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슈끄지가 남긴 마지막 칼럼…메시지는 "아랍의 언론자유"
사우디아라비아의 유력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남긴 마지막 칼럼이 공개됐다.

메시지 골자는 아랍권의 언론 자유를 촉구하는 내용이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18일자에 카슈끄지가 실종직전 작성했던 '아랍 세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라는 제목의 마지막 칼럼을 실었다.

카슈끄지는 이 칼럼에서 국제 인권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 발표를 인용해 아랍권에서 완전한 자유를 누리는 국가는 튀니지 한곳에 불과하다면서 아랍인들이 무(無) 정보, 또는 잘못된 정보 속에서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슈끄지는 특히 아랍국가에서 언론의 자유가 어떻게 침해받는지를 설명하며 국제사회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 그 결과 기자들이 침묵을 강요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같은 행동은 더는 국제사회의 반발을 촉발하지 않고 되레 침묵에 이어 비난 공세를 초래하고 있다.

그 결과 아랍 정부들은 언론을 계속 침묵시킬 수 있는 자유를 누리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집트, 예멘과 함께 사우디를 지목해 기자들에게 언론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을 꺼리는 국가로 꼽기도 했다.

그러면서 아랍세계가 외부세력에 맞서기 위한 용도가 아닌 내부 권력투쟁을 위한 도구로서 '철의 장막'을 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카슈끄지가 언론 창구로 삼았던 매체다.

사우디 정부의 압박으로 미국으로 건너왔던 카슈끄지는 WP에 사우디 왕실과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고문을 싣거나 인터뷰를 했다.

WP의 국제여론 에디터 캐런 아티아는 칼럼 서두에 카슈끄지가 다시 되돌아와 함께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이 칼럼을 싣는데 주저했다는 편집자 주를 달았다.

그러면서 이제는 그의 사망 사실을 받아들이게 됐다고 전했다.

아티아 에디터는 "이 칼럼은 그가 WP를 위해 남겨놓은 마지막 글"이라며 "아랍 세계의 자유에 대한 그의 헌신과 열정을 완벽하게 담고 있다.

그가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쳤음이 분명하다.

그가 1년 전 WP를 마지막 언론 고향으로 택하고 우리와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 데 대해 영원한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카슈끄지가 남긴 마지막 칼럼…메시지는 "아랍의 언론자유"
/연합뉴스