600만원을 입금해주기로 했는데, 약속한 시각까지 아무 소식도 없다는 전화였다.
부동산업체에서 매물을 계약할 때 LH 소속 법무사도 함께 있었지만, 강씨 마음 한편에 '사기당한 것 아닌가'하는 불안감이 엄습했다.
이삿날이라 한창 짐을 싸고 있던 강씨는 급한 마음에 LH 전북본부와 본사로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예산이 부족하다.
잠시만 기다려 달라'는 이해하기 힘든 답변이 돌아왔다.
부동산업체로부터 독촉 전화가 온 데 이어 계약한 아파트 주인도 성화여서 순간 눈앞이 캄캄해졌다.
정오가 지나도록 LH에서 연락이 없자 강씨는 1시간마다 전화를 걸어 경위를 물었지만 명쾌한 대답을 듣지는 못했다.
이날 이사를 할 수밖에 없었던 강씨는 돈이 들어오지 않을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지인들을 상대로 큰돈을 구하러 다녀야 했다.
그러던 중 LH가 부동산업체로 돈을 입금했다.
약속 시각을 5시간가량 넘긴 오후 4시 30분이었다.
강씨는 "몇 시간 늦은 것뿐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삿날에 이사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애간장이 탔다.
LH 측에서 제대로 답변도 하지 않았다"며 "5시간 동안 LH에 전화를 걸면서 친구들에게 돈을 구했던 당시 생각만 하면 지금도 식은땀이 난다"고 말했다.
LH는 전세자금대출 신청을 수시 방식으로 변경한 이후 지급액을 예측하는 데 착오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예상 지급액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했고 기금총괄 수탁은행인 우리은행에서 추가 예산을 받아내는 데까지 시간이 소요됐다는 해명이다.
하지만 대출심사를 거쳐 최종 수혜자로 선정된 인원을 미리 파악한 LH가 지출 예산을 예측하지 못했다는 설명에는 신뢰성이 떨어진다.
이날 하루 전세자금대출금 지급 건은 전국에서 모두 277건으로 소요 예산은 총 166여억원이었다.
강씨를 포함한 대부분의 대출 수혜자들이 이날 제시간에 약속된 금액을 받지 못한 셈이다.
이들은 최장 7시간에서 최소 2시간가량 돈을 늦게 받았다.
LH 관계자는 "확보한 예산보다 더 많은 돈이 필요해 우리은행에 추가 예산을 요청했지만, 절차가 많고 부서 간 협의도 거쳐야 해서 이런 일이 발생했다"며 "있어서는 안 될 일이고 LH가 전적으로 잘못한 일이다"고 인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