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다함께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회원 70여명이 18일 오전 도쿄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지난 17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이어지는 이 신사의 추계례대제(秋季例大祭, 가을 큰제사)에 맞춘 것이다.

이 모임 회장인 오쓰지 히데히사 전 참의원 부의장(자민당)은 참배 후 기자들에게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신사 참배를 촉구했다.

그는 "아베 총리가 유럽 방문 때문에 참배하지 않았지만 (2007년) 1차 내각에서 물러나면서 '야스쿠니를 참배하지 못한 것은 통한스럽기 짝이없다'고 말했다"며 "그런 마음을 소중히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아베 내각의 고위급 인사 가운데는 이소자키 요시히코(磯崎仁彦) 경제산업성 부대신이 참배했다.

집권 자민당의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총무회장,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국회대책위원장의 모습도 보였다.

자민당 의원 외에도 일본유신회, 희망의당 의원들이 참배 행렬에 가담했다.
일본 여야 의원, 'A급전범 합사'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
이 모임은 매년 4월 춘계례대제, 8월 15일 일본의 2차대전 패전일, 10월 추계례대제에 야스쿠니신사를 집단 참배하고 있다.

유럽을 방문 중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전날 '내각총리대신 아베 신조' 명의로 '마사카키'(眞신<木+神>)라는 공물을 보냈다.

네모토 다쿠미(根本匠) 후생노동상, 오시마 다다모리(大島理森) 중의원 의장, 다테 주이치(伊達忠一) 참의원 의장 등도 같은 날 신사에 공물을 보냈다.

야스쿠니신사에는 2차대전 당시 A급 전범이 합사돼 있어 한국과 중국 등 주변국으로부터 "일본 지도층의 참배나 공물 납부는 침략전쟁을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미화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일본 여야 의원, 'A급전범 합사'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
아베 총리는 2012년 12월 두 번째 총리에 취임한 이후엔 이듬해 12월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해 한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로부터 강한 반발을 불러온 바 있다.

이후 그는 봄, 가을 제사에는 참배 대신 마사카키를 신사에 보냈다.

또 일본의 2차대전 패전일인 매년 8월 15일에는 2013년 이후 올해까지 6년 연속 다마구시(玉串·물푸레나무 가지에 흰 종이를 단 것)라는 공물료를 냈다.

야스쿠니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246만6천여 명을 신으로 떠받들고 있다.

이곳에는 극동군사재판(도쿄재판)의 판결에 따라 교수형 당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를 비롯해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도 합사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